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다공증이 있는 60대 중반 김모 씨는 이른 새벽 운동을 나섰다가 전날 내린 눈이 얼어붙은 길에서 넘어졌다. 발이 미끄러지면서 엉덩이 윗부분을 바닥에 쿵 찧었는데 스스로 일어날 수 없을 정도로 통증이 심했다. 병원을 찾은 결과 엉덩이뼈와 손목뼈 골절을 진단받았다.
겨울철이 되면 노년층은 골격계 변화와 근력저하로 인한 크고 작은 낙상사고를 겪기 쉽다. 인체 근육량은 세월이 흐를수록 감소한다. 최근 주목받는 근감소증은 근육량과 근력이 동시에 감소하는 것으로 골다공증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고 고혈압, 비만, 폐경 등과의 연관성도 밝혀지고 있다.
30대 이후부터 매년 0.5~1%씩 우리 몸의 근육량은 감소한다. 현저한 근육 감소는 남성은 40세 전후, 여성은 55세 전후부터로 알려졌다. 통계적으로 보면 70세 미만에서 15~25%, 80세 이후에는 여성 40%, 남성 50%에서 근감소증이 나타나는 등 연령이 높을수록 발병률도 높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근육량이 감소하고 근력이 떨어지면 일상생활에서 세 가지 이상의 신체장애를 동반할 위험이 4배, 신체균형 장애는 2~3배, 보행장애 및 낙상 위험이 2배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근감소증은 근력저하를 유발해 각종 신체기능 감소와 장애를 초래하고 사망 위험성이 높아진다. 실제 72~92세 노인 대상 연구에서 2년간 근육량이 1㎏/㎡씩 감소할 때마다 사망 위험이 1.9배 증가한다는 발표도 있다.
근감소증은 신체 전반의 기능을 떨어뜨리므로 낙상 사고가 빈번한 겨울철에는 더 위험하다. 연령이 높아질수록 운동신경이 무뎌져 모든 근육 및 관절의 유연성이 떨어진다. 날씨가 추우면 몸이 위축되고 운동신경이 떨어져 보행 시 몸의 균형을 잃어 낙상에 따른 골절을 당하기 쉽다.
조윤제 경희대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가장 골절이 흔하게 발생하는 부위는 척추이고 고관절 주변과 손목이 뒤를 잇는다”며 “낙상 중 엉덩이관절(고관절) 환자는 10명 중 2~3명이 1년 내에 사망할 정도로 사망 위험이 높다”고 말했다.
겨울철 골절을 예방하는 방법은 골다공증 예방, 꾸준한 운동 및 스트레칭, 체조 등으로 근력과 관절의 유연성을 유지해야 한다. 빙판길을 피하는 것은 물론 실내에서도 넘어져서 다치는 경우가 많아 실내 구조를 노인들이 다니기 쉽게 변경하거나 미끄럽지 않은 바닥재를 선택하는 게 좋다. 일어설 때 잡고 일어설 수 있는 기구를 설치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뇌졸중으로 인해 반신이 마비되었거나 약화된 사람은 겨울철에 더욱 넘어지기 쉬운데 대개 마비가 온 쪽으로 넘어져 골절이 되므로 주의해야 한다.
흔히 근육강화 운동이라고 하면 20~30대 등 젊은 세대의 운동이라 여기기 쉬운데, 무리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중장년층의 지속적인 운동은 건강한 노후를 지키는 지름길이다.
유산소운동도 중요하다. 60대 이상이라면 시간당 5㎞의 속도로 40~60분, 1주일에 4~5회 걷는다. 운동할 때 단백질 섭취량을 늘리면 근육량과 근력이 더 많이 증가한다. 만약 운동 시작에 대한 자신이 없으면 의사나 운동사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조 교수는 “날씨가 춥더라도 몸을 너무 웅크리지 말고 앞을 바로 보고 걷도록 하며, 조금이라도 다리가 불편한 사람은 미끄럽지 않은 신발과 지팡이를 항상 휴대하는 게 좋다”며 “특히 눈이 온 뒤 길이 미끄러울 땐 가급적 외출을 삼가고, 기온이 올라간 낮에 적당히 햇볕을 쬐는 것은 뼈를 튼튼하게 하는데 도움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