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중국·일본 3국을 포함한 동아시아 지역에서 골다공증으로 인한 골절, 근감소증, 무혈성괴사 등의 발병이 급증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구경회 분당서울대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지난 3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영국골관절편집위원회(British Editorial Society of Bone and Joint Surgery) 회의에 편집위원 자격으로 참석해 이같은 내용을 담은 ‘동아시아에서의 중요한 의료문제(Hot Medical Topics in East Asia)’를 주제로 발표했다.
이 위원회는 세계 정형외과 분야에서 오피니언 리더 역할을 담당하는 단체로 골관절 분야에서 가장 권위 있는 양대 학술지 중 하나인 ‘영국골관절외과학회지(Journal of Bone and Joint Surgery British)’을 출판하고 있다.
이날 구 교수는 한·중·일 등 동아시아지역에서 급속한 고령화로 골다공증 유병률이 높아졌고, 이로 인해 고관절골절·척추압박골절·손목골절 환자가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골다공증 치료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비스포스네이트계열 약물은 골밀도를 높여 골절 위험을 줄여주지만 턱뼈 괴사나 대퇴골의 비전형적 골절 등 심각한 부작용이 보고되고 있다”며 “이 약물의 효과 및 위험도(risk-befit)에 대한 정확한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비스포스포네이트를 대체할 약물로 도입된 부갑상선호르몬제(teriparatide)는 비용이 많이 들어 약물의 비용·효과(cost-effectiveness) 평가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근감소증 환자도 증가하고 있다. 골다공증처럼 나이가 들면 누구에게나 생기는 현상으로 낙상의 주원인이다. 골다공증에 대한 연구는 많이 실시됐지만 근감소증은 최근에서야 연구가 시작됐다.
엉덩이관절, 무릎관절, 어깨관절, 발목관절에서 자주 발생하는 무혈성괴사도 주목해야 할 질환이다. 구 교수는 “무혈성괴사는 동아시아 지역에서 특히 자주 발병한다”며 “한국과 중국에서는 고관절수술의 가장 주요한 원인이고, 일본에서는 고관절탈구에 이어 두 번째로 흔한 질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무혈성괴사는 경제활동을 해야 할 젊은 연령에 발생해 사회비용 측면에서 심각한 문제”라며 “최근 무혈성괴사에 적용되고 있는 줄기세포치료는 효과에 대한 임상근거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구 교수에 따르면 2003년 이래 줄기세포치료에 대한 몇 편의 연구가 보고됐지만 증례수가 적고 대상군 설정에서 심각한 오류(selection bias)가 존재한다. 줄기세포치료의 비싼 비용과 합병증 위험을 고려하면 임상 적용 시 신중해야 한다.
구 교수는 2015년 영연방을 제외한 아시아국가의 정형외과 의사 최초로 영국골관절편집위원회 편집위원으로 위촉됐다. 2012~2015년 세계무혈성괴사학회 국제골순환연구회(ARCO, Association Research Circulation Osseous) 회장을 맡았고, 지난해 ‘무혈성 괴사 (Osteonecrosis)’를 진단 및 치료 관련 최신지견을 담은 교과서를 세계적인 의학전문출판사인 독일 스프링거(Springer)를 통해 출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