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내린 눈으로 도로가 빙판길이 돼 낙상 골절로 병원을 찾는 환자가 늘고 있다. 바닥에 넘어지는 과정에서 손을 바닥에 짚어 손목골절이 골절되는 사례가 많다. 골다공증 환자나 골밀도가 감소한 50대 이상 여성은 작은 충격에도 뼈가 골절될 수 있다.
가장 빈번한 손목골절은 ‘원위요골골절’이다. 요골은 팔꿈치에서 손으로 이어지는 두 개의 뼈 중 엄지손가락 방향에 있는 손목뼈로 아래팔을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빙판길에선 대부분 손을 짚고 넘어져 이 부위가 골절되기 쉽다. 주로 손등 쪽에 충격이 가해져 분쇄 형태의 골절이 발생한다. 손목 주변의 다른 부위도 손상돼 손목관절이 만성적으로 불안정해진다. 골절 부위가 심하게 아프면서 붓고 손목을 회전하기 어렵다.
또다른 손목골절 형태는 ‘주상골골절’이다. 주상골은 엄지손가락과 이어지는 뼈로 손바닥을 폈을 때 가장 두툼한 부분에 위치한다. 다른 부위 골절보다 통증이 심하지 않고 손목 움직임에도 별다른 무리가 없어 단순히 삔 것으로 착각하기 쉽다. 치료 시기를 놓치면 주상골뼈 안의 혈관이 파손돼 부러진 부위가 늦게 붙거나, 잘 붙지 않아 치료가 어려워진다. 손목관절 전체에 관절염이 생기고 손목을 쓸 수 없게 되기도 한다.
손목 주위에 발생하는 골절은 신경 및 혈관 손상과 동반돼 시기 적절한 치료가 가장 중요하다. 골절 정도가 심하지 않으면 부목과 깁스로 치료한다. 골절 범위가 넓고 손상 정도가 심하면 철심이나 나사못으로 골절된 뼈를 고정하는 수술을 실시한다.
박범용 생생병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평소 주의를 기울이면서 길을 걷고, 주머니에 손을 넣고 걷는 행동을 자제하며, 굽이 낮고 미끄럽지 않은 신발을 착용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넘어졌다 일어난 뒤 손목 주변이 아프다면 지체하지 말고 진료받아야 다른 손목질환을 막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