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 씨(48)는 10여년 전에 결핵을 앓은 뒤 흉부 X-레이검사를 받을 때마다 항상 흉터가 보인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번 정기검진에서도 별다른 소견은 없었지만 폐 흉터가 폐암 신호가 될 수 있다는 호흡기내과 전문의의 설명을 듣고 흉부 컴퓨터단층촬영(CT)을 촬영했다. 검사 결과 폐암을 진단받았지만 빠른 입원 뒤 흉부외과에서 흉강내시경수술을 받고 부작용 없이 일상에 복귀할 수 있었다.
최천웅 강동경희대병원 폐암다학제팀 호흡기내과 교수는 “다른 폐질환을 앓았던 환자는 폐암 발생 위험을 간과하는 경우가 있다”며 “K 씨의 사례처럼 기본검진이나 흉부 X선 검사만으로는 폐암을 발견하기 어려우므로 호흡기내과 전문의와 상담 뒤 흉부CT 촬영과 조직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보건복지부 암 등록통계에 따르면 국내 폐암 환자는 2004년 1만6355명에서 2014년 2만3177명으로 약 29% 증가했다. 과거엔 흡연자의 전유물로만 여겨졌지만 최근엔 간접흡연자가 많아지고, 결핵않석면폐증·규폐증·특발성 폐섬유화증 등 다른 폐질환으로 인한 발생률이 늘면서 비흡연성 폐암의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폐암은 초기에 증상이 전혀 없거나, 기침·객담(가래) 등 감기와 증상이 비슷해 진단이 쉽지 않다. 가장 흔한 증상은 호흡곤란, 기침, 혈담, 체중감소 등이다. 눈에 띄는 증상이 관찰될 땐 이미 암이 상당히 진행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조기에 발견하면 5년생존율이 70%를 초과하지만 말기에 진단할 경우 3%에 그친다.
폐암 진단에 사용하는 흉부CT는 정확도가 80% 수준이이어서 확진을 위해 초음파 기관지내시경(EBUS) 또는 경피적 폐생검사가 필요하다. 최 교수는 “초음파 기관지내시경은 양전자방출컴퓨터단층촬영(PET-CT)보다 폐암 병기를 더 정확히 진단할 수 있다”이라며 “서울 강동과 하남에서 유일하게 강동경희대병원만이 시행할 수 있는 장비”라고 소개했다.
폐암치료는 환자의 병기와 건강 상태에 따라 달라지며 수술, 항암화학요법, 방사선치료가 대표적이다. 과거에는 가슴을 여는 개흉수술이 주를 이뤘지만 현재는 흉강경을 이용해 절개 범위를 최소화한다. 이 치료법은 옆구리에 한두 개의 작은 구멍을 낸 뒤 내시경을 넣어 병변을 육안으로 확인하면서 암세포가 있는 부분을 제거한다.
김대현 강동경희대병원 폐암다학제팀 흉부외과 교수는 “흉강경수술은 감염 예방 및 빠른 회복 측면에서 우수해 조기폐암 치료에 적용된다”며 “통증 완화와 회복기간 단축으로 환자만족도가 높아 전체 폐암수술의 80% 이상을 흉강경수술로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