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황청심원, 심리안정 지나쳐 집중력 저하 상태 유발 … 합격 기원 엿, 과섭취 시 졸음 유발
대학수학능력시험(11월 17일)이 한달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압박감과 긴장감 탓에 건강을 해치는 수험생이 많다. 적당한 긴장은 집중력 유지에 도움되지만 과도하게 불안해하면 암기력, 창의력, 판단력, 순발력 등이 떨어진다. 긴장하면 전신 근육이 경직되고 두통, 피로, 소화불량, 과민성장증후군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불안감을 느끼면 심호흡을 길게 하고, 손·발·이마 등을 힘껏 수축했다가 서서히 풀어주는 스트레칭을 하면 긴장 완화에 도움된다.
약물이나 카페인음료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것도 피해야 한다. ‘긴장감 완화 약’으로 잘 알려진 우황청심원은 상당수 수험생에서 신경을 과도하게 안정시켜 졸음이 오거나, 순환개선 및 각성작용이 두드러져 가슴이 두근거리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속쓰림, 두통, 소화불량 등 위장장애가 동반되기도 한다.
긴장감 완화 효과가 오히려 독이 되는 경우다. 어느 정도의 긴장은 집중력을 향상시켜 문제 풀이에 도움될 수 있다. 하지만 긴장을 너무 이완시켜버리면 집중력이 떨어지고 고난도 문제를 신속히 푸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된다.
수험생들이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 자주 찾는 에너지드링크는 카페인 함량이 높아 과하게 섭취하면 생활리듬을 해칠 수 있다. 노혜미 한림대 성심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청소년의 일일 카페인 섭취 권고량은 125㎎ 미만으로 성인의 3분의 1 수준”이라며 “시중에 판매하는 에너지드링크의 카페인 수치는 68~180㎎로 하루 2캔 이상 마시거나, 커피와 녹차 등 카페인 함량이 높은 다른 음료와 함께 마실 경우 심장두근거림, 어지럼증, 불면, 불안, 메스꺼움 등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수험생을 둔 학부모의 요즘 최대 관심사는 음식이다. 대부분 두뇌활동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진 오메가3지방산인 DHA와 EPA가 풍부한 달걀, 콩, 견과류, 토마토, 등푸른생선 등을 위주로 식단을 짠다. 하지만 얼마 남지 않은 시험 때까지 이런 음식을 단기간 많은 양을 먹는다고 해서 학습능력이 호전되는 것은 아니며 긴장해서 소화관기능이 저하된 수험생에서는 오히려 탈이 날 수 있다.
노 교수는 “합격 기원 선물로 받은 엿이나 찹쌀떡을 다량 섭취하는 것도 문제가 된다”며 “엿과 떡은 뇌 활동의 주요 에너지원인 포도당이 풍부하지만 지나치게 많은 양을 먹으면 혈당이 급격히 높아져 졸리거나 소화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수능 당일 식단도 중요하다. 흔히 도시락으로 싸는 김밥은 추운 날씨 탓에 금방 차가워져 굳는데 긴장 상태에선 체증이나 더부룩함을 유발할 수 있다. 김밥에 들어가는 정제염과 인공첨가물이 뇌세포 기능을 떨어뜨리기도 한다. 도시락은 평소 즐겨 먹고 자극이 적으며 소화되기 편한 반찬 3~4가지로 꾸리는 게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