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하면 축농증·중이염·패혈증으로 악화 … 농양·부정교합 동반시 편도 절제해야
환절기만 되면 붓는 편도 탓에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느끼는 사람이 꽤 많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에만 650만명의 환자가 급성 편도선염으로 병원을 찾았다. 마음 같아선 당장 병원에 가 편도절제술을 받고 싶지만 면역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속설과 전신마취에 대한 부담은 수술을 망설이게 한다. 아이들은 면역력이 약해 편도선염에 걸리기 쉽고 증상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다보니 진단도 늦은 편이다.
편도는 입과 코를 통해 들어오는 세균과 바이러스를 막는 항체를 만드는 역할을 한다. 흔히 편도선으로 부르는 목젖 양쪽에 위치한 구개편도와 뒤쪽에 있는 인두편도(아데노이드)로 구성된다. 편도선 표면엔 크립트(crypt)로 불리는 수많은 홈이 존재하는데 다수의 세균들이 서식하고 있다. 일교차가 큰 환절기에 면역력이 떨어지면 크립트에 살던 세균들이 편도조직으로 침투해 염증을 일으킨다.
급성과 만성으로 나뉘며 급성 편도선염은 침을 삼키거나 음식물을 넘길 때 목이 따끔거리는 통증이 심해진다. 39~40도의 고열과 두통, 팔·다리 전신에 걸친 통증이 나타난다. 심할 경우 목 옆에 작은 멍울이 생기고 귀를 찌르는 것 같은 연관통이 동반된다.
만성 편도선염은 급성 증상이 반복되는 것으로 목에 이물감이 느껴지고 침이나 가래를 뱉으면 악취가 나는 좁쌀 크기의 노란 덩어리가 나온다. 이유 없이 입냄새가 나면서 마른기침, 식욕부진, 두근거림, 어깨결림 등이 나타난다. 대부분 자연스럽게 호전되지만 감염이 지속되면 편도가 딱딱하게 굳는 편도결석으로 악화되고 패혈증 등 합병증을 초래하기도 한다.
치료법은 아세트아미노펜(acetaminophen)이나 아스피린을 이용한 약물치료와 수술치료가 있다. 이창호 분당차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단순히 목이 붓는 정도라면 수술까지 받을 필요는 없지만 고열을 동반한 편도선염을 1년에 3~4회 이상 앓거나, 편도선염을 자주 앓아 편도가 비정상적으로 비대해졌다면 수술이 권장된다”며 “편도가 지나치게 커지면 귀와 연결되는 이관(유스타키오관)을 막아 중이염을 초래할 수 있고, 코로 공기가 잘 통하지 않아 부비동염(축농증)의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편도선 옆 공간에 고름이 고여 농양이 생기거나, 치아부정교합 및 안면골 발달장애가 동반된 경우에도 수술이 필요하다.
편도수술을 꺼리는 이유로는 면역기능 저하가 꼽힌다. 물론 영아기에는 편도가 면역기능의 일부를 담당하지만 점차 다른 기관의 면역기능이 발달하면서 역할이 줄어든다. 보통 3살이 지나면 실질적인 역할이 없는 것으로 본다. 편도 절제 후 면역기능 변화를 분석한 국내외 연구에서도 수술과 면역력 저하는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편도절제술은 피부절개 없이 입을 통해 내시경을 삽입한 뒤 비대해진 편도조직을 절제한다. 만 2세 이상, 몸무게 15㎏ 이상이면 수술이 가능하며 입원 기간은 대개 2박 3일 정도다. 수술 후 1~2주간은 상처가 아무는 기간이므로 부드럽고 차가운 음식을 먹는다. 질긴 야채, 뜨겁고 짜고 매운 자극성 음식, 청량음료 등은 통증을 유발할 수 있어 피하는 게 좋다. 편도수술을 받았다고 해서 편도염에 아예 안 걸리는 것은 아니며 다만 목통증이 크게 감소해 덜 고생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