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수술적 안티에이징 치료의 대표 격으로 꼽히는 게 ‘보톡스’다. 역사가 오래됐고, 한번쯤 고려해볼 만한 대중적인 시술로 굳어졌다. 보톡스는 정제된 보툴리눔독소가 주성분인 치료용 주사약의 한 상품명이지만 해당 성분을 주입하는 시술을 통칭하는 대명사로 굳어졌다.
보툴리눔톡신은 부패된 통조림 등에서 발견되기 쉽고, 청산가리(시안산칼륨)보다 4000만배나 더 강한 독성을 갖고 있다. 주로 근육을 일시적으로 마비시키는 작용을 하며 주름을 개선하는 데 쓰인다.
보톡스는 페니실린, 아스피린, 스테로이드에 이어 세계 4대 명약에 이름을 올렸다. 19세기 초 처음 존재가 밝혀진 뒤 1976년 이후부터 사시, 안검경련, 뇌성마비 등의 치료제로 사용됐다. 1990년대 들어서는 주름을 만드는 안면표정근을 일시적으로 마비시켜 주름살을 펴는 시술법으로 활용되며 쁘띠성형의 원조 격으로 자리 잡았다.
보톡스치료는 주사로 이뤄지는 만큼 어떤 의료진이든 쉽게 놓을 수 있다고 여겨지기 마련이다. 실제로 관련 제약업체 관계자 대부분은 “보톡스 시술법은 정형화됐고 실력이 아주 뒤지지만 않으면 효과도 비슷하다”고 주장하지만 실상은 다르다. 전문의들도 대부분 이같은 업계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
김치선 청담모델성형외과 원장(경기도 이천)은 “미용 목적의 보톡스 시술은 상당한 기술을 필요로 한다”며 “환자의 피부 상태, 근육 모양, 근육의 움직임 등을 사전에 정확히 파악하고 적정한 양을 주사해야 부작용을 방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부작용은 각양각색이다. 미간, 이마, 턱 등 보톡스 맞는 부위에 따라 부작용도 달리 나타난다. 김치선 원장의 도움말로 보톡스 치료로 인한 부위별 부작용에 대해 알아본다.
미간보톡스, 눈썹 치켜올라가는 현상 나타날 우려
보톡스를 미간에 잘못 맞으면 눈썹의 양끝이 올라간 ‘사무라이 눈썹’으로 변할 수 있다. 눈썹이 치켜 올라가 마치 일본 전통화의 사무라이를 연상시켜 이같은 이름이 붙었다. 주로 이마 전두근 바깥쪽이 덜 마비됐을 때 발생하는 문제다.
김 원장은 “사무라이눈썹은 보톡스가 중앙으로 몰리면서 생기는 보상작용”이라며 “눈썹 바깥쪽에는 주사하지 않아 치켜뜨는 상태가 남고, 보톡스가 들어간 미간 안쪽에는 보톡스의 근육마비 효과로 눈썹이 내려오면서 상대적으로 바깥쪽이 올라가 보이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마보톡스, 눈 작아진 듯한 느낌? 안검하수 유발하기도
이와 반대로 이마에 보톡스 주사를 맞은 뒤 눈이 작아진 듯한 느낌이 든다고 호소하는 경우도 적잖다. 이는 주로 전두근을 이용해 눈을 치켜뜨는 버릇을 가진 사람에게 눈썹 바로 위로 보톡스를 과도하게 주입했을 때 나타날 수 있는 현상이다.
정면에서 약간 위를 볼 때 윗눈꺼풀이 비정상적으로 처지는 안검하수도 종종 발생하는 부작용 중 하나다. 주름을 치료하기 위해 눈썹 위쪽에 맞은 보톡스가 윗 눈꺼풀로 퍼지면서 윗 눈꺼풀을 들어 올리는 근육 일부가 마비되고, 이로 인해 눈꺼풀을 완전하게 뜰 수 없게 된다. 눈썹이 아래로 내려온 듯 묵직하고, 눈이 작아진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주름보톡스, 얼굴 표정 지우기도 … 턱보톡스 후 ‘볼살처짐’
눈가주름 등에 보톡스를 맞은 경우 가장 흔한 부작용은 ‘무표정’과 주사 부위가 무거운 느낌이다. 대개 지나치게 무리해서 보톡스를 받은 경우 나타난다.
예컨대 눈가주름으로 고민하던 여성이 보톡스 효과에 반해 1개월에 한 번씩 시술받을 경우 이같은 부작용에 노출될 우려가 높다. 보통 주름보톡스는 처음엔 3개월에 한 번, 이후 6개월에 한 번 정도 맞는 게 권고된다. 하지만 이런 규칙을 어기고 자주 맞으면 웃을 때 어색한 인상으로 변해 후회할 수 있다.
최근 V라인 열풍에 인기를 얻고 있는 턱보톡스도 표정을 잃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볼살이 불독처럼 처질 우려도 있다. ‘약발이 잘 받아’ 턱근육이 작아지며 그 위를 덮고 있는 많은 살이 처지며 옆광대가 부각되거나 수척해 보이는 부작용이 생긴다. 흔히 말하는 ‘땅콩형 얼굴’로 변하는 것. 또 주사 후 위아래 턱의 간격이 맞지 않아 제대로 씹지 못해 고생하는 경우도 있어 유의해야 한다.
김치선 원장은 “보톡스 치료를 받은 뒤 부작용이 나타난 경우 교정할 수 있는 방법은 드물고, 대개는 약효가 사라지는 3~6개월 간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며 “보톡스는 열에 약한 성질이 있어 사우나, 숨찰 정도의 유산소운동, 찜질방을 열심히 다니는 게 어느 정도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이어 “사람마다 근육 발달 정도 및 자주 쓰는 부위가 제각각인 만큼 해부학적 구조를 잘 파악하고, 여러 사람을 치료해본 의료진에게 시술받는 게 유리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