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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보다 일이 우선? ‘좀비’처럼 먹다 골병들랴
  • 박정환 기자
  • 등록 2016-12-06 16:58:09
  • 수정 2020-09-13 16:5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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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공부 몰두해 의식없이 음식 섭취, 과식·소화불량 원인 … 조건반사로 칼로리 과다섭취 악순환
 TV를 보거나 컴퓨터를 하면서 밥을 먹으면 정확히 얼마나 먹었는지 알 수 없고 포만감도 덜 느껴 과식하기 쉽다.
치열한 삶 속에서 잠을 빼앗긴 현대인은 식사시간마저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상당수 직장인과 수험생들이 업무가 밀렸거나, 시험이 얼마 남지 않았거나, 단순히 귀찮다는 등의 이유로 사무실이나 집 책상 앞에서 끼니를 해결한다. 컴퓨터를 켜거나 TV를 볼 때면 평소엔 없던 식욕이 생긴다는 사람도 종종 있다.

심리학자 수전 앨버스는 저서 ‘다이어트에 실패하는 50가지 이유’를 통해 식사가 아닌 다른 것에 몰두하며 밥을 먹는 것을 ‘좀비식사’라고 정의했다. 좀비(zombi)는 서양의 소설 또는 영화에서 등장하는 부활한 시체로 아프리카와 카리브해 지역의 부두교에서 유래됐다. 인지능력과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맹목적으로 산 사람이나 동물을 쫓아다니며 잡아먹는다. 지적능력이 없어 당연히 배부름도 느끼지 못한다. 먹이를 아무리 많이 먹어도 바로 다음 먹이를 찾아 해맨다. 

좀비식사는 다른 행위에 몰두하느라 정작 식사엔 집중하지 못해 음식을 얼마나 먹었는지, 포만감이 느껴지는지 인식하지 못하는 것을 의미한다. 시간 활용 면에선 식사와 일·공부·취미생활을 한번에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리하지만 건강엔 악(惡)이다. TV를 보거나 컴퓨터를 하면서 밥을 먹으면 정확히 얼마나 먹었는지 알 수 없고 포만감도 덜 느껴 과식하기 쉽다. 평소 식사량보다 많이 먹어 위가 늘어었다 줄어드는 과정이 반복되면 위장기능이 감소해 소화불량 등 위장관계질환이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

한 번의 과식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식습관 자체를 변화시킬 수 있다. 좀비식사가 지속되면 ‘조건반사적’ 반응 때문에 책상 앞에 앉거나 TV 또는 컴퓨터를 켜면 어느새 식욕이 생겨 음식물을 찾게 된다. 학업 중 ‘당 떨어진다’며 간식을 먹는 것도 비슷한 원리다.

앉아 있는 시간이 길어지다보니 자연히 다른 신체 건강에도 악영향을 받게 된다. 뉴질랜드 의학연구소 리처드 바즐리 박사팀의 연구결과 점심시간에 사무실을 나가지 않고 책상에 앉아 식사를 하면 혈전이 생길 위험이 2.2배 높아져 심부정맥혈전증(DVT) 등의 발병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무실 책상의 청결도 고려해볼 문제다. 미국 애리조나대 연구팀이 뉴욕과 샌프란시코 사무실들을 현장조사한 결과 책상 앞 컴퓨터에서 검출된 세균 숫자가 화장실 변기의 세균보다 400배나 많았다. 생각보다 많은 직장인들이 하루종일 사무실에 있으면서 손씻기를 게을리한다. 남성 직장인의 경우 물수건 등으로 자신의 책상과 모니터를 닦는 것을 소홀히한다. 세균이 득실대는 환경에서 음식물을 섭취하면 그만큼 각종 질병에 노출될 위험도 높아진다.

김영상 차의과학대 분당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아무리 바쁘더라도 점심시간엔 책상과 사무실을 벗어나는 게 바람직하다”며 “식당까지 오가는 과정이 귀찮거나 시간이 아깝게 느껴질 수 있겠지만 잠깐 걷는 것만으로도 활력을 재충전하고 소화장애나 비만의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된다”고 조언했다.
사무실 책상이나 서랍에 들어 있는 초콜릿, 빵, 사탕 등 군것질거리도 당장 치우도록 한다. 주말이나 저녁시간엔 TV 보는 시간과 식사하는 시간을 구분하는 게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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