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스한 봄바람을 타고 캠핑을 즐기는 사람이 늘고 있다. 캠핑장에서 가족이나 친구들과 서로 힘을 모아 만든 요리는 캠핑의 진정한 묘미 중 하나다. 과거에는 모닥불이나 숯에 불을 피워 고기, 해산물 등을 구워 먹는 게 주를 이뤘지만 최근에는 집에서도 만들기 어려운 음식을 캠핑장에서 뚝딱 해내는 마니아들도 많다.
캠핑요리는 집에서 하는 것과 다르다. 캠핑장의 취사시설을 대부분 열악하기 때문에 만드는 사람의 창의성이 중요하다. 그렇다고 무리하게 여러 재료를 가져가 사용했다간 이도저도 아닌 음식이 탄생하기 쉽다. 초보 캠퍼라면 더욱이 처음부터 욕심을 부려봐야 허사가 되기 쉽다. 미리 대형마트 등에서 반조리식품을 구입하거나 캠핑지 주변 맛집에서 조달한 포장요리를 이용하는 게 오히려 맛있는 캠핑요리를 만드는 팁이 될 수 있다.
캠핑요리는 단순해야 한다. 음식의 맛을 결정적으로 좌우하는 게 아니라면 거추장스러운 과정을 생략하고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레시피가 단순해지려면 재료가 중요하다. 불필요한 양념은 과감하게 빼고 메인요리 가짓수를 한두 가지로 압축해 집중하는 게 좋다.
캠핑 초보가 저지르기 쉬운 실수 중 하나가 막대한 장비 구비다. 잔뜩 조리도구를 챙겨 가봐야 짐만 되기 십상이다. 전문가들은 반드시 조리도구를 챙겨야 한다면 약간 오목한 프라이팬 하나면 충분하다고 조언한다. 볶음, 튀김, 찌개, 국 등 다양한 요리를 만들 수 있는 만능 도구이기 때문이다. 뚜껑을 덮으면 오븐으로 요리하는 효과까지 얻을 수 있다.
김성중 캠핑요리 전문가는 “초보 캠퍼들이 요리할 때 고민하는 것 중 하나가 캠핑장에서 불을 피우는 일”이라며 “최근에는 캠핑용 숯이 나와있어 누구나 쉽게 불을 붙이면 있으며, 시중에 판매하는 기름기 많은 과자(나초 등)를 쏘시개로 이용하는 것도 불을 쉽게 피우는 꿀팁 중 하나”라고 밝혔다. “흔히 주방에서 사용하는 비닐장갑은 훌륭한 양념통이 된다”며 “손가락 하나마다 양념을 따로 넣고 필요할 때 잘라 활용하면 편하다”고 덧붙였다.
양파, 감자 등 채소는 미리 씻어 조리한 상태로 가져가는 게 좋다. 쌀도 씻어서 말려두면 캠핑장에서 물만 부어 바로 밥을 지을 수 있다. 소금, 설탕, 고춧가루, 깨소금 등 양념을 한 곳에 담을 수 있는 용기를 이용하는 것도 캠핑요리의 팁 중 하나다.
요리 후 뒷처리도 중요하다. 급수시설이 마련돼 있는 곳이라면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지만 그렇지 않다면 고춧가루와 기름을 최소로 사용하는 음식으로 식단을 짜야 한다. 종이호일을 이용하는 것도 좋다. 그릇에 종이호일을 깔고 그 위에 음식을 놓으면 따로 설거지가 필요없다.
독특한 캠핑요리를 즐기고 싶다면 허브류를 사용하면 된다. 박하향 오레가노와 소금을 섞어 고기에 뿌리면 고기잡내도 사라지며 고기 본연의 맛을 살릴 수 있다. 여행지 주변의 신선한 특산물을 구입해 요리에 활용하면 특별한 조리법을 쓰지 않더라도 훌륭한 요리가 완성된다.
건강한 캠핑요리를 원한다면 기름은 적고 담백한 재료를 챙겨야 한다. 육류는 삼겹살보다 기름기가 적은 목살이나 뒷다리살이 적절하다. 포화지방과 콜레스테롤 함량이 낮고 숯불에 구워도 잘 타지 않는다. 새우, 오징어, 생선, 버섯, 양파, 가지 등 구울 수 있는 채소나 해산물을 준비하는 것도 좋다. 열량이 거의 없는 곤약은 다이어트 캠핑요리로 안성맞춤이다. 묵처럼 부쳐 먹거나 비빔국수, 잔치국수 등에 넣어 조리하면 과다 열량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꼬치요리는 과식을 막을 수 있는 캠핑요리다. 고기 1개에 채소와 버섯을 2~3개씩 번갈아 끼워 고기 섭취량을 줄이고, 자신의 식사량에 맞는 꼬치 개수를 설정하는 것만으로 식사량 조절에 도움이 된다. 밥을 먹어도 좋지만 밥 대신 고구마, 감자, 옥수수 등을 준비해 구워 먹어도 영양과 다이어트에 그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