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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루게릭병, 외국보다 발병연령 5~10세 어려
  • 박정환 기자
  • 등록 2016-08-01 17:06:38
  • 수정 2016-12-28 15:3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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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병빈도 비슷, 평균 발병시기 50.2세 … 증상 발현 후 신경과 방문 최다, 19.4% 민간요법 의지

국내 루게릭병(근위축성측상경화증, ALS, amyotrophic lateral sclerosis))환자는 외국보다 이른 나이에 발병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한국루게릭협회(회장 이광우 가천대 길병원 신경과 교수)는 1일 창립 16주년을 맞아 이같은 내용을 담은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루게릭병 증상은 서서히 진행되는 사지의 위약(weakness, 쇠약) 및 위축으로 시작된다. 병이 진행되면서 결국 호흡근육이 마비돼 수년 내 사망에 이르게 된다. 협회에 따르면 국내 루게릭병 환자 수는 전체 약 2000~2500명으로 매년 400~500명의 신규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국내 루게릭병의 발생 빈도는 인구 10만명당 1.5~2.7명으로 미국의 1.89명과 비슷한 수준이다.
하지만 평균 발병연령은 50.2세로 미국과 북미의 55~65세보다 다소 낮았다. 국내 루게릭병 환자가 다른 나라보다 빠르게 발생해 어린 나이부터 질병에 따른 피해를 받는 것을 의미한다.

국내 루게릭병 환자의 평균 생존기간은 3~4년으로 외국의 33.6개월보다 다소 높았다. 남녀 성비는 남자가 61.4%, 여성이 38.6%로 남자가 1.6배 정도 발병률이 높았다.

증상 발생 후 처음 병원을 방문하기까지 평균 8.1개월, 루게릭병 확진까지 평균 14.7개월이 소요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환자의 80.6%는 처음 증상을 인지하면 병원을 방문했다. 단 한방 또는 민간요법을 찾는 경우도 19.4%로 상당히 높았다. 한방 또는 민간요법을 실시하다가 병원을 찾기까지 소요되는 기간은 5.2개월이었다.

이 질환은 손·다리 근육 위축 같은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는 자가진단이 어려워 되도록 빨리 전문의를 찾는 게 좋다. 전체 환자의 36.1%가 신경과를 찾았으며 신경외과가 25.3%, 정형외과 20.5%, 이비인후과 8.4% 순으로 방문 환자가 많았다.

이광우 교수는 “아직 루게릭병의 치료약물은 없는 상태로 1990년대 중반부터 리루텍(Rilutek)을 사용하고 있지만 치료효과는 미미한 실정”이라며 “2년간 리루텍을 복용한 환자는 생존기간이 3개월 정도 연장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환자는 호흡장애가 시작돼 호흡보조기가 필요한 상황에서 비침습적인 호흡보조기(NIPPV, 호흡 보조 의료기기)를 사용하는 비율이 9.5%로 북미·유럽의 16.0%보다 매우 낮았다. 하지만 호흡기능이 마비돼 침습적인 인공호흡기를 사용하는 비율은 11.0%로 북미·유럽의 2%보다 높았다.

이광우 교수는 “국내 환자는 국가 또는 사회의 조직적인 시스템 아래에서 치료받지 못하고 있다”며 “현재 정부가 제공하는 하루 6시간의 활동보조인 도움서비스로는 필요한 기초생활을 영위하기에 어려움이 있어 전문 활동보조인의 24시간 간병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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