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에 거주하는 김모 씨(62·여)는 유난히 심한 안쪽 무릎통증 탓에 활동하기 무척 힘들었다. 다리 사이가 점차 벌어져 다리 모양만 보면 할머니 같다는 이야기를 자주 들었다. 다리가 벌어진 것을 교정하기 위해 밴드로 양 무릎 근처를 묶어봤지만 소용이 없었다. 심해지는 무릎통증을 참지 못하고 서울에 올라와 정형외과 전문의를 찾은 결과 휜다리내반슬에 안쪽 무릎연골 손상까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휜다리 교정을 위한 ‘교정술’과 안쪽 연골 손상을 치료하는 ‘관절내시경’ 치료를 받았다. 6개월이 지난 현재 휘었던 다리가 일자로 곧게 교정되고, 무릎통증이 상당 부분 개선돼 편안함을 느끼고 있다. 최근 받은 검사에선 안쪽 연골도 정상 수준으로 회복됐다.
50~60대 중년 여성에게 휜다리는 외관상 문제뿐만 아니라 내재적인 문제를 알리는 신호다. 의학적으로 ‘내반슬(內反膝)’로 불리는 O자형 휜다리는 무릎이 바깥쪽으로 휘는 것으로 체중 부담선이 무릎 안쪽으로 기울면서 안쪽 무릎의 연골손상이 촉진된다.
정필구 강남 연세사랑병원 관절센터 과장은 “휜다리내반슬이 지속되면 무릎관절 안쪽으로 체중부담이 가중돼 그 힘이 관절 전역으로 분산된다”며 “이 상태가 지속되면 무릎이 정상적인 기능을 하지 못해 발목을 접질리기 쉽고 반월상연골판파열이나 퇴행성관절염 등의 발생 위험도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휜다리는 자의적으로 두 다리를 묶거나 바깥쪽으로 힘을 가한다고 해서 치료되지 않는다. 정형외과 무릎 전문의에게 다리가 휜 정도를 정확히 파악하고 ‘휜다리교정술(근위경골절골술)’로 변형된 관절을 원래대로 바로잡아야 한다. 이 치료법은 안쪽으로 기울어진 다리 모양을 바로잡는 것으로 고관절에서 무릎과 발목으로 이어지는 하지정렬 축을 중심에 맞춰 교정한다. 이후 관절내시경 치료로 손상된 안쪽 연골을 다듬고 회복시킨다.
최근 휜다리교정술 후 관절내시경 치료에 대한 임상연구가 활발히 이뤄지면서 유의미한 연구결과도 보고되고 있다. 강남 연세사랑병원 연구팀은 50대 무릎 퇴행성관절염 환자 중 휜다리교정술만 실시한 환자군 23명과 교정술 후 관절내시경 치료를 병행한 환자군 21명을 비교 평가했다. 그 결과 교정술만 시행한 환자군은 연골이 10%가량 회복됐지만 관절내시경 치료 병행군은 회복률이 약 50%로 월등히 높았다. 이 연구결과는 해외 학술지 ‘관절경(Arthroscopy)’ 2014년 8월호에 게재됐다.
정필구 과장은 “휜다리교정술 후 관절내시경을 이용한 연골회복 치료를 병행하면 자기관절 보존효과를 높일 수 있다”며 “연골 손상이 많이 진행됐고 다리 변형이 심할 땐 맞춤형 인공관절수술 등을 고려해야 하지만 그 이전에 휜다리와 안쪽 연골 손상을 바로잡으면 오랫동안 건강하고 활기찬 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