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부의 과체중이 고령 임신만큼 태아의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제일병원은 2015년에 분만한 임신부 4869명을 조사한 통계집 ‘2016 제일산모인덱스’ 발표자료에 따르면 임신 전 비만여성은 임신 후 임신성 당뇨병에 걸릴 확률이 13.1%로 정상군의 3.2%보다 4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20일 밝혔다.
임신 전 비만여성은 당뇨병 외에도 임신성 고혈압 위험이 1.9배, 과체중아 출산율은 2.1배, 4.0㎏ 이상 거대아 출산 확률 1.8배, 조산 1.4배, 제왕절개율은 1.3배 높았다. 비만보다 체질량지수(BMI)가 한단계 낮은 과체중 임신부도 체중과 비례해 합병증 발생률이 상승했다.
제일산모인덱스 기준 임신 전 체질량지수가 23 이상인 과체중 및 비만 임신부의 비율은 2010년 19.4%에서 2015년 20.9%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김민형 제일병원 병산기과 교수는 “임신 전 체중과 임신 중 체중변화는 임신부 합병증 발생에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며 “임신 중 체중이 15㎏ 이상 증가한 임신부는 과체중아, 거대아, 제왕절개율이 유의미하게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목할 부분은 임신 중 체중이 15㎏ 이상 증가한 임신부의 비율은 매년 줄어드는 반면 임신 전 과체중 및 비만은 오히려 증가하는 추세”라며 “이는 임신부 나이의 증가와 임신 전 체중관리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 부족이 원인으로 추측된다”고 덧붙였다.
제일병원 주산기센터 연구팀은 “남성도 체중이 정자의 질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도 보고됐다”며 “임신부와 태아의 합병증을 줄이려면 예비 엄마·아빠가 함께 임신 3개월 전부터 균형 잡힌 식생활과 정기적인 운동으로 체중을 관리하고 금연, 금주, 엽산 복용 등을 바탕으로 계획임신을 실천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