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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박육아’ 워킹맘 울리는 손목터널증후군, 방치하면 손가락 감각 무뎌져
  • 정희원 기자
  • 등록 2016-11-22 11:20:52
  • 수정 2016-11-24 15: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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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컴퓨터 활용에 육아 겹치며 손목 신경막조직 변성 … 손저림 6개월 이상 지속되면 수술 불가피

서울 방배동에 거주하는 웹디자이너 이모 씨(34·여)는 최근 시큰거리는 손목과 손저림 때문에 일에 집중이 잘 되지 않는다. 일 특성상 매일 마우스와 키보드로 컴퓨터 작업에 나서고, 맞벌이를 하지만 집안일이나 육아를 이 씨에게 미루는 남편 때문에 집에서도 맘놓고 쉬질 못한다. 이런 상황에서 손목, 어깨, 팔 등의 통증이 심해졌다. 최근엔 아이를 안아올리다 찢어지는 듯한 고통에 결국 병원을 찾았다.

40~50대 주부, 워킹맘이 가장 많이 호소하는 게 손저림 및 손목, 팔 등의 통증이다. 이들 부위는 걸레질, 청소, 설거지 등에 많이 쓰이며 직장에 다니는 엄마들은 컴퓨터를 쓰는 노동까지 더해져 시간이 지날수록 욱신거리고 아파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최근엔 ‘독박육아’ ‘독박가사’ 등에 시달리는 젊은 맞벌이 주부에서도 적잖이 나타나는 추세다. 가장 좋은 것은 손목 움직임을 줄이고 집안일을 부부가 나눠 하는 것이지만 현실적으로 거의 이뤄지지 않는다.

정성훈 강남 연세사랑병원 어깨상지관절센터 부원장은 “이들 관절통은 파스나 찜질로 해결되는 단순한 근육통과 다르다”며 “특히 여성에게 흔한 게 ‘손목터널 증후군’”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개 반복되는 손목 사용으로 손목 인대가 두꺼워지거나, 임신으로 체중이 늘면서 부으면 손목터널이 상대적으로 좁아지면서 발생한다”고 덧붙였다.

임신 시에는 체내 세포 간 수분량이 증가하며 신체 말단 손가락 인대까지 영향을 미치며 부어오른다. 손목터널을 지나는 신경이 인대 사이에서 압박받으며 통증이 나타난다. 이때 검지와 중지에서 저리는 증상이 특징이다. 악화되면 손가락 감각이 사라질 수 있어 조기에 치료받아야 한다.

우선 증상을 완화하기 위해 따뜻한 찜질로 해당 부위의 체액 대사나 혈액 순환을 원활하게 만들어준다. 정 부원장은 “되도록 손의 사용을 줄이는 게 핵심”이라며 “병마개를 돌려 따거나, 걸레나 행주를 짜거나, 컴퓨터 자판과 마우스를 오래 사용하는 움직임은 모두 손목관절에 해롭다”고 설명했다. 이어 “손목에 무리가 간 듯하면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손목을 충분히 이완시켜 주는 게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손저림 증상은 일시적인 현상으로 오인하고 방치되기 쉽다. 하지만 이를 그대로 두면 신경막 조직이 변성되며 손가락 감각이 무뎌지고 엄지손가락 아래 부분이 꺼질 우려가 높다. 손바닥이 마르며 납작해지는 ‘탈수초화 증상’이 나타나며 저린 느낌이 평소에도 사라지지 않고 엄지손가락의 근력도 약해진다.

손목터널증후군은 약물치료, 물리치료, 체외충격파 치료 등으로 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 이미 증상이 악화된 경우라면 보존적 치료보다 수술적 치료가 유리할 수 있다.

정성훈 부원장은 “약물치료·물리치료·체외충격파 등 비수술적 치료는 저린 증세가 나타난 기간이 몇 개월 정도로 짧고, 저린 증세가 지속적이지 않고 간헐적으로 나타나는 환자에 적용하게 된다”며 “스테로이드 국소주사를 손목 터널 내에 주입하면 대부분의 초기 환자에게서 증세의 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비스테로이드성 진통소염제와 밤에 잘 때만 착용하는 부목으로도 증세를 완화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수술적 치료는 이런 보존적 치료로 증세가 나아지지 않는 환자에게 쓰이게 된다. 정 부원장은 손저림의 기간이 6개월 이상 경과됐고, 손저림이 간헐적이 아닌 지속적으로 나타나며, 손의 감각이 무뎌져 멍멍하거나, 엄지손가락의 근력이 저하된 경우엔 처음부터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수술적 치료방법으로서 최근엔 관절내시경을 이용한 최소절개 횡수근인대 절제술을 시행한다. 고전적인 수술보다 상처도 작고 회복도 빨라 많이 시행되고 있다. 수술 후 따로 고정하지 않기 때문에 가벼운 일상생활이라면 바로 할 수 있다.

정성훈 부원장은 “손목터널증후군은 과도한 손 사용을 줄이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손목에서 신경이 압박받아 나타나는 증상인 만큼 손목이 구부려진 상태로 장시간 작업하면 무리가 가서 가족의 도움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증상이 완화되지 않는다면 방치하지 말고 병원을 찾아 진료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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