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준비생 박모 씨(27)는 최근 몸살 증상을 느꼈지만 환절기 감기 증상으로 생각해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그러다 극심한 통증 탓에 밤잠을 이루지 못했고, 다음날 등 뒤에 물집에 잡힌 것을 보고 병원을 찾은 결과 대상포진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이 질환은 수두대상포진바이러스가 소아기에 수두를 일으킨 뒤 신경 주위에서 잠복해있다가 면역력이 떨어지면 신경을 타고 나와 피부발진과 심한 통증을 유발한다. 통증이 몸 한쪽 부분에 국한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통증이 1~3일간 지속된 뒤 붉은 발진, 발열, 두통이 동반된다. 수포가 2~3주간 지속되다 딱지가 생기면서 증상이 호전된다.
전체 환자의 20%는 병변이 사라진 뒤에도 통증이 지속되는 대상포진 후 신경통을 겪게 된다. 주로 기력이 쇠약한 노인에서 후유증이 자주 발생한다.
원래 면역력이 약해지는 50대 이상 중년층에서 많이 발병했지만 최근 20~30대 환자도 꾸준히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결과 39세 이하 대상포진 환자는 2010년 13만1334명에서 2016년 15만6463명으로 19% 증가했으며, 지난해엔 전체 환자의 약 23%를 차지했다. 젊은 세대의 학업 및 취업스트레스와 직장에서의 강도 높은 업무가 면역력 저하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최근엔 의료용 미세바늘로 대상포진을 치료한다. 한승탁 수원 윌스기념병원 원장은 “굵기 0.25~0.35㎜의 가느다란 미세바늘로 시술해 통증이 거의 없고 조직 손상을 최소화해 합병증 위험도 적다”고 설명했다.
주사바늘 입구에 마개가 달려 있어 치료 부위에 장시간 꽂아 놓아도 감염 우려가 없다. 덕분에 신경조직 부위에 바늘을 오래 거치할 수 있어 신경을 충분히 자극하는 데 도움된다. 안면마비, 두통, 복합부위 통증증후군, 삼차신경통, 수술 후 통증 등의 치료에도 적용 가능하다. 스테로이드는 근육 및 인대 약화 등 부작용 위험이 있어 사용하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
대상포진은 면역력이 약해졌을 때 발병하므로 평소 건강관리가 중요하다. 한 원장은 “10대는 학업, 20대는 취업, 30대는 업무스트레스가 심하다”며 “신체 면역력을 강화하려면 균형 잡힌 식사, 규칙적인 운동, 충분한 수면은 필수”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