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려진 보행속도가 치매 등 노화로 인한 인지기능 저하를 예측하는 지표가 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신철 고려대 안산병원 수면장애센터 호흡기내과 교수팀은 최근 한국인유전체조사사업 중 안산코호트에 참여한 성인 2222명을 대상으로 4m 보행검사와 인지기능평가를 실시한 결과 평균 속도 0.83m/s 정도로 느리게 걷는 군은 평균 1.02m/s 이상 보통 속도로 걷는 군보다 인지기능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8일 밝혔다. 느린 보행속도와 인지기능 저하 사이의 연관성은 수면무호흡 증상을 가진 환자에서 더 분명하게 나타났다.
보행검사는 시작 지점에서 일직선으로 4m 떨어진 지점에 도착 지점을 정하고 거기에 닿을 때까지 걷는 시간을 측정한다. 건강상 문제 없는 65세 이상 노인의 보행 속도는 1m/s 정도로 알려져 있다.
이번 연구결과는 치매 환자가 경도인지장애(MCI) 노인 및 건강한 노인보다 보행속도가 느리다는 스위스 바젤대병원 운동센터 연구, 걷는 속도가 느려지고 보폭이 짧아지는 것은 기억력 등 인지기능 저하와 연관된다는 미국 메이요클리닉 노화연구소 연구와 일치한다.
신철 교수는 “걷는 데에는 신경이나 근육을 포함해 다수의 장기 및 근골격계의 복합적인 건강 상태가 뒷받침돼야 한다”며 “느린 보행 속도는 신체기능 손상과 인지기능 저하를 예측하는 중요한 지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수면무호흡 환자는 운동조절기능과 연관된 전두엽피질 하부 기능이 저하된 인지기능 감소와 밀접하게 연관된다는 과거 연구를 근거로 수면무호흡 자체가 인지기능 저하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노인의학 분야 저명 국제학술지 ‘연령과 노화(Age and Ageing)’ 지난 1월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