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이상이 되면 관절염으로 무릎관절이 욱신거리고 아파 병원을 찾는 빈도가 높아진다. 통증을 완화시키겠다며 잘못된 방법으로 운동하거나, 치료 후 재활을 소홀히 해 병을 키우기도 한다.
관절염은 관절 내 연골의 점진적인 손상이나 퇴행성 변화로 연골뿐만 아니라 주변 활액막, 뼈, 인대 등이 손상돼 국소적인 염증과 통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아프다는 이유로 무릎을 움직이지 않으면 관절이 더 굳어져 걷기 등 기본적인 일상생활마저 어려워진다. 예방적 차원의 운동도 중요하지만 치료 후 재활은 치료효과를 높이고 재발을 막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다만 관절이 상하 압력을 받거나 회전할 때 관절염 증상이 심해지므로 점프 또는 무릎을 돌리는 동작은 삼가야 한다.
허동범 강남 연세사랑병원 관절센터 진료부장(정형외과 무릎 전문의)은 “인공관절수술 등 관절염치료 후 관절 회복을 촉진하려면 적절한 재활운동이 필요하다”며 “걷기, 고정식자전거타기, 아쿠아스포츠 등은 윤활유 역할을 하는 관절액이 관절 사이로 더 잘 들어가게 돕고 주변 뼈·연골·근육을 강화해 증상을 완화한다”고 조언했다.
아쿠아스포츠는 관절염 환자에게 좋은 운동으로 알려져 있다. 물 속에서는 체중이 반으로 줄어 관절이 충격을 적게 받고, 물살에 의한 마사지 효과도 볼 수 있어 피로감이 덜하다. 수영의 경우 자유형과 배영은 도움되지만 평영은 무릎을 크게 굽혔다 펴면서 바깥쪽으로 돌리는 ‘윕킥(Whip kick)’ 동작 탓에 오히려 관절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윕킥은 발을 채찍처럼 휘두른다는 의미다.
수중운동만 오래 하면 체중을 지탱하는 다리근력이 중력의 영향을 받지 못해 약해질 수 있어 지상운동을 병행하는 게 좋다. 그렇지 않으면 수중에선 부력으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어도 물 밖에선 무릎이 불안정해지기 쉽다.
걷기는 허벅지 앞쪽 근육인 대퇴사두근을 강화시켜준다. 1주일에 24㎞, 하루 30~60분 이내 범위에서 5~10분씩 짧게 걷기를 반복해야 한다. 틈틈이 쉬어야 부담 없이 운동효과를 볼 수 있다. 계단오르기는 하체근력 발달에 도움되지만 평소 운동을 꾸준히 하지 않은 관절염 환자에겐 권장되지 않는다. 계단을 오를 땐 체중의 3~4배, 내려올 땐 7~10배에 달하는 하중이 무릎에 전해져 관절염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고정식자전거는 속도를 시속 5㎞, 운동강도는 최대 맥박수의 85% 이하로 유지한다.
60대 중반 이후 말기 퇴행성관절염으로 인공관절수술을 받았다면 꾸준히 재활치료를 꾸준히 해야 새 관절이 제 기능을 발휘한다. 일반 관절염 환자와 달리 수술 후 혼자 서기와 걷기가 어려우므로 보행기를 사용한다. 수술 후 이튿날부터 수동 관절운동치료기인 ‘CPM(Continuous Passive Motion)’으로 보행기능을 회복시키고 관절 경직을 막는다. CPM은 무릎을 적당히 구부리고 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구다.
꼭 병원이 아니더라도 집에서 간단한 동작으로 재활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의자나 침대에 걸터앉아 무릎을 쭉 펴고 5초, 다시 최대한 구부리고 5초 유지하는 동작을 반복하면 대퇴근력이 강화돼 무릎으로 가는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운동 후 통증 부위나 수술 부위에 열감이 생기면 5분간 냉찜질을 실시하고, 무릎일 경우 다리를 심장보다 높게 올려 안정을 취한다. 통증이 사라지지 않을 땐 민간요법에 의지하지 말고 바로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