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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청기 사용 난청 환자, 20% 불과 … 청소년 난청 진단기준 높여야
  • 박정환 기자
  • 등록 2016-08-30 15:25:22
  • 수정 2016-12-28 16:4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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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7만명 중 16만명만 보청기 구입시 경제적지원 … 치료 방치시 우울증·치매위험 높여

잦은 이어폰 사용 등으로 소음성난청을 겪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난청 진단기준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정부지원 부족과 사회적 인식 탓에 보청기 사용 인구가 여전히 적어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대한이과학회는 지난 25일 서울 이촌동 대한의사협회 3층 대회의실에서 ‘2016년 우리나라 귀건강 안전한가’를 주제로 ‘귀의날 50주년 기념 공청회’를 개최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국내에서 여전히 난청 예방 및 치료법에 대한 관심이 부족하다고 입을 모았다. 조양선 삼성서울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귀가 제대로 들리지 않으면 의사소통이 힘들고 사회적 고립에 빠져 우울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난청을 방치하면 치매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난청은 청력저하가 어느 정도인지에 따라 나뉘는데, 심각한 상태까지 진행되면 보청기를 껴도 청각기능이 제한될 수 있다”며 “체계적인 청력검사에 따른 조기진단과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창각이 예민하고 이어폰 사용이 잦은 청소년은 난청 위험이 높지만 현재 학교에서 시행되는 귀 검진은 난청을 조기에 진단하기 어렵다. 박상호 이과학회 개원이사(호이비인후과 원장)는 “국내에서는 초등학교 입학 후 고등학교 졸업까지 총 4번의 귀 건강검진을 시행하지만 난청을 잡아내기엔 한계가 있다”며 “다양한 주파수에 대한 검사가 필요함에도 현재 1000㎐의 단일주파수에서 35㏈에 대한 소리가 들리는지 아닌지만 판단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성장발달 과정에 있는 청소년은 청각이 예민하기 때문에 단순 검사만으로는 난청을 정확하게 진단하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청소년 난청을 조기에 진단하려면 성인보다 높은 진단기준을 토대로 방음부스 등이 설치된 장소에서 체계적인 검사를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도 나왔다.

노인의 경우 난청을 진단받더라도 보청기 사용을 꺼리는 등 치료에 적극적이지 않아 청력을 상실하는 경우가 많다. 조 교수는 “수명연장으로 노인 난청 환자가 증가하고 있지만 보청기를 사용하는 환자는 10명 중 1~2명뿐”이라며 “보청기 가격이 비싸기도 하지만 보청기를 사용하면 늙어 보인다는 등의 부정적 인식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채성원 공보이사(고려대 이비인후과 교수)는 “현재 40㏈이상의 노화성 난청을 진단받아 보청기가 필요한 환자는 약 56만8000명이지만 보청기 구입에 대한 경제적 지원을 받는 환자는 15만9000명에 그치는 상황”이라며 “보청기 도움이 필요한 나머지 40만9000명의 노화성 난청 환자는 경제적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난청으로 인한 의사소통 부재는 우울증, 스트레스, 치매 위험 증가 등 문제를 불러올 수 있다”며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노인에게 100만~500만원의 보청기는 부담이 될 수 있고, 이런 경제적 문제로 적절한 시기에 청각재활을 받지 못하면 더 큰 질환으로 악화된다”고 우려했다.

노환중 이사장(양산부산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은 “지난해부터 보청기에 대한 정부지원금이 확대되는 등 난청 재활치료에 대한 부담이 줄었다”며 “보청기를 사용하면 의사소통이 가능해지고 인지기능 향상, 정신질환 예방 등의 효과를 얻을 수 있는 만큼 보청기 사용에 대한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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