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50대 이상이면서 만성적인 허리통증이 있고, 오래 걷기 힘들며, 허리를 굽혀야 편하다면 척추관협착증을 의심해볼 수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50세 이상 척추관협착증 환자는 2011년 109만9878명에서 2015년 149만6692명으로 약 36.1% 증가했다. 주로 나이 많은 여성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한다. 2015년 척추관협착증으로 진료받은 여성 환자 95만5539명 중 50대 이상이 88만8306명으로 92.95%를 차지했다.
척추관협착증은 대표적인 퇴행성 척추질환으로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인 척추관이 좁아지면서 신경이 눌려 통증이 발생한다. 나이가 들면서 척추구조물이 퇴행성 변화를 겪으며 두꺼워지고 불필요한 가시뼈들이 자라나 신경을 누른다. 허동화 윌스기념병원 원장은 “허리를 숙이면 통증이 감소하기 때문에 무의식적으로 허리를 굽히게 되고 결국 만성적으로 허리가 굽어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퇴행성 질환은 나이가 들면서 심화되기 때문에 보존요법이나 비수술요법으로는 낫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다. 특히 하지감각이상이나 배뇨장애가 동반될 경우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피부를 절개하는 기존 수술법은 전신마취가 필요하고 절개 부위에 상처가 남아 고령이거나, 고혈압 또는 당뇨병을 앓는 환자에 부담감이 컸다.
척추내시경수술의 경우 절개수술의 단점을 개선했지만 척추관협착증을 치료하기엔 한계가 있었다. 척추관협착증은 인대나 뼈가 두꺼워지면서 자라거나, 탄력을 잃은 추간판(디스크)의 간격이 좁아지거나, 척추뼈가 불안정해 신경통로가 좁아져 발생하는데 발병원인과 위치가 다양하다. 이로 인해 수술기구를 병변에 접근시키기가 어려워 질병의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지 못했다.
최근엔 등쪽에 작은 구멍을 두 개만 뚫어 한쪽은 내시경, 다른 한쪽에는 수술기구를 삽입한 뒤 내시경으로 병변을 확인하면서 신경을 압박하는 조직만 선택적으로 제거하는 내시경수술법이 도입됐다.
허동화 원장이 새 치료법을 적용한 환자의 예후를 분석한 결과 피부절개 범위가 작아 정상조직이 거의 손상되지 않았고 환자 회복이 빨랐으며 미용적인 측면에서도 만족도가 높았다. 시술시간은 약 50분, 입원 기간도 3~7일로 기존 수술법보다 짧았다.
허 원장은 “척추관협착증을 예방하려면 평소 쪼그려 앉는 자세를 피하고 무거운 물건을 들지 않는 게 좋다”며 “맨 바닥에 양반다리를 한 상태로 앉는 자세는 허리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1주일에 2~3번 30분씩 가벼운 걷기 등 운동을 실천하면 허리근력을 강화하는 데 도움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