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대 젊은층은 물론 중장년층도 건강 및 몸매관리를 위해 ‘웨이트트레이닝’에 몰두한다. 헬스기구나 체중을 이용한 근력운동은 근육 감소와 각종 척추관절질환을 예방할 뿐만 아니라 체지방 관리에도 효과적이라 바쁜 현대인을 위한 필수 운동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의욕만 앞서 자신의 신체 상태를 고려하지 않고 무리하게 근력운동을 하다간 부상을 당하기 십상이다.
스포츠안전재단이 발간한 ‘2015년 스포츠 안전사고 실태조사’에 따르면 최근 1년간 웨이트트레이닝을 경험한 3031명 중 40.5%가 부상을 경험했으며, 연평균 부상 횟수는 2.4회였다. 부상을 경험한 10명 중 7명(68.9%)은 ‘무리한 동작’으로 부상을 입었으며 부상 원인은 바벨·덤벨(33.1%), 벤치프레스(25.4%), 러닝머신(17.1%) 순으로 나타났다.
‘손목이나 발목을 삐었다’고 표현되는 염좌는 과도하게 무거운 중량으로 운동기구를 들 때 가장 발생하기 쉬운 부상이다. 뼈가 순식간으로 제자리를 이탈하면서 근육과 인대가 늘어나 염증이 발생한다. 다친 부위가 붓고 빨개지면서 통증이 생기고 손가락으로 눌렀을 때 증상이 심해지는 압통이 나타난다. 피부 안쪽에 출혈이 생겨 멍이 들며, 주변 관절이 경직돼 운동성과 무게 지탱력이 감소한다. 염증을 제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약해진 인대를 조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만성염좌로 진행될 수 있다.
염좌는 타박·충돌·추락 등 둔하고 무거운 충격으로 발생하는 좌상과 헷갈리기 쉽다. 염좌는 뼈와 뼈 사이를 연결해주는 인대가 과도하게 늘어나거나 찢어지는 반면 좌상은 근육과 힘줄이 손상되는 점이 다르다.
관절 손상은 가장 많은 웨이트트레이닝 부상으로 어깨와 무릎관절에서 자주 발생한다. 어깨 회전근개파열은 팔뼈 윗 부분에 붙어있는 극상근건·극하근건·견갑하근건·소원근건 등 4개 힘줄이 과도한 힘에 의해 끊어지는 질환이다. 심한 통증 탓에 팔을 올리기가 어렵고 빨리 치료하지 않으면 힘줄이 계속 말려들어가 근육이 지방으로 변하고 신경까지 손상돼 팔을 못 쓰게 될 수도 있다.
갑작스러운 방향전환, 무리한 하체운동으로 발생하는 무릎 전방십자인대파열은 허벅지뼈와 정강이뼈를 연결해주는 십자 모양의 인대 중 앞쪽 인대가 손상된 것을 의미한다. 초기에는 통증이 심하다가 2~3일이 지나면 통증이 줄어들고 부기가 빠지기 때문에 방치할 때가 많다. 1개월 이상 방치하면 십자인대가 완전 파열돼 치료가 힘들어진다.
부상 없이 근력운동을 즐기려면 근육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익힌 닭가슴살을 결대로 찢으면 실 같은 얇은 가닥 형태의 근섬유를 볼 수 있다. 근섬유가 모여 근육을 만든다. 홍순성 자생한방병원 원장은 “근력운동을 한 뒤 팔이나 다리에 통증이 생기는 것은 근섬유가 파열되면서 표면에 상처가 났기 때문”이라며 “손상된 근섬유가 회복되는 과정에서 근육세포는 더 크고 단단해지며 근육이 커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10㎏ 아령으로 10회 운동을 하든, 8㎏ 아령으로 20회 운동을 하든 근섬유만 손상 및 회복된다면 근육강화 효과는 별 차이가 없다”며 “즉 아령이나 벤치프레스 운동을 할 때 무거운 기구를 고집하기보다는 전문 트레이너의 지도 아래 자신이 들 수 있는 최대 무게의 80~90% 중량의 기구를 사용하고 대신 반복 횟수를 조금씩 늘리는 게 부상 예방 및 근력 향상에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가장 효과적인 하체운동인 동시에 부상 위험도 높은 스쿼트(Squat)는 바른 자세가 핵심이다. 기본 동작은 어깨 너비로 발을 벌리고 서서 발끝이 약간 바깥쪽을 향하도록 한 뒤, 무릎이 발끝보다 앞으로 나오지 않도록 하면서 허벅지와 수평이 될 때까지 앉았다 일어선다. 무릎이 발끝 앞으로 튀어나오거나, 엉덩이가 무릎보다 아래로 내려가면 무릎관절이 손상될 수 있다.
런지(lunge)는 발을 엉덩이 너비로 벌린 뒤 한발을 앞으로 딛어 무릎을 구부렸다 다시 일어선다. 한쪽 무릎을 90도까지 굽히는 과정에서 다른쪽 무릎이 바닥에 닿지 않아야 한다. 동작이 익숙해진 뒤 양 손에 아령을 들면 효과가 배가된다.
운동 전후 스트레칭은 부상 위험을 줄이는 비결이다. 운동 전 몸이 예열되면 운동효과가 극대화되고 운동 후 통증을 감소시킨다. 운동 중엔 땀이 많이 나는 만큼 손이 미끄러워 기구를 놓치지 않도록 운동용 장갑을 준비하고, 허리를 비롯한 각종 관절을 보호할 수 있는 리프팅 벨트나 보호대를 착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홍 원장은 “외형의 아름다움을 위해 과도하게 체지방률을 낮추거나 근육을 키우기보다는 신체 특성을 고려해야 부상 없이 웨이트트레이닝을 즐길 수 있다”며 “기초체력검사 등으로 체력 수준을 평가해 적합한 운동프로그램이 무엇인지, 1주일에 몇 회 정도 운동해야 하는지, 운동 강도와 반복횟수는 어떻게 설정해야 하는지, 세트와 세트 사이엔 얼마나 휴식이 필요한지 파악해두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중장년층은 20대보다 근력·근지구력·근육량 등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므로 같은 강도와 횟수로 운동해도 근력향상 효과가 적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젊었던 옛 시절 생각에 섣불리 운동기구 중량을 늘리거나 운동강도를 높였다가는 ‘꽃중년’은커녕 장기간 병원 신세를 질 수 있다. 근력운동과 병행하는 유산소운동은 일반 보도블럭을 뛸 경우 하지에 충격이 가해질 수 있어 자전거타기와 수영 등으로 대체하도록 한다. 60대 이상은 웨이트장비 사용을 가급적 자제하고 체중을 이용한 저강도 근력운동에 집중하는 게 비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