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초는 ‘신의 준 선물’이라 불릴 만큼 제대로 만들어 먹으면 건강에 도움이 된다. 한방에서는 과거 어혈과 독을 풀어주기 위해 식초를 약으로 처방하기도 했다. 시큼한 맛이 강한 식초는 그냥 마시기 힘들다. 따라서 최근에는 콩이나 마늘에 담가 먹는 초콩과 초마늘이 관심을 받고 있다. 쉽게 재료를 구할 수 있고 만드는 법도 간단해 평소 건강을 지키려는 사람들 사이에서 인기다.
식초는 성질이 따뜻해 몸속의 기운 순환을 도와준다. 육체노동이나 정신노동으로 인해 쌓인 피로물질인 젖산을 분해시켜 피로회복에 효과적이다. 몸 속에 생긴 딱딱한 것을 없애주는 효능을 가졌다 알려져 항암효과를 지녔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아직 명확한 연구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오랜 발효과정이 필요한 전통식초는 일제 강점기 ‘자가 주류제조 금지법’으로 인해 제조법이 단절되는 아픔을 겪었다. 해방 이후에도 일제에 의해 시작된 주세법이 유지되면서 전통식초는 민속주와 마찬가지로 쇠락하며 점차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혀졌다. 그 자리를 대신해 한국인의 입맛을 점령한 게 공장에서 생산한 식초다.
어떤 식초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맛과 효능이 달라진다. 초산균, 유기산균 등 유익한 균이 풍부한 천연 발효식초를 사용하는 게 가장 좋지만 시중에 판매하는 식초를 사용해도 큰 무리는 없다. 일반 발효식초는 위생을 이유로 대개 살균 처리돼 출시된다. 이 과정에서 초산이 대부분 사라져 식초 섭취를 통해 얻을 수 있는 효과는 줄지만 초콩과 초마늘을 만드는 데는 좋다.
대부분 식품은 날로 먹어야 함유된 영양분을 100% 섭취할 수 있어 추천되지만 콩은 사정이 다르다. 콩을 날로 먹으면 맛이 비린 데다 일반 사람은 설사를 하기 쉽다. 이때 어울리는 게 식초다. 콩과 식초가 만나면 상승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둘 다 피를 맑게 하는 작용을 해 피가 골고루 순환되고 머리가 맑아진다. 식초는 위액 분비를 촉진해 콩 단백질의 소화를 돕는다. 초콩에는 필수 아미노산이 풍부하다. 체내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동맥경화를 예방하며 군살이 찌는 걸 막는다.
김달래 한의원 원장(전 경희대 한의대 교수)는 “초콩은 두부와 함께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는 음식으로 꼽힌다”며 “단백질이 풍부하고 한달 이상 꾸준히 섭취하면 혈당 및 대사증후군 발병 위험이 줄어드는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수입되는 콩의 90% 이상이 유전자변형이 이뤄진 것인데 되도록 초콩에는 국내에서 생산된 유기농 콩을 이용하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초콩을 만들려면 먼저 단단한 약콩과 식초를 1대 3 비율로 준비해야 한다. 물로 씻은 콩이 수분을 흡수하지 않도록 물기를 완전히 뺀 뒤 투명 용기에 70% 담고 식초를 채우면 완성된다. 햇빛이 닿지 않는 곳이나 냉장고에 넣어 3~4일 가량 두고 콩이 부풀어오르면 식초를 더 붓고 이틀 정도 더 보관하면 된다. 이 과정을 2~3번 반복하고 끼니마다 7~8알식 먹으면 초콩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식초냄새나 콩 비린내가 역해 먹기 힘들다면 콩을 살짝 볶은 재료를 이용하거나 식초와 꿀을 첨가하면 먹기 좋은 초콩을 맛볼 수 있다.
마늘은 식초와 만나면 특유의 독한 향이 사라진다. 생마늘은 맵기만 하고 맛이 없는 반면 초마늘은 시큼하지만 맛이 괜찮다. 초마늘은 과거 궁녀들이 체중 감량을 위해 먹었던 음식 중 하나다. 그들 사이에선 초마늘을 먹으면 허리가 개미허리처럼 가늘어진다는 이야기가 돌았다. 궁녀들은 아침과 저녁 식사 후 초마늘 2~3쪽을 섭취했다.
초콩과 초마늘로 다이어트하려면 식단 조절은 필수다. 평소와 같이 음식을 먹고 다이어트 효과를 기대한다면 욕심이다. 식단 조절과 함께 초마늘과 초콩을 먹고 운동까지 더한다면 원하는 수준의 몸매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마늘은 체내 원활한 혈액순환을 돕고 노화를 방지하는 데 효과가 있다. 장의 숙변을 제거해 변비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평소 몸이 차가워 냉증으로 고생한다면 초마늘을 먹으면 효과를 볼 수 있다. 남성의 경우 정력 강화, 여성은 신경통 완화에 좋다.
초콩과 초마늘 외에도 달걀을 이용한 초란도 관심을 받고 있다. 초란에 풍부한 칼슘은 골다공증과 관절염 예방에 효과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