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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춥다고 엄살 그만” 추위민감증 환자는 억울해
  • 박정환 기자
  • 등록 2016-12-15 07:07:00
  • 수정 2020-09-13 16:4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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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갑상선기능저하증·저체중·우울증 원인 … 체내 수분 2%만 부족해도 추위 느껴
 다이어트를 한다고 음식을 너무 적게 먹거나, 저칼로리 식품 위주로 섭취하면 열 발생이 줄어 추위에 예민해질 수 있다.
겨울만 되면 몸을 으슬으슬 떨며 유독 추위를 잘 타는 사람을 볼 수 있다. 인체에서는 일정량의 열이 발생하고 호흡, 체액, 피부 등을 통해 다시 빠져나간다. 기온이 낮아져 추위를 느끼면 인체는 몸을 움츠리고 땀 배출을 줄여 체온을 유지한다. 즉 추위를 느끼는 것 자체는 인체를 보호하기 위한 정상 반응이다. 하지만 과도한 추위는 질병과 연관된다. 주변 사람은 ‘엄살을 떤다’며 핀잔을 주고, 당사자는 ‘원래 추위를 잘 탄다’며 대수롭지 않게 여기지만 의학적으로 추위를 잘 타는 증상을 ‘추위민감증’ 또는 ‘한랭불내성’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질병과 관련해 추위를 느끼는 것은 몸 안에서 열 발생이 감소하거나, 열 전달에 이상이 생기거나, 체온을 올려야 하는 경우가 원인이 된다. 열 발생이 줄어드는 것은 신진대사의 이상을 의미한다. 신체활동량이 적고 영양 섭취에 문제가 있으면 세포대사가 감소한다. 대사를 조절하는 호르몬에 이상이 생겨 추위를 많이 타기도 하는데 대표적인 게 갑상선호르몬이다.

유난히 추위를 많이 타고 살이 잘 찌는 체질이라면 갑상선기능저하증을 의심해볼 수 있다. 안지현 고려대 안암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갑상선호르몬은 몸의 신진대사를 조절하고 열을 발생시켜 체온을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며 “갑상선기능저하증은 갑상선호르몬이 잘 생성되지 않아 체내 갑상선호르몬 농도가 낮거나 부족해지는 질환으로 추위에 민감해지고, 체외로 빠져나가야 할 물질이 몸 속에 쌓여 얼굴·손·발이 부으면서 체중이 불어난다”고 설명했다. 

피부가 건조해지고 머리카락이 푸석해지며 피로, 기억력 감퇴, 변비가 동반되기도 한다. 혈액 내 콜레스테롤이 잘 제거되지 않아 심혈관질환 위험이 커진다. 여성에서는 월경량이 갑자기 늘고 불임과 태아 발달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 갑상선기능저하증의 치료법로 갑상선호르몬제를 복용한다. 요오드가 많이 든 김·미역·다시마 같은 해조류는 갑상선호르몬 생성을 억제할 수 있어 섭취를 제한해야 한다. 

영양 섭취가 불균형해도 추위를 많이 탈 수 있다. 인체가 섭취한 음식물을 통해 열을 내는 것을 ‘식이성 발열’이라고 한다. 음식을 먹은 뒤 1시간이 지나면 발열량이 최대가 된다. 다이어트한다고 음식을 너무 적게 먹거나, 저칼로리 식품 위주로 섭취하면 열 발생이 줄어 추위에 예민해질 수 있다.

저체중인 사람은 열을 만드는 근육량이 적어 추위를 잘 느끼게 된다. 저체중은 체질량지수(BMI)가 18.5 이하인 상태다. 일반적으로 마른 사람이 추위를 타는 것은 근육량이 적기 때문이다. 근육을 사용할 때 열을 내므로 근육량이 적으면 그만큼 추위를 더 탈 수밖에 없다. 다이어트로 체지방을 줄일 때 근육운동을 병행해야 하는 이유다.

