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 있는 사물이 잘 보이지 않는 근시로 인한 시력저하는 7~9세 시기에 가장 빨리 진행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대희 서남대 명지병원 안과 교수팀은 5~20세 7695명을 대상으로 근시에 따른 시력저하 정도를 분석한 결과를 10일 발표했다.
이번 연구결과 근시는 눈 성장이 더뎌지는 16세 정도까지 악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7.5(약 7년 6개월)~9.1세(약 9년 1개월)에 시력이 연평균 -0.46 디옵터씩 가장 빨리 나빠졌다. 조사 대상자 7695명 중 66.2%가 근시, 5.9%가 고도근시를 보였다.
김대희 교수는 “이같은 통계는 다른 국가의 근시 유병률보다 매우 높은 수치”라며 “대상자의 근시 정도를 나이별로 확인한 결과 만 5세부터 안구 성장이 끝나는 16세까지 지속되다가 점차 멈추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7~9세는 눈이 성장하면서 안구의 앞뒤 길이가 가장 빨리 길어지는 시기”라며 “안구 길이가 길어지면 수정체를 통해 굴절돼 들어온 빛이 망막까지 제대로 도달하지 못해 사물이 잘 보이지 않게 된다”고 설명했다.
근시는 가까이 있는 사물은 잘 보이는 반면 원거리 사물은 잘 보이지 않는 질환이다. 국내 소아에서 가장 흔한 굴절이상이며 전세계적으로 유병률이 증가하는 추세다. 소아에서 발생한 근시는 대부분 눈 길이가 길어져 유발되는 축성근시다. 한 번 길어진 눈 길이는 다시 짧아지지 않아 원래 시력을 찾기가 어렵다.
근시가 심해지면 안구 모양이 변하면서 망막변성, 망막박리, 시신경 이상, 녹내장 등 안과질환이 나타날 수 있다. 근본 치료법이 없어 예방하는 게 최선이다. 김 교수는 “굴절이상은 육안으로 제대로 확인할 수 없고, 작은 사물이 잘 보인다고 해서 무조건 정상인 것도 아니다”며 “근시가 악화되기 시작하는 만 4~5세와 시력저하 속도가 빠른 7세경에는 소아안과 전문의와 굴절이상에 대해 상담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