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훈·김경민·장학철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팀은 갑상선암 제거 수술 후 갑상선자극호르몬 억제요법 적용 기간이 길어질수록 뼈 강도가 약해질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15일 발표했다.
뼈 강도를 측정하는 방법 중 가장 널리 쓰이는 게 ‘골다공증검사’로 알려진 골밀도검사다. 인체 특정 부위에서 뼈의 치밀도를 이중에너지 X선 흡수계측으로 평가한다. 최근엔 단순한 뼈의 양이 아닌 뼈의 역학적 구조를 평가하는 ‘해면질골 미세구조 분석법’이 도입됐다.
문 교수팀은 갑상선암수술 후 재발을 막기 위해 갑상선자극호르몬 억제요법을 받은 폐경 후 여성 환자 273명의 검사 결과를 분석했다. 이를 통해 갑상선자극호르몬 억제요법 기간이 길어질수록 골질을 나타내는 해면질골점수(Trabecular Bone Score, TBS)가 감소한다는 결론을 도출했다. 이같은 결과는 환자의 나이, 체질량지수, 골밀도와 무관하게 나타났다. 특히 갑상선암수술 후 갑상선자극호르몬 억제요법을 3년 미만 시행한 환자의 TBS는 정상에 가까운 반면 5년 이상 시행한 환자에서는 TBS가 확연히 감소했다.
억제요법의 강도를 나타내는 혈중 갑상선자극호르몬 및 갑상선호르몬의 농도는 골밀도 및 해면질골 미세구조와 무관했다. 하지만 기간이 길어질수록 해면질골 미세구조의 변화가 심했다.
논문 1저자인 문재훈 교수는 “갑상선암수술 후 재발을 막기 위해 갑상선호르몬 투여 용량을 조절하는 갑상선자극호르몬 억제요법을 일반적으로 시행한다”며 “이번 연구로 장기간의 억제요법이 해면질골 미세구조에 변화를 일으켜 골강도를 감소시킬 수 있음을 규명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같은 골강도 약화는 기존 골밀도검사로는 잡아내지 못할 확률이 높다”고 덧붙였다.
장학철 내교수는 “이번 연구는 50세 이상 폐경 후 여성만 대상으로 실시돼 일반화할 수 없으므로 갑상선암 재발 위험 및 기저질환에 따라 갑상선자극호르몬 억제요법의 기간과 강도를 적절히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경민 교수는 “갑상선자극호르몬 억제로 인한 골흡수 증가와 골형성 감소가 해면질골 미세구조에 변화를 일으키는 것으로 추측된다”며 “갑상선암수술 후 갑상선호르몬제를 복용하는 환자는 해면질골 미세구조를 측정해 골강도를 파악해두는 게 도움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내분비학 분야의 권위지인 ‘임상내분비대사학회지(Journal of Clinical Endocrinology & Metabolism)’ 온라인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