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상선암은 전남, 대장암은 대전시와 충청도, 폐암은 전남·경북·충북 지역에서 발병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방암과 전립선암은 서울 강남·서초,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등 소득 및 생활 수준이 높은 곳에서 자주 발병했다. 또 남자는 전립선암, 여자는 유방암과 폐암 발생이 증가했으며 대장암은 남녀 모두에서 많아졌다.
보건복지부와 국립암센터 중앙암등록본부는 이같은 내용의 시군구별 암발생통계 및 발생지도를 22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시군구별 암발생률은 암 종류에 따라 적게는 2배, 많게는 15배까지 차이가 났다.
조사 결과 지역별 암 발생률 차이가 가장 컸던 암은 갑상선암이었다. 2004~2008년 전남 여수에서 발생한 남자 갑상선암 환자는 인구 10만명 당 37.7명이다. 이는 같은 기간 강원 동해시(2.6명)에 비해 14.5배나 많은 수준이다.
2009~2013년 남자 갑상선암 환자가 가장 많았던 지역은 서울 강남구로 인구 10만명당 47.7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여자 환자 최대 발생지는 전남 광양시로 인구 10만명당 185.1명으로 조사됐다. 이밖에 전남 지역 대부분, 서울·대전·대구 등 대도시에서 발병률이 높게 나타났다.
최근 대도시를 중심으로 갑상선암 검진이 늘면서 발병률이 함께 높아진 것으로 추측된다. 국제암연구소(IARC, International Agency for Research on Cancer)가 2003~2007년 국내 갑상선암 진단환자 중 여자의 90%, 남자의 45%가 과잉진단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한 것처럼 과잉진단과의 개연성이 의심되는 부분이다.
위암은 2009~2013 기준 남자는 충남 청양군(10만명당 94.3명), 여자는 경북 울진군(44.4명)에서 가장 높은 발생률을 기록했으며 전반적으로 충청·경상·전라의 경계지역에서 더 많이 발병했다. 충북 옥천군은 남자 위암 발생률이 꾸준하게 높은 지역으로 나타났다. 복지부 관계자는 “충북·경북·전북 등 일부 지역에서 위암 발생률이 높은 원인에 대해서는 현재까지 알려진 사실로는 파악하기 어렵다”며 “내년 이후 정교한 추적조사가 필요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같은 기간 대장암의 경우 남성은 충북 증평군(10만명당 68.2명), 여성은 충남 청양군(39.3명)에서 가장 높은 발생률을 기록해 충청도 지역에서 자주 발병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폐암은 경북 군위(10만명당 73.7명), 전남 영암(66.3명), 경남 통영(66.1명) 등에서 발병률이 높았다.
유방암은 전반적으로 서울시와 경기도에서 높게 나타났다. 특히 서울 강남·서초와 경기 성남시 분당구는 지난 15년 간 지속적으로 상위권을 기록했다. 2009~2013년 유방암 발생률이 가장 높았던 지역은 서울 서초구(인구 10만명당 65.1명)였으며 서울 강남구(64.4명), 경기 용인시 수지구(63.3명), 경기 성남시 분당구(62.2명), 부산 강서구(62.1명) 등이 뒤를 이었다. 복지부는 “강남 3구와 분당구 거주자는 여자 초경 연령이 빠르고, 출산율이 낮으며, 출산 연령이 낮아 유방암 발생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남성의 전립선암도 소득이 높은 서울 강남·서초구,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등에서 지속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2009~2013년 전립선암 환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지역은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인구 10만명당 48.8명)였으며 성남시 분당구(44.8명), 서울 서초구(43.4명), 서울 강남구(42.2명), 경기 과천시(39.9명) 등 순으로 나타났다. 복지부 관계자는 “사회경제적 수준이 높은 사람은 의료이용률과 전립선암 발생률이 함께 상승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간암은 경북 울릉군(10만명당 83.4명)에서 발생률이 높았고 경남·전남 남부지역에서 자주 발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경북 울릉군의 경우 15년간 가장 높은 남자 간암 발생률을 기록했다.
담낭 및 기타 담도암은 낙동강 인근지역에서 높게 나타나는 특징을 보였다. 남자의 경우 1999~2003년엔 부산시 강서구(인구 10만명당 19.2명), 2004~2013년엔 경상남도 함안군(15.4명)에서 발생률이 가장 높았다. 여자는 부산시 강서구의 발생률이 최근 10년간 가장 높았다. 복지부 관계자는 “낙동강 인근 지역은 민물고기를 생식하는 습관 탓에 간흡충증 감염률이 높아 담낭 및 기타 담도암이 자주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