반대로 뚱뚱한 사람, 특히 복부비만이 심한 사람도 추위민감증이 심해질 수 있다. 미국 펜실베니아대의 연구결과 전체 지방량이 같아도 배에 지방이 많이 있는 사람이 추위에 훨씬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은 체온을 바깥으로 뺏기지 않도록 하는 ‘절연체’ 역할을 한다. 지방이 분포하는 피부 면적은 팔·다리가 복부와 가슴을 합친 부위보다 훨씬 넓다. 팔·다리가 얇고 배에 지방이 몰려 있는 거미형 몸매인 사람은 절연효과가 떨어져 열을 더 많이 뺏겨 추위를 잘 타게 된다.

열 전달에 문제가 생기는 가장 큰 이유는 빈혈과 탈수증이다. 빈혈 자체가 갑상선기능저하증의 주요 증상 중 하나여서 열 발생 감소와도 연관된다. 인체는 혈액을 통해 열을 몸의 구석구석으로 전달한다. 즉 많은 생리량, 치질, 위궤양, 장출혈 등 다양한 이유로 체내 헤모글로빈이 부족할 경우 혈액순환에 문제가 생겨 손발이 차가워진다. 살코기와 조개류 섭취를 늘리고 필요에 따라 철분제를 복용하면 추위를 심하게 타는 증상을 1~2달 이내에 개선할 수 있다.

탈수증은 여름에만 발생할 것 같지만 생각보다 많은 현대인이 물 마시기를 소홀히 한다. 안 교수는 “몸 속 수분이 2%만 부족해져도 혈압이 떨어져 충분한 양의 피가 뇌와 근육에 공급되지 못해 추위, 두통, 피로, 집중력 저하가 동반될 수 있다”며 “어린이의 경우 날씨가 춥다는 이유로 너무 두껍고 무거운 옷을 입게 하면 땀이 많이 나 탈수증이 오고 추위를 더 타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고 설명했다.

인체가 스스로 체온을 올려야 한다고 판단할 때에도 추위에 민감해질 수 있다. 대표적인 게 감기로 인한 오한 증상이다. 몸이 으슬으슬 떨리는 오한은 세균 감염 탓에 근육이 불규칙하게 수축되는 것으로 보통 고열이 동반된다. 
병원성 세균이 체내에 염증을 일으키면 면역물질인 사이토카인이 분비된다. 이 물질은 체온을 담당하는 뇌의 체온중추에 영향을 미쳐 평소보다 체온을 높게 재설정한다. 이럴 경우 몸이 추위를 느끼게 되고 생리적 반사 반응으로 근육을 수축시켜 체온을 목표 체온까지 올리려 한다.

오한을 일으키는 감염질환으로는 폐렴구균 폐렴, 렙토스피라병, 혈전정맥염, 브루셀라증, 균혈증, 뇌수막염, 담관염, 농양, 바이러스성 인플루엔자 감염, 급성 신우신염, 세균성 폐렴, 말라리아 감염, 티푸스 등이 대표적이다. 신장암, 임파종, 과도한 해열제 사용 등은 비감염성 질환이면서 오한과 열을 동반한다.

추위는 신체적 질환뿐 아니라 심리적 질환에 의해서도 발생한다. 우울증 환자는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추위를 더 많이 느낀다. 우울증은 대부분 ‘행복호르몬’으로 불리는 세로토닌이 부족해 발생한다. 이 호르몬은 인체에서 열을 발산 및 전달하는 신경전달호르몬이어서 부족할 경우 추위를 더 잘타게 된다. 주로 햇빛을 통해 생성되므로 일조량이 적은 가을과 겨울에 우울증 환자가 늘어난다. 여기에 쌀쌀한 날씨까지 더해져 유독 추위를 더 느끼게 된다.안 교수는 “따뜻한 물로 목욕을 하면 혈액순환이 원활해져 체온이 상승한다”며 “단 에너지 소모량이 급증하므로 저체중인 사람은 목욕 후  따뜻한 음식을 조금 섭취해 주는 게 도움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남들보다 지나치게 추위를 많이 타면 갑상선기능저하증 등 각종 질환을 의심해보고 가급적 빨리 진료받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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