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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퉁불퉁 종아리 … 하지정맥류 앓는 청소년 증가?
  • 정희원 기자
  • 등록 2017-01-17 10:20:32
  • 수정 2017-01-20 16:2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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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활동량 적고 염분 높은 음식 섭취가 원인 … 움직임 늘리고 다리 꼬지 말아야

여고생 김모 양(18)은 이번 방학을 맞아 하지정맥류를 치료하기로 결심했다. 어느새 스타킹을 신지 않으면 다리 위로 툭 불거진 혈관이 콤플렉스가 됐다. 고등학교에 입학한 뒤 학업 스트레스 때문에 하루의 대부분을 앉아서 보낸 게 원인이었다.

하지정맥류는 혈액의 역류를 막아주는 정맥 판막에 문제가 생겨 다리 표면에 퍼져있는 혈관이 울퉁불퉁하게 튀어나오는 일종의 혈관질환이다. 

오랜 시간 같은 자세로 서 있거나 앉아서 일하거나, 노화로 혈관벽이 약해졌거나, 여성호르몬이 증가했거나, 비만이 오래 지속되는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유발된다. 방치하면 만성 하지부종, 피부궤양이 생기거나 드물게 심부정맥혈전증·폐색전증을 유발할 수 있어 조기치료가 필수적이다.

정맥순환 능력이 떨어지며 나타나는 만큼 하지정맥류는 흔히 나이가 많거나 힘든 일을 많이 한 사람들 사이에서 호발했다. 최근엔 과거와는 달리 청소년 환자도 늘어나는 추세다. 과거에 비해 질병 인식이 높아지며 내원률이 높아진 것도 있지만, 근본적으로 과도한 학업과 잘못된 식습관 등 환경적 요소도 무시할 수 없다.

학교, 학원, 독서실 등을 쳇바퀴처럼 돌다 보니 자연스럽게 앉아서 생활하게 된다. 여가도 앉아서 보내는 것을 선호한다. 카페나 PC방 등에서 보내니 활동량이 적다. 지난해 11월 한 교복 브랜드 ‘청소년의 국민 공부병, 학업 스트레스 실태조사’를 주제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학교 수업을 제외한 하루 평균 학습시간은 2~4시간이 가장 많은 것(응답자의 58.1%)으로 조사됐다.

이렇다보니 운동량이 부족해지기 마련이다. 같은 설문에서 스트레스 해소법을 조사한 결과 중고생 대다수가 ‘친구들과의 수다(29.4%)’와 ‘부족한 수면 취하기(16.5%)’, ‘맛있는 것 먹기(14.1%)’, 온라인 게임하기(9.4%) 등으로 스트레스를 푸는 것으로 집계됐다. 활동적인 여가라고 보기에는 다소 거리가 있다.

심영기 연세에스병원장은 “근력이 부족해지는 데다가 오랜 시간 앉아서 생활하다보면 정맥순환 능력이 떨어지기 쉽다”며 “공급받는 열량에 비해 소비하는 열량이 상대적으로 낮아 비만으로 연결될 확률이 높아지고, 다리의 하중 및 압력을 높여 혈액순환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지적했다.

학생들이 선호하고 손쉽게 먹는 간식은 맵고 짠 라면, 떡볶이, 햄버거 등이다. 염분이 높은 식품은 체내 삼투압 조절 능력을 떨어뜨려 혈압 상승 및 부종을 유발하게 된다.

다리를 꼬는 것도 정맥을 압박하고 체내 압력을 상승시키는 원인이므로 피하는 게 좋다. 되도록 다리를 편 상태에서 발목을 앞뒤로 올렸다 내렸다 하는 동작을 수시로 반복해주는 등 스트레칭을 생활화해준다.

청소년 하지정맥류를 예방하려면 무엇보다 운동량을 늘리는 게 중요하다. 따로 운동할 짬이 나지 않는다면 등·하교 시 걸어 다니고,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 이용을 생활화해 운동량을 채워줘야 한다.

종아리근육을 의학에서 ‘제2의 심장’이라고 한다. 심장 박동에 따라 순환하는 동맥과 달리 정맥은 종아리근육의 이완수축에 의해 순환할 수 있는 추진력을 얻기 때문이다. 따라서 근력이 좋을수록 정맥순환에 큰 도움이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미 하지정맥류 증상이 유발됐다면 조기치료가 중요하다. 정도가 심해지면 초음파유도 혈관경화요법, 광투시정맥제거술, 레이저수술, 고주파수술, 시아노아크릴레이트 정맥폐쇄술 등 다양한 기법 가운데 환자에게 맞는 치료법을 선택해야 한다.

심영기 원장은 “문제가 되는 정맥이 어느 부위에 나타났는지, 어떻게 분포돼 있는지 등 상태에 따라 적절한 치료법을 활용해 망가진 혈관을 깔끔하게 처리하는 게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하지정맥류를 치료하는 데 경화제를 주사해 망가진 혈관을 굳혔다가 서서히 몸 속으로 흡수시키는 ‘혈관경화요법’이 많이 이용된다. 직경 4㎜ 이상의 굵은 혈관이 튀어나올 정도로 심한 사람은 레이저와 고주파를 이용한 수술이 적합하다. 밖으로 튀어나온 매우 굵은 혈관은 피부에 1~2㎜ 정도의 구멍을 뚫고 정맥 추출기로 망가진 정맥을 제거하는 방식을 쓴다. 거미줄 같이 가는 혈관에는 혈관경화요법을 함께 적용한다.

심 원장은 “다리에는 약 60여개 이상의 관통정맥 판막이 있다”며 “정확한 혈류초음파, 도플러검사를 기본으로 문제가 있는 정맥을 찾아내 최적의 방식으로 치료해야 재발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맥류 치료는 한 가지만으론 완벽하게 치료하기 어려워 전문의에게 자문해 혈관경화요법, 레이저요법, 냉동수술요법, 정맥절제술 등 다양한 치료술의 장단점을 파악하고 선택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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