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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라인치과 사태 이후 … ‘좋은 치과 고르는 꿀팁’
  • 정희원 기자
  • 등록 2017-03-31 17:27:53
  • 수정 2020-09-13 16:2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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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장 말고 원장과 직접 상담 … 5~10년뒤 바라보고 사후관리까지 세워주는지 체크해야
채화성 유씨서울치과 원장이 환자의 치아상태를 점검하고 있다.한동안 SNS에서 ‘초특가 교정치료’로 인기를 끌던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굿라인치과가 지난 12월 하루아침에 문을 닫고 잠적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당시 이 치과는 ‘교정비 30% 할인 이벤트’를 내걸었고, 상담을 신청한 환자들에게는 선입금 후 예약을 권유했다. 선입금된 액수는 10억원에 달했으며 피해자는 약 3000여명으로 추산된다.

일종의 의료 사기를 주도한 병원 사무장과 이에 휘둘린 치과의사들은 잠적 끝에 지난달 22일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치과 기자재 공급업체 대표이자 사무장인 박모 씨(47)와 광고대행사를 운영하는 김모 씨(34)를 사기·의료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이들에게 명의를 빌려준 치과의사 2명과 불법인 줄 알면서도 근무한 치과의사 6명은 불구속 입건했다.

박 씨와 김 씨는 2013년 8월 P병원을 인수했다. 이들은 치과의사 A모 씨를 명목상 원장으로 내세웠다. 이들은 2015년 4월에 병원 이름을 굿라인치과로 바꿨고, 원장도 B씨로 한 차례 교체했다. 다른 치과보다 저렴한 가격에 치아교정을 해주겠다며 광고해 환자를 모았다. 

일시적으로 경영상태가 개선됐지만 지나치게 저렴한 진료비와 높은 인건비·마케팅비 지출로 재정이 악화돼 오래가지 못했다. 이들은 결국 지난해 12월 병원 문을 닫고 잠적했다. 피해자들의 신고로 경찰이 수사에 착수해 이들을 검거했다.

굿라인치과는 폐업하기 전날까지 정상적인 진료에 나서다가 갑작스럽게 문을 닫았다. 다음날 병원 앞에는 ‘어쩔 수 없이 폐업하게 됐다’는 호소와 인근 치과에서 진료를 받을 수 있다는 공지사항을 프린트한 종이만 붙어있었다. 하지만 공지사항에 언급된 인근 치과에서 진료를 도울 뿐 무료 진료를 하겠다는 의미는 아니었다. 환자들의 금전적인 피해는 각자가 감수하라며 나몰라라 했다. 

최근 병원들이 내세우는 ‘저렴한 이벤트’는 의료소비자를 현혹하기 딱 좋은 요소다. 하지만 치과 전문의들과 경찰은 가격으로 환자를 유인하는 병원은 환자에 대한 보호장치가 약할 가능성이 높아 제대로 된 병원을 택할 것을 조언한다.

굿라인치과는 초기 30% 할인 이벤트에서 ‘250만원’을 내세웠고, 이후 66만원까지 비용을 떨어뜨렸다. 현재 대다수 치아교정 시세(500만~600만원)보다 300만원 정도 저렴한 비용으로 혼자를 유혹했다가 점점 비용을 낮춘 것이다. 교정치료를 받으면 보통 수백만원을 선입금하고 이후 진료비(대개 월 진료비)와 교정장치 비용을 지불해 총 비용이 500만~600만원에 이르게 된다. 진료비를 한꺼번에 선입금하라는 곳은 드물다.

가격이 비정상적으로 저렴한 치과들은 대개 ‘재료를 대량구매하기 때문’이라는 이유를 내세운다. 하지만 단순히 재료값만 낮춘다고 해서 평균 수가보다 월등히 싼 가격을 내놓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재료비보다는 서울 강남의 경우 높은 병원 임대료, 직원 인건비, 마케팅 비용 등으로 치료비가 상승할 수밖에 없다. 지나치게 저렴한 비용을 내세운다면 ‘오래갈 수 있는 병원’에서 거리가 멀어진다.

당연히 이런 경우 양질의 진료를 기대할 수 없다. 채화성 UC서울치과 원장은 “덤핑치과는 마진을 적게 남기는 대신 이익을 극대화해야 하는 만큼 환자를 최대한 많이 봐야 한다”며 “치과의사 1명이 양질의 진료를 유지하면서 하루에 볼 수 있는 환자수는 한정돼 있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체계적인 교육을 받고 10년 이상 경력을 쌓은 베테랑 치과의사조차 하루에 30~40명 정도의 환자를 보는 게 최대치”라며 “치과 선택 시 단순히 환자가 많은 병원이라거나 진료비가 저렴하다는 이유로 선택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진료비가 싼 것은 미끼상품일 수도 있다. 가령 교정치료, 임플란트 등이 저렴하다는 광고를 보고 환자가 찾아가면 검사해보니 충치가 많다고 진단하고 끼워팔기 과잉진료를 시행하는 식이다. 

병원을 찾았는데 느낌이 좋지 않다면 검진은 받되 치료 시작은 다른 치과와 비교한 뒤 신중히 결정한다. 채 원장은 “좋은 치과는 진료를 잘 하는 것은 기본이고 환자의 5년, 10년 뒤의 상태를 예측하고 사후관리에 대해서도 명확한 계획을 짤 줄 아는 책임감 있는 곳”이라며 “주치의와 눈 한번 마주치기 힘든 상황의 치과라면 인술을 시행하는 치과라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좋은 치과는 치과 실장이나 코디네이터가 진단하고 치료 계획을 세우지 않으며, 당일에 선납하면 할인해준다는 등의 언술로 당일 치료를 강권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상담시 환자 자신의 치료 계획 및 방법에 대해 유사한 치료 증례가 있는지, 이와 관련된 논문이 있는지의 여부 등을 주치의가 될 치과의사에게 꼼꼼히 물어보는 게 안전한 방법이라고 그는 조언했다. 또 대표원장이 진료를 많이 보지 않거나, 진료에서 직원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 상황이라면 의심해볼 수 있다. 전문성을 갖고 있는 치위생사, 치기공사, 간호조무사, 코디네이터들이 치과에서 해야 할 영역은 분명히 나뉘어져 있어야 한다.

치료계획, 치료법 등에 대해 충분히 설명을 듣고 이를 바탕으로 치과를 선택하는 게 유리하다. 또 믿을 만한 지인이 소개하거나, 인터넷 검색 등에서 양심적이라고 평가받는 치과에서 검진받고 비교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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