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경부는 뇌, 눈, 치아를 제외한 머리와 목의 모든 부분을 말한다. 이 부위엔 다양한 신체기관이 밀집돼 있고 구조가 복잡해 암도 다양한 형태로 발병한다. 두경부암은 먹고, 말하고, 숨쉬는 등 가장 기본적이며 필수적인 기능을 담당하는 부위에 암세포가 생기므로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필수다.
대표적인 두경부암 중 하나인 구강암은 혀, 잇몸, 입천장 등 입 안에서 발병하며 음주, 흡연, 바이러스 감염이 주원인으로 꼽힌다. 질병 정도에 따라 음식섭취 및 언어기능에 장애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고 구조가 흡사한 식도까지 전이되기도 한다. 입 안에 통증이 느껴지거나 잇몸 염증과 궤양이 장기간 지속될 경우 단순 염증으로 치부하지 말고 전문의의 진단을 받는 게 좋다.
구강암은 병변이 신체 외부에 노출돼 육안으로 발견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초기에 발견하면 생존율이 높고 방사선치료만으로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하지만 심할 경우 암세포가 넓은 부위로 퍼져 수술 후 미용적·기능적 목적으로 이식 및 재건 성형수술이 필요하다. 재발 가능성도 높아 꾸준한 추적관찰이 필요하다.
후두암은 두경부암 중 가장 흔한 암이지만 발생률은 그리 높지 않다. 주요 증상으로 목소리가 쉬고, 점차 암세포가 커지면서 숨길을 막아 호흡곤란이 오면서 숨쉴 때 소리가 나기도한다. 대부분 성대 주변에서 발생하므로 목소리 변화는 가장 특징적이고 관찰하기 쉬운 증상 중 하나다. 드믄 확률로 성대 윗부분이나 아랫부분에서 발병한다. 이럴 경우 초기에 증상이 잘 나타나지 않으므로 발병률이 높은 흡연자는 정기적으로 진료받는 게 좋다. 병변을 육안으로 관찰할 수 있어 내시경검사 등 복잡한 검사는 필요하지 않지만 질병이 의심될 땐 조직검사,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을 이용한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치료는 외과적 절제술을 기본으로 성대 움직임, 전이 여부, 폐기능에 따라 치료법을 결정한다. 성대와 식도를 절제할 경우 언어능력 상실과 음식물 섭취 제한으로 삶의 질에 크게 떨어지므로 이들 기관을 최대한 보존하는 방법을 적용한다. 초기암과 달리 진행된 암은 5년생존율이 20~35%로 낮아 방사선치료를 병행해 생존율을 끌어올린다.
권순영 고려대 안산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두경부암 치료는 단순히 암세포 제거에 그치는 게 아니라 치료 이후의 삶도 고려해야 한다”며 “외모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안면 부분에 절제술을 적용할 경우 수술 후 재건수술을 통한 미용적인 회복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