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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에서 보톡스 주름제거? 의협 ‘불법’ 주장
  • 정종호 기자
  • 등록 2016-05-20 18:59:09
  • 수정 2016-05-24 16: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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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치협, 치대 2013년 발행 ‘구강악안면교과서 3판’에 미용시술 내용 담겨 합법 주장

현재 의료법은 ‘치과의사는 치과 의료와 구강 보건지도를 임무로 한다’라고만 규정, 구체적으로 어떤 행위가 치과 의료에 해당하는지 명확하지 않은 상황이다.

치과의사의 미용 보톡스 치료가 ‘무면허 불법의료행위’라는 의료계의 공격이 매섭다. 치과의사 정모 씨는 2011년 10월 환자의 눈가와 미간 주름을 치료하기 위해 두 차례 보톡스 시술을 했다가 ‘치과의사의 면허 범위를 넘었다’는 이유로 검찰에 기소됐다. 1심·2심에서 치과의사의 보톡스 시술은 의료법 위반이란 판결이 나와 정 씨에게 벌금 100만원과 선고유예가 내려졌다.

이에 지난 19일 대법원은 치과의사 및 의사 이익단체가 참여한 가운데 ‘치과의사의 미용 목적 보톡스 시술 합법성 여부’에 대한 공개변론을 가졌다.
쟁점은 치과의사가 미용 목적으로 환자의 눈가와 미간 부위에 보톡스를 주입한 행위가 의료법에 정한 ‘치과의사의 면허 범위’에 해당하는지의 여부다. 현재 의료법은 ‘치과의사는 치과 의료와 구강 보건지도를 임무로 한다’라고만 규정, 구체적으로 어떤 행위가 치과 의료에 해당하는지 명확하지 않은 상황이다.

검사 측 참고인으로는 강훈 가톨릭대 성바오로병원 피부과 교수, 변호인 참고인으로는 이부규 서울아산병원 구강안면외과 교수가 나와 공방을 벌였다. 이를 둘러싸고 양측 의료단체는 보도자료 등을 통해 공방전에 가세했다.

대한치과의사협회는 ‘구강악안면 치과의사’는 구강 종양수술과 양약수술을 시행하고, ‘구강악안면’이란 단어는 안면부 전체를 의미하므로 치과의사가 눈가, 미간에 보톡스 시술을 하는 것은 합법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한의사협회는 “외국의 구강악안면외과가 순수한 치과의 전문과목이 아니라 의학의 한 분야인 악안면외과와 치학의 한 분야인 구강외과가 융합된 전문과목이 새로 만들어진 것인 반면 국내 구강악안면외과는 순수한 치과의 영역인 구강외과가 단순히 이름만 구강악안면외과로 바뀐 것으로 의학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

영국 등 대부분 유럽국가와 미국 유수의 대학의 경우 치과의사가 보톡스 시술을 하려면 의사면허와 치과의사면허를 2중 취득하는 것은 물론 의학 수련과정도 반드시 거치도록 하고 있는 만큼 치과의사의 보톡스 시술은 명확한 무면허의료행위로 불법이라는 게 의협의 주장이다.

의협은 “국내의 경우 외국과 달리 수련과정이 3년으로 짧고 치과에서만 교육·수련 받는 문제가 있다는 것을 직시해야 한다”며 “1959년에 ‘대한구강외과학회’로 설립된 학회를 치과의사단체에서 진료영역을 넓히기 위해 1984년에 ‘대학구강악안면학회’로 바꾼 것이며 구강악안면 치과전문의가 배출된 것은 겨우 9년 남짓”이라고 지적했다.

?영국은 구강악안면외과가 일반외과·정형외과 등과 함께 의학의 전문분야에 포함돼 있고, 독일은 내과·신경외과·신경과 등과 동일하게 의학의 한 전문분야로 수련을 진행한다. 미국은 6년의 수련과정을 거친 뒤 외과, 마취과, 내과 등 주요과목에 대한 교육과 수련을 필수적으로 의과대학에서 이행해야만 구강악안면외과의사가 될 수 있다.

의협은 “구강악안면외과의 치료영역은 얼굴 전반부가 아닌 치아와 턱에 해당하는 부위만을 의미하는 게 통상적인 의학용어의 사례에 부합한다”며 “‘악안면’을 ‘안면 전체’로 확대 해석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덧붙였다.

2014년 1월 독일 최고사법기관인 연방행정법원이 내린 판례를 들기도 했다. 연방행정법원은 얼굴의 주름살 제거를 한 치과의사에게 “치과의사는 치아, 입, 턱 부위를 치료할 권한이 있을 뿐 주름살 제거를 위해서는 그 방법이 무엇이든 의사면허가 필요하다”며 “얼굴 주름 치료는 치과의사의 면허범위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결한 바 있다.

치과의사단체가 치과의사의 미용 보톡스 시술이 가능하다고 주장하는 또다른 근거는 2013년에 발간된 ‘구강악안면교과서 3판’에 포함된 미용시술 내용이다. 하지만 의협은 단순히 교과서에 포함된 내용을 교육을 받았다고 치과의사가 보톡스 시술을 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은 의료전문가로서 무책임한 발상이라고 강조했다.

또 해당 교과서 2011년 2판까지는 미용시술에 대한 기술이 전혀 없다가 3년도 채 안된 2013년 3판에 미용시술 내용을 포함시킨 것을 근거로 치과의사가 미용목적의 보톡스 시술을 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격이라고 비판했다.

실제로 보톡스 시술은 경험이 부족한 의사를 만나는 등 잘못하면 부작용을 겪을 우려가 높다. 임이석 테마피부과 원장은 “보톡스는 주사 한번으로 이뤄지나 만만하게 봐서는 안 되는 시술”이라며 “자칫 윗눈꺼풀을 올리는 근육의 힘이 약해져 아래로 처지는 안검하수, 안면마비, 부종, 염증 등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미간이나 입 주변에 상당량의 보톡스가 들어가면 목근육을 마비시키거나 폐렴을 유발할 수 있어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종합적인 판단 아래 주사해야 한다”며 “안면근육은 표정근육 등으로 다양하게 이뤄져 치과처럼 단순히 턱근육만 생각해 시술하는 것은 무리가 따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저질환이나 알레르기, 과거 시술 이력, 복용 중인 약물 등을 미리 의사에게 말해야 하고 이를 토대로 케어할 수 있는 경험이 풍부한 의사에게 시술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의협은 치과의 대표적인 시술인 ‘임플란트’를 들며 의과와 치과가 각자의 전문 분야에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주현 대한의사협회 대변인은 “의과와 치과 각각의 분야는 고도로 전문화된 영역으로 해당 분야의 전문성을 십분 발휘할 때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보호하고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얻을 수 있다”며 “임플란트의 효시는 정형외과 의사이지만 고유의 면허와 업무범위 내에서 역량을 발휘해야 하는 만큼 정형외과의사가 임플란트 시술을 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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