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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야·올림픽·휴가후유증, 만성피로 ‘3대장’의 역습
  • 박정환 기자
  • 등록 2016-08-18 12:04:23
  • 수정 2016-08-23 19:0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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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소보다 수면 3~4시간 줄어, 집중력·업무효율 저하 … 바나나·땅콩, 수면 질 높여

올해 수학능력시험을 앞둔 고3 수험생 윤모 군(18)은 새벽에 열리는 올림픽 경기의 ‘악마의 유혹’을 이기기 힘들다. 딱 한 경기만 보고 공부해야 겠다는 생각에 TV를 틀면 어느새 3~4시간은 훌쩍 지나 있다. 뒤늦게 잠자리에 누워보지만 열대야 탓에 잠은 오지 않고 결국 다음날 보충수업 시간에 꾸벅꾸벅 조는 일이 잦아졌다. 집중력이 산만해져 공부를 해도 머리에 잘 들어오지 않았다.

직장인 강모 씨(33)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1주일간의 긴 여름휴가를 마치고 업무복귀를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밤새 올림픽경기까지 챙겨보다보니 다음날 하루종일 비몽사몽한 느낌이 들었다. 업무 복귀 후 밀려 있을 일더미와 직장상사의 꾸지람이 머리 속에 떠올라 잠자리에서 뒤척이다가 동틀녘에야 잠들기도 했다. 당장 다음날이면 휴가 복귀 후 첫 출근인데 피곤함과 졸음을 이기고 업무를 제대로 볼 수 있을지 걱정이 태산이다.

열대야, 휴가철, 올림픽 등 수면부족 유발 ‘3대장’이 한 번에 겹치면서 하루종일 피곤함을 호소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최저기온이 25도를 넘는 열대야 현상이 지속돼 잠을 설치던 와중에 여름휴가 후유증까지 몰려와 피로가 가중된 데다 지구 반대편에서 벌어지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을 밤새 시청하느라 수면시간이 평소보다 3~4시간이나 줄었다. 잠을 제대로 못자 업무 중 앉아서 꾸벅꾸벅 졸거나, 걸을 때 멍하게 휘청휘청 걷는 모습이 마치 좀비 같다는 의미로 ‘올림픽 좀비’, ‘휴가 좀비’ 같은 신조어도 등장했다. 특히 올해 수능을 앞둔 고3 수험생, 승진시험을 준비 중인 직장인, 하반기 공채를 앞둔 취업준비생 등은 가장 힘든 여름을 보내고 있는 상황이다.

여름휴가를 다녀온 직장인 10명 중 8명은 휴가 후 극심한 피로감에 빠지는 ‘여름휴가 후유증’을 겪는다.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올해 여름휴가를 다녀온 남녀직장인 597명을 대상으로 ‘직장인 여름휴가 후유증’에 대해 조사한 결과 80.4%가 ‘휴가 뒤 일하기 더 힘들다’고 답변했다. 여름휴가 후유증 증상 1위는 ‘무기력감과 업무의욕 상실’이 응답률 74.4%로 가장 높았으며 ‘피로감과 체력부진’이 68.1%로 뒤를 이었다. 이밖에 ‘수면장애(17.9%)’나 ‘식욕부진(9.6%)’, ‘두통·감기(7.1%)’ 증상을 겪고 있다는 직장인도 많았다.
이들은 여름휴가를 다녀온 뒤 생활리듬을 되찾기까지 평균 2.8일이 걸렸다고 답했다. 날짜별로는 3일이 걸렸다는 직장인이 35.6%로 가장 많았다. 여름휴가 후 출근 당일 바로 원래 생활리듬이 돌아왔다는 답변은 9.6%에 불과했다.

윤진희 고려대 안암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휴가철에 평소보다 많은 신체활동을 하면서 체력이 떨어지고 과음 및 과식 등으로 생체리듬이 바껴 나중에 무기력증, 피로감, 소화불량 등을 겪을 수 있다”며 “휴가 중이라도 가급적 기상시간에 맞춰 일어나고, 휴가 복귀 후 1주일 정도는 과음과 과로를 피하고 7~8시간 숙면을 취하면 생체리듬 회복에 도움된다”고 말했다.

또 휴가 복귀 이후 앞으로 해야 할 업무를 생각하면 가슴이 답답해지고 심하면 직장을 그만두고 싶은 충동까지 느낀다는 사람들을 흔히 볼 수 있다. 휴가를 떠나기 전 중요한 일들은 미리미리 처리해서 회사에 복귀했을 때 업무량을 줄여 놓고, 휴가 마지막 날 하루는 집에 있으면서 휴양지에서 소진한 체력을 다시 찾는 게 바람직하다.

올림픽은 열대야와 휴가후유증으로 지친 몸을 더욱 피로하게 만드는 원인이다. 특히 이번 올림픽이 열리는 브라질은 한국과 시차가 12시간이나 나 주요 경기가 늦은 밤이나 새벽 2~5시(한국시간) 사이에 열리는 경우가 많다. 이 시간대 경기들을 챙겨보면 수면부족과 함께 생체리듬이 깨지면서 만성피로가 온다. 집중력이 떨어지면서 업무효율이 낮아지고 교통사고와 안전사고 발생위험도 높아진다.
지난 8일 취업포털 커리어가 직장인 16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117명(69.6%)이 새벽에 올림픽 생중계를 시청한다고 답했다. 올림픽경기 시청 다음날 후유증을 겪은 적이 있다고 답한 직장인도 60%(99명)나 됐다.

옥선명 가톨릭대 여의도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낮에 피로감을 심하게 느낀다면 새벽경기는 녹화하거나 재방송으로 시청하고, 반드시 봐야 할 새벽경기가 있다면 저녁부터 잠을 자 수면 시간을 늘리는 것도 도움된다”며 “밤을 새워 경기를 관람했다면 점심식사 후 20~30분 낮잠을 자고, 수면각성 주기가 깨지는 것을 막으려면 늦게 잠에 들더라도 평소와 똑같은 시간에 일어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휴가 복귀 후 심리적 부담감이 가중된 상황에서 올림픽경기를 보며 긴장 및 흥분할 경우 교감신경계가 과열되고 스트레스호르몬이 과다분비돼 건강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교감신경계가 과활성화되면 근육과 혈관이 수축되면서 심장박동이 빨라지고 혈압과 맥박이 올라간다. 속쓰림, 소화불량 등 위장장애 문제도 생기게 된다. 따라서 편안한 마음으로 업무 복귀를 준비하면서 경기를 즐기고 심리적 중압감을 받지 않도록 한다.

여름철 잠을 조금이라도 더 푹 자려면 잠자기 4시간 전에는 카페인이 든 음식과 격한 운동은 피하는 게 좋다. 바나나와 견과류는 수면에 도움되는 아미노산, 트립토판, 마그네슘이 함유돼 수면의 질을 높이는 데 도움된다. 숙면에 가장 좋은 실내온도는 20~22도, 습도는 40~60%이며 조명은 어두울수록 수면유도호르몬인 멜라토닌 분비가 촉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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