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변비 환자 중 절반 이상이 70대 이상 고령층과 9세 이하 어린이인 것으로 나타났다. 성별로는 여성 환자가 남성보다 1.4배 가량 많았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건강보험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변비 진료 환자는 2010년 55만3000명에서 2015년 61만6000명으로 5년간 6만2000명(11.3%) 증가했다고 23일 밝혔다.
같은 기간 건강보험 진료비는 320억원에서 395억원으로 23.3% 늘었다. 입원진료비는 14억원에서 24억원으로 69.5%, 외래는 306억원에서 371억원으로 21.2% 증가했다.
성별 환자는 남성은 22만7000명에서 26만1000명으로 3만4000명, 여성은 32만6000명에서 35만4000명으로 2만8000명 늘었으며 여성이 남성보다 매년 약 1.4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대별로는 2015년 기준 70대 이상이 17만명(27.6%)으로 가장 많았고 9세 이하가 15만9000명(25.8%), 50대가 6만9000명(11.3%)으로 뒤를 이었다. 70대 이상과 9세 이하가 전체 환자의 53.4%(32만9000명)를 차지했다.
20대와 30대는 여성 환자가 남성보다 각각 3.9배 많았지만 70대에서는 남성 환자 수가 여성을 앞질렀다.
인구 10만명당 진료인원의 경우 남성은 70대 이상이 5264명으로 가장 많았고 9세 이하가 3199명, 60대가 1437명으로 뒤를 이었다. 여성은 9세 이하 3819명, 70대 이상 3311명, 60대 1388명 순으로 나타났다.
월별 진료환자는 12월이 8만4024명으로 가장 많았고 10월이 8만3318명, 9월이 8만1203명으로 뒤를 이었다.
조용석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소아는 성인과 달리 급성 변비가 많고 노인은 신경계·대사성질환, 운동부족, 섬유질 부족 등이 원인이 돼 발생률이 높다”며 “여성 환자가 남성보다 많은 것은 여성호르몬인 황체호르몬이 대장운동을 억제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황체호르몬이 왕성해지는 임신 중이나 배란일부터 월경 전까지는 변비가 더 심해질 수 있다”며 “운동부족이나 섬유질 및 수분섭취 부족, 불규칙한 배변습관, 스트레스 등도 여성 변비를 일으키는 원인”이라고 덧붙였다.
변비는 증상일 뿐 하나의 질병이 아니어서 객관적으로 정의하기가 쉽지 않다. 변비는 발생 양상에 따라 급성과 만성으로 구분된다. 만성 변비는 원인 규명이 가능한 2차성 변비와 원인이 분명치 않은 원발성(原發性) 변비로 나뉜다. 원발성은 서행성 변비, 출구 폐쇄형 변비, 복합성 변비 등으로 구분된다. 서행성 변비는 대변의 대장통과 시간이 지연돼 발생하고, 출구 폐쇄형 변비는 대장통과 시간은 정상이지만 내항문괄약근이 이완되지 않는 등 항문 주위 근육의 협조장애(골반저 조율장애)로 나타난다.
2차성 변비의 원인으로는 당뇨병·갑상선기능저하증·고칼슘혈증 등 대사성질환, 파킨슨병, 척수병변 등 중추신경계질환, 정신질환 등이 있다. 2차성 변비를 치료하려면 먼저 원인 질환을 해결해야 한다. 항경련제, 항히스타민제, 마약성 진통제, 칼슘차단제, 이뇨제, 알루미늄을 함유한 제산제 등이 변비를 유발하기도 한다.
최근 6개월 중 3개월 이상 △배변 시 과도한 힘주기 △변이 매우 단단하고 배변 시 항문에서 막히는 느낌 △배변 후 잔변감 △변을 인위적으로 파내는 등 배변을 위한 조작이 필요함 △1주일에 3회 미만의 배변 중 두 가지 이상을 호소하면 기능성 변비로 진단한다.
발병 원인에 따라 적절한 약물 복용이나 바이오피드백 등 치료가 필요하다. 변비에 사용하는 약은 수분을 끌고 나가는 삼투성하제, 섬유질 섭취를 도와주는 부피형성하제, 장 움직임을 증가시켜서 배변을 돕는 자극성하제 등으로 구분된다.
조 교수는 “변비를 예방하려면 섬유질을 충분히 섭취하고 하루에 물을 1.5~2ℓ 가량 마셔주는 게 좋다”며 “규칙적으로 배변하는 습관을 유지하고 배변 시 발판을 이용해 몸을 더 쪼그리면 배변에 도움된다”고 조언했다. 이어 “스트레스 및 긴장 완화, 복근력 강화 운동도 변비 예방을 위한 방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