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국내외 연구에 따르면 치매 환자의 3대 특징으로 저학력, 문맹, 고령이 꼽힌다. 문해력이 높은 사람일수록 기억력 및 인지능력이 높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이런 가운데 김기웅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팀은 문맹이 치매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결과를 3일 발표했다.
김 교수팀은 치매 환자 중 문맹의 기여위험분율(Population Attributable Fraction, PAF)을 평가해 문맹 퇴치로 기대할 수 있는 치매예방 및 사회적비용 경감 효과를 추정했다. 이번 연구결과 2015년 기준 국내 치매 환자의 16%가 문맹에서 기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65세 미만 연령층에서 문맹을 퇴치하면 2050년까지 치매 환자 유병률은 1.62%로 감소하고, 치매관리 비용은 약 60조원 절감할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문맹률이 높은 라틴아메리카, 중동 및 서남아시아, 아프리카 등은 문맹에 의한 치매 비율이 5~70%로 고혈압·당뇨병·비만·우울증·저학력에 의한 치매(3~20%)보다 훨씬 높았다. 이들 국가에서 65세 미만 연령층의 문맹률을 절반으로 줄이면 2050년까지 라틴아메리카는 약 82조~283조원, 중동 및 서남아시아는 15조~109조원, 아프리카는 20조~91조원의 치매관리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교수는 “치매 치료제의 효과가 아직 보존적인 수준이어서 치료 못잖게 발병 자체를 억제하는 예방 전략이 중요하다”며 “이번 연구로 문맹의 기여위험율이 높고 문맹퇴치 시 치매관리 비용 절감 효과가 크다는 것을 확인한 만큼 문맹자에 대한 구체적인 문자교육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치매 환자는 잠시도 보호자의 도움 없이 독립적인 생활이 불가능해 환자 자신은 물론 가족의 심리적·신체적 부담이 가중된다”며 “치매 예방을 위한 국가 차원의 치매관리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알츠하이머병저널(Journal of Alzheimer’s Disease)’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