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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초만 켜면 ‘휘게라이프’? … 한국인 ‘비교病’부터 고쳐야
  • 박정환 기자
  • 등록 2017-01-17 17:29:32
  • 수정 2020-09-13 16:4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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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단주의, 개인의 여유·행복 상실 … 타인과 감정 공유, ‘심리적 자유감’ 찾아야
다른 사람과 나의 다름을 인정하면서 스스로 당당해지면 행복을 찾고 진정한 의미의 휘게라이프를 실천하는 데 도움된다.
덴마크는 지구상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다. 2016년 국제연합(UN)이 발표한 ‘세계 행복 보고서’에서 1위에 올랐다. 덴마크인들은 행복 비결로 ‘휘게 라이프(Hygge Life)’를 꼽는다. 휘게는 ‘안락하고 아늑한 상태’라는 뜻의 노르웨이어다. 세계 금융위기 이후 미국에서 촉발된 ‘킨포크 라이프’, 동일본 대지진 이후 일본에서 확산된 ‘단샤리(斷捨離, 미니멀라이프)’와 거의 같은 의미다.

휘게라이프는 빠른 것보단 느린 것, 새것보다는 오래된 것, 화려한 것보다는 단순한 것을 강조한다. 집 안에는 꽃병과 화분을 곳곳에 배치하고 은은한 분위기를 내기 위해 양초를 켜둔다. 덴마크의 1인당 양초 소비량은 5.79㎏으로 유럽연합 국가 중 가장 많다. 스마트폰 사용을 최소화하고, 커피·초콜릿·케이크 등 단 음식을 자주 섭취하며, 자기자랑과 언쟁에 따른 감정 소모는 가급적 줄인다. 여행지에서 산 기념품이나 사진으로 추억을 회상하고, 단체활동에 적극 참여하는 것도 중요하다.

최근 국내에서도 휘게를 실천하려는 사람이 늘고 있다. 온라인쇼핑몰 G마켓에 따르면 지난해 꽃병, 향초, 코코아분말차 등의 매출이 2015년 대비 50~300% 증가했다. 한편으로는 휘게라이프를 표방한 신축 빌라가 들어서고 마사지제품·입욕제·가구 등이 출시되는 등 마케팅 경쟁도 한창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진정한 휘게라이프는 양초나 꽃 같은 소품이 아닌 정서적인 안정에서 온다고 입을 모은다. 한국인의 정신 건강은 선진국보다 열악하다. 통계청의 ‘한국의 사회동향 2015’에 따르면 최근 4주간 우울감을 경험한 비율이 한국은 13.2%로 주요 29개국 평균 10.7%보다 높았다. 2012년 영국 레가툼연구소에서 조사한 평균 생활만족도 순위에서도 전체 110개국 중 104위로 최하위권을 맴돌았다.

이런 결과는 과도한 경쟁의식과 남과 비교하는 사회 분위기에서 비롯된다. 좁은 국토에 많은 사람이 살다보니 소득·학벌·직업에 집착하고 남과의 비교에 민감하다. 직장동료보다 업무 성과를 얼마나 냈는지, 반에서 학교 성적이 몇 등인지, 예비신랑의 재산과 스펙은 어느 정도인지 견줘보면서 스스로 우울해진다.

전통적 유교사상에 뿌리를 둔 집단주의 문화도 휘게라이프의 장애물이 된다. 이런 문화에서 부족한 것 중 하나가 ‘심리적 자유감’이다. 자유감은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내 인생을 마음대로 사는 것이다. 하지만 한국 사회에서 이런 라이프스타일은 비판받기 일쑤다. 개인과 집단의 의견이 충돌하면 개인이 포기해야 ‘개념 있는 사람’으로 인정받는다. 결국 심리적 자유감 상실, 과도한 경쟁과 비교 등으로 긴장과 피로가 만성화되고 스트레스 수치가 올라가는 환경에서 작은 행복과 여유는 우선 순위에서 밀린다.

최태규 분당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행복이라는 씨앗은 ‘자유’라는 토양에서 ‘타인과의 상호교감’이라는 양분을 먹고 자란다”며 “‘비교병(病)’을 고치고 타인과 나의 다름을 인정하면서 스스로 당당해지면 행복을 느끼는 데 도움된다”고 조언했다. 이어 “어려울 때 의존할 수 있는 가족·친구·직장동료 등과 자주 대화하고 일상을 공유하는 것도 휘게라이프를 실천하는 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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