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수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팀(이지은 임상강사)은 작고 단단한 콜레스테롤(sdLDL)이 한국인 동맥경화의 주범이라는 연구결과를 28일 발표했다.
당뇨병은 혈당상승 자체보다 합병증이 더 무섭다. 합병증 중 심근경색, 뇌졸중(중풍), 말초동맥질환 등 동맥경화에 따른 혈관질환이 가장 치명적이다. 혈당과 콜레스테롤이 높으면 동맥경화가 잘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콜레스테롤은 ‘좋은 콜레스테롤’로 불리는 고밀도(HDL)-콜레스테롤과 ‘나쁜 콜레스테롤’로 불리는 저밀도(LDL)-콜레스테롤로 구분된다. 이 중 LDL-콜레스테롤은 혈관벽에 침착해 동맥경화를 일으키는 반면 HDL-콜레스테롤은 나쁜 LDL-콜레스테롤을 혈관 밖으로 내보내 동맥경화를 억제한다.
보통 서양인 당뇨병 환자는 LDL-콜레스테롤이 100~130㎎/㎗을 넘으면 생활습관 개선 및 약물치료를 실시한다. 하지만 한국인 당뇨병 환자는 기준치를 넘지 않아도 동맥경화가 오는 경우가 많아 정확한 원인 규명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임 교수팀은 한국인 1255명을 대상으로 최신 전기영동법을 이용해 콜레스테롤의 하위 부분까지 정밀 분석했다. 혈액 내에 존재하는 지단백을 크기와 밀도에 따라 작고 단단한 것(sdLDL, small dense LDL)부터 크고 물에 잘 뜨는 것(lbLDL, large buoyant LDL)까지 7가지로 나누고 농도를 분석했다. 대상자는 혈당 수준에 따라 정상인이 15.9%(200명), 당뇨병 전단계가 35.3%(443명), 당뇨병 환자가 48.8%(612명)이었다.
이번 연구결과 동맥경화를 잘 일으키는 sdLDL의 농도가 정상인에서는 16%, 당뇨병 전단계는 19.5%, 당뇨병 환자에서는 21.5%로 나타났다. sdLDL 농도는 당뇨병 합병증과 직결되는 인슐린 저항성과 비례 관계에 있었다. sdLDL은 입자가 작아 동맥벽을 잘 뚫고, 혈관 안쪽으로 들어올 경우 서로 뭉쳐 끈적끈적하게 변한다. 결국 염증세포를 자극해 염증 반응을 악화시키고 동맥경화를 유발한다. 혈관이 심하게 좁아지면 심장병이나 뇌졸중을 초래할 수 있다.
임수 교수는 “LDL-콜레스테롤은 나쁜 콜레스테롤로 알려져 있지만 농도와 크기 등이 다르고 동맥경화에 미치는 기여도도 차이난다”며 “작고 단단한 sdLDL이 동맥경화 발병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