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뚝배기나 가마솥 음식이 맛있는 건 열전도율 덕분
  • 정종우 기자
  • 등록 2016-03-16 12:04:34
  • 수정 2020-09-13 19:3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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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마솥뚜껑, 내부압력 높여 밥맛 살려줘 … 세제 과용하면 뚝배기 속 흡수 우려
뚝배기에 생긴 미세구멍은 공기 순환을 유도해 음식의 발효를 돕는 한편 음식의 부패를 억제한다.
뚝배기나 가마솥으로 조리한 음식이 다른 용기에 담긴 것보다 맛있게 느껴지는 경험은 누구나 갖고 있다. 뚝배기와 가마솥은 겉으로 투박하게 생겼지만 바이오세라믹 등 신소재로 만든 어떤 그릇 못잖게 과학적인 원리가 담겨져 있다.

뚝배기나 가마솥은 삼국시대 이전부터 사용된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만들어진 고분에서 토기로 만든 솥이 출토됐으며, 벽화에서도 솥의 그림이 발견됐다. 흙이 아닌 놋쇠나 구리로 만든 솥은 고려시대 이후 개발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뚝배기는 1000도 이상의 고온에서 천연 광물이 다량 함유된 흙을 구워 만든다. 내열성과 보온성이 우수하고 열을 균일하게 전달해 재료 고유의 맛과 영양을 제대로 살린다. 자기 그릇에서 풍부하게 나오는 원적외선은 국물을 구성하고 있는 각 성분 분자의 진동과 합쳐서 공명(共鳴)하고, 나아가 공진(共振)운동을 일으킨다. 이같은 이유로 찌개나 전골 등 온도 유지가 필요하거나 진한 국물이 생명인 음식 조리에 뚝배기가 적합하다.

제조과정에서 뚝배기를 고온에서 구우면 그릇 내부에 있던 결정수가 증발되면서 속에 미세구멍이 생기게 된다. 사람 눈으로 보이지 않지만 주사전자현미경을 이용하면 관찰할 수 있다. 미세구멍의 크기는 1~100㎛으로 다양하다. 잿물 유약을 바른 뚝배기보다 바르지 않은 게 미세구멍이 더 많다.

미세구멍 덕분에 뚝배기 속 공기와 외부 공기가 순환된다. 이같은 통기성은 음식 발효를 돕고 된장 등 양념류나 음식의 부패를 억제한다. 물이나 음식에 포함된 각종 오염물질을 흡수하는 기능도 갖는다.

한국 전통음식은 대체로 염분이 많고 다양한 첨가물이 들어간다. 금속으로 만든 그릇은 이 과정에서 금속의 부식이나 산화로 인해 인체에 해로운 물질을 만들 수 있다. 하지만 뚝배기는 부식과 산화에서 안전하다.

가마솥밥이 맛있는 이유는 솥뚜껑의 역할이 크다. 무게가 무거운 솥뚜껑은 온도변화가 서서히 일어나도록 도우며 높은 온도를 유지시켜 맛있는 밥을 만들어준다. 물의 끓는점이 올라가 밥이 100도 이상에서 지어져 낮은 온도에서보다 잘 익게 된다.

국립중앙과학관 과학기술사연구팀이 연구한 자료에 따르면 무쇠 가마솥으로 만든 밥은 일반 밥솥으로 지은 것에 비해 색깔, 윤기, 냄새, 찰기, 끈기 등이 더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밥의 질은 뚜껑 무게가 솥의 3분의 1 정도일 때 가장 좋았다. 이를 통해 연구팀은 무쇠솥 뚜껑이 솥 안의 공기와 수증기가 빠져나오는 것을 막고 내부압력을 높여 고온 상태를 꾸준히 유지시켜 밥맛을 좋게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윤용현 국립중앙과학관 연구관은 “가마솥은 밑바닥이 둥그러워 열이 입체적으로 전해진다”며 “대부분 가마솥은 불에 먼저 닿는 부분이 두껍고 가장자리는 얇아 열을 고르게 전달시키며 열전도율이 매우 좋다”고 밝혔다.

이같은 가마솥의 원리를 응용한 게 시중에 나온 통가열식 전기압력밥솥이다. 과거에는 밑 부분에만 열판이 깔렸다면 최근에는 전기코일을 솥 주위에 감아 열을 고르게 전달한다. 바닥 전체가 골고루 열을 받는 가마솥과 비슷한 원리인 것이다.

뚝배기나 가마솥을 깨끗히 하려고 세제를 많이 사용하면 오히려 그릇 내벽에 세제가 흡수돼 독이 될 수 있다. 수세미로 박박 닦으면 그릇이 흠이 나 전도성이 떨어지게 된다. 따라서 적정량의 세제를 사용하고 미리 뚝배기에 물을 담가 찌꺼기를 불린 다음 살살 닦아내는 게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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