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로 ‘원호스피털 시스템(One-Hospital System)’ 체제를 도입한 가톨릭대 서울성모·여의도성모병원이 의료수익 및 외래환자 수 측면에서 주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이며 순항하고 있다. 특히 혈액내과, 비뇨기과, 안과 등 병원을 대표하는 6개 중점연구센터를 선정하고 R&D 동반성장 지원사업을 실시하는 등 연구중심병원으로의 재도약을 위한 준비를 마쳤다.
승기배 서울성모·여의도성모병원장은 8일 서울성모병원 21층 회의실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서울성모병원과 여의도성모병원은 하나의 유기체처럼 함께 움직이는 환경을 조성해 환자 진료정보, 의료진, 설비 등을 공유하고 있다”며 “외과·순환기내과·정형외과·혈액내과·안과·신경과·비뇨기과·소아청소년과·산부인과 등 9개 진료과의 교수진 18명이 교차진료를 실시해 환자만족도를 높였다”고 밝혔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서울성모병원은 글로벌 경기침체 및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MERS) 사태로 어려워진 경영환경 속에서도 올 상반기 의료수익과 일평균 외래환자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1%, 11.7%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 여의도성모병원도 의료수익은 17.6%, 외래환자는 15.6% 늘어 경영수지가 개선됐다.
두 병원은 또 통합운영을 통해 서울성모병원 1356병상, 여의도성모병원 458병상 등 총 1814병상을 확보함으로써 입원실이 없어 대기해야 하는 불편을 최소화했다. 연계 환자 응급시스템을 구축하고, 응급차량도 무상 이송수단으로 제공해 진료 대기시간을 대폭 줄였다.
서울성모병원은 지난번 연구중심병원 탈락의 실패를 만회하기 위해 지난 3월 혈액암 및 세포치료(혈액내과), 3D바이오프린팅(성형외과), 정밀의학(비뇨기과), 퇴행성 안질환(안과), 난치성 심장질환(순환기내과) 등 6개 중점연구센터를 선정하는 등 연구중심병원 전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의료기기개발센터(산업통상자원부), 선도형 특성화사업단(보건복지부), 체외진단 의료기기연구사업단, 창의시스템 의학연구센터, 관절면역질환 T2B기반센터, 중독예방연구센터 등 5개 대형국책과제를 병원 연구조직으로 편입해 병원중심의 연구시스템을 구축했다. 여기에 임상시험센터, 인체유래물은행, 중점연구센터 등을 갖춰 연구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내년엔 ‘2017 R&BD Fair’를 개최해 가톨릭중앙의료원 산하 8개 병원의 연구경쟁력을 결집하고, 국책과제 유치를 확대할 예정이다.
지난 7월엔 인공지능 암치료기술 상용화를 목표로 미국 스탠퍼드대 의대와 의료기술 사업화 연구협약(MOU)을 체결하기도 했다. 두 기관은 △인공지능(AI)을 이용한 방사선 암치료 계획 장치 △난소암·림프종암 등 항암치료에서 빈번한 불응성 종양에 대한 혁신형 세포치료제 및 첨단 분자영상 기법을 활용한 세포치료제 인체내 추적기술 △광학기술 및 분자영상을 이용한 영상진단기기 등을 개발하는 3가지 연구 사업화를 중점적으로 추진하게 된다.
승 병원장은 “원호스피털시스템을 적용하면 환자 입장에선 3차 병원 수준의 의료서비스를 2차 병원에서 저렴한 비용으로 받을 수 있고, 병원은 중복되는 조직과 설비를 줄여 경영효율성을 높이는 데 도움된다”며 “국내 모든 의료기관에 원호스피털 모델이 적용되면 응급실 정체 문제를 해결하고 의료비도 절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