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게 ‘채소’다. 샐러드는 다이어터의 ‘필수 식단’으로 칼로리를 크게 낮춰줘 인기가 높다. 대부분 잎채소 등을 생으로 넣고 약간의 단백질을 곁들이는 방식으로 열량을 줄인다.
하지만 겨울철만 되면 채소만으론 버티기 힘들다는 사람이 적잖다. 여름철에는 크게 문제가 없더라도 추운 겨울철에는 샐러드만 먹고 나가면 몸이 으슬으슬해지며 추위에 취약해진다는 것. 생채소를 먹고 속이 불편하다고 느끼는 사람은 대개 냉증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 체질별로는 소음인일 확률이 높다는 게 한의사들의 견해다.
김달래 한의원 원장은 “흔히 생채소나 과일은 몸에 좋다고 하지만, 소화력이 약해 채소를 잘 흡수하지 못하는 ‘소음인’에게는 무리가 될 수 있다”며 “과일과 채소는 차가운 성질로 소음인이 소화하기에 부담스러운 음식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소화력이 왕성해 아무 음식이나 잘 먹는 ‘태음인’과 ‘소양인’에겐 큰 문제가 없다.
김 원장은 “손발, 복부 등 몸이 늘 차가운 사람들은 평소 생야채 섭취를 피하는 게 좋다”며 “이들은 체온 조절기능이 떨어지고 혈액순환이 잘 이뤄지지 않는 냉증 환자인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런 사람들은 음식이나 음료를 늘 따뜻하게 마셔 체온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뱃속부터 따뜻해야 몸의 기운이 원활하게 돌아간다. 추위는 면역력을 떨어뜨리는 주범으로 추울수록 일정한 체온을 유지해야 하므로 무리하게 생 채소를 섭취할 필요는 없다. 다이어트를 목표로 이들 식품만 무리하게 섭취하면 오히려 기력이 떨어져 컨디션이 저하되고, 결국 다이어트를 금방 포기할 수밖에 없다.
오한진 을지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몸의 온도가 1도만 떨어져도 면역력은 30%나 떨어지는데, 이럴 경우 대사기능이 저하되고, 면역력이 떨어지며, 혈액순환이 어려워져 건강에 위협이 된다”며 “피로감, 정신적인 스트레스, 수면장애, 근괄절통증 등에 취약해진다”고 말했다.
몸이 냉하면 나잇살이 쉽게 찔 수도 있다. 오 교수는 비만인 사람들은 체온이 떨어져 있는 경우가 많고, 몸 속에 열이 부족해지면 몸이 지방을 만들어 다시 비만이 될 확률이 높아지므로 체온유지에 신경써야 한다고 조언한다.
다만 무조건 채소를 피할 이유는 없다. 이런 경우 뿌리채소를 섭취하거나, 생식하지 않고 데치거나 볶는 등 익혀 먹는 방식을 고려해볼 수 있다. 샐러드를 만들 때에도 구운 가지나 애호박, 볶은 통현미나 시금치 등을 활용하면 속이 불편하지 않게 채소를 섭취할 수 있다. 설사를 자주 하는 사람은 소화기 진정에 도움이 되는 양배추를 쪄서 쌈으로 먹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또 단백질의 비율을 높여준다.
겨울철 속을 편하게 해주는 대표적인 채소 중 하나가 ‘브로콜리’다. 이는 11~3월이 제철로 날이 추워질수록 안토시아닌 성분을 만들어내 스스로 추위에 대항한다. 안토시아닌 성분은 면역력을 높여 추운 겨울을 잘 이겨낼 수 있도록 도와주며 살짝 데쳐서 섭취하면 된다. 요리에 사용할 때에는 각종 식이섬유와 비타민이 다량 함유돼 있는 굵은 줄기까지 함께 썰어 넣는 게 좋다.
부추도 몸의 따뜻한 기운을 보하는 식품이다. 겉절이, 부추전, 된장국 속에 넣어 먹으면 소화장애 개선에 도움이 된다. 부추에 들어 있는 카로틴과 비타민B가 소화를 촉진하고 장을 튼튼하게 만들어준다. 피를 맑게 하고 에너지대사도 도와 겨울철 식단에 잘 어울린다.
채소들을 한데 볶아먹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때 따뜻한 성질의 통마늘을 함께 넣으면 마늘 속 풍부한 비타민B군이 면역에 필요한 효소를 활성화해 호흡기 면역력을 높여준다. 살균 효과가 뛰어난 알리신 성분은 노폐물이 몸 안에 쌓이는 것을 막기 때문에 미세먼지를 밖으로 배출하는 데에도 좋다.
김달래 원장은 “혈액순환이나 면역력 증진 등에 도움이 되는 음식을 먹으면 간접적으로 체온 유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