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수면, 5분만에 끝나지만 젊은 사람 구토반사 심해 … 수면내시경, 코골이 심하면 의사와 상의
한국인이 가장 신경쓰는 암종 중 하나가 ‘위암’이다. 짜고 매운 음식을 즐기고, 현실에 치이다보니 식사시간이 불규칙해지고, 회식에서 폭식하거나, 야식으로 몰아먹는 식습관이 위에 자극을 주기에 충분하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속쓰림, 속이 타는 느낌, 더부룩함, 만성적인 소화불량에 시달린다는 경우도 적잖다.
실제로 한국은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은 위암 발병률을 보이고 있다. 요즘엔 20~30대 젊은층의 위암 발생률도 높아지는 추세다. 대한암협회는 건강검진으로 위암이 발견되는 20대 환자 비율이 2006년 25%에서 2011년 37.5%까지 치솟고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위암 발병률이 높아지면서 건강검진 시 한번쯤 ‘위내시경’을 고려해보게 된다. 국가암검진 가이드라인은 만 40세 이상 남녀가 2년마다 위내시경으로 위암 검진을 받아볼 것을 권고한다.
위내시경은 인후두부부터 식도를 지나 위, 십이지장 근위부까지 살펴볼 수 있다. 검진자가 정상적인 의식이 있는 상태에서 이뤄지는 비수면내시경과 약물로 환자를 진정시킨 뒤 의식이 몽롱한 상태에서 이뤄지는 수면내시경으로 나뉜다.
하지만 위내시경 자체가 두렵고, 비수면으로 검사받자니 ‘고통스럽다, 다시는 받지 않고 싶다’는 후기가 가득하고, 수면내시경을 받자니 비용이 추가되고 마취사고가 날까봐 걱정스럽다. 직장인 배모 씨(34)는 “최근 들어 속이 자주 더부룩하고 체한 듯한 느낌이 들어 내시경 검사를 받아보고 싶지만 검사 자체가 스트레스여서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고 말했다.
비수면내시경은 검사 후 따로 휴식을 취할 필요가 없다. 가장 큰 단점은 ‘고통스럽다’는 것이다. 심기남 이대 목동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과거보다 내시경 호스가 가늘어졌지만 장비가 식도를 통과하면서부터 통증을 느낄 수밖에 없다”며 “대개 구역감, 인후통, 질식감 등이 나타나며 젊을수록 구토반사가 심하다”고 설명했다.
비수면내시경은 약 5분 정도에 이뤄진다. 목으로 넘어가는 것보다 복부로 들어갈 때, 마지막 식도에서 빠져나올 때가 ‘고비’다. 눈물, 콧물, 트림까지 동반된다는 게 일반적인 반응이다. 10명 중 1~2명만 ‘괜찮았다’는 반응이고 나머지는 ‘사람이 할 짓이 못된다’며 손사래를 친다. 하지만 마취제를 쓰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워한다면 고려할 만한 방법이다.
수면내시경은 피검자에게 프로포폴 등 수면마취제를 투여한 뒤 의식을 몽롱하게 만들어 검사를 진행한다. 의식이 아예 없는 게 아니어서 대화도 가능하지만 마취효과로 그 내용은 기억하지 못한다. 의식이 정상으로 돌아오는 데 1시간 남짓 걸려 검사 후 60분 이상 잠을 자더라도 몽롱하기 십상이다. 당일 중요한 스케줄은 잡지 말고, 운전은 금물이다.
심 교수는 “수면내시경은 환자가 편안한 상태에서 이뤄져 구역질이나 트림이 줄고, 의사도 구석구석을 자세하게 볼 수 있어 일반 내시경검사보다 정확한 관찰이 가능한 게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수면마취로 ‘영원히 깨어나지 못할까봐’ 고민할 수 있지만 수면제를 적정 용량 투여하고 검사 시 제대로 모니터링하는 병원을 찾으면 문제될 게 없다. 사망 등 수면내시경 사고는 대개 프로포폴이 과다 투여되면서 수면이 깊어지고, 호흡이 정지되면서 나타난다. 홍성진 가톨릭대 여의도성모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는 “수면마취제는 뇌 활동을 억제하기 때문에 과다 투여되면 수면이 깊어져 숨을 쉬지 못하고 최악의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다”며 “평소 코를 심하게 고는 사람들은 수면마취에 앞서 전문의와 충분히 상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미 10여년 전 미국 소화기학회는 대규모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올바로 관리된 수면내시경은 매우 안전하고 오히려 비수면내시경보다 병변의 발견율을 높다고 결론지었다. 비수면내시경 시 환자의 부적응으로 발생하는 사고를 예방하는 측면도 있다.
어떤 방식의 내시경검사를 받아도 간혹 감염이 일어날 수도 있다. 전 세계적으로 180만 시술 당 1건으로 매우 드문 현상이며 소화기내시경학회에서 정하는 소독 지침을 지키고 있다면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