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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식사 대용식 ‘시리얼’의 위기 … 건강식 등장·대장균 파동 원인
  • 정종우 기자
  • 등록 2016-02-25 19:23:16
  • 수정 2016-02-28 15:3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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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억대 시장 무너져 … 미네랄·식이섬유 강화한 통곡물 신제품 출시로 돌파구

대표적인 아침식사 대용식인 시리얼이 위기를 맞고 있다.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시리얼 대신 요거트나 오트밀을 선택하는 소비자들이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출생률이 낮아지면서 주 소비층인 젊은 연령대의 수요가 줄어든 것도 이유로 꼽힌다. 시리얼 제조업체는 건강한 식재료를 이용한 제품을 내놓고 있지만 한번 돌아선 소비자들의 마음을 돌리기는 어려워 보인다.

시장조사기관 닐슨코리아가 최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2012년 약 2622억원 규모에 이르렀던 국내 시리얼 시장은 2013년 약 2406억원, 2014년 약 2184억원으로 해마다 10% 이상씩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판매량은 정확하게 집계되지 않았지만 1000억원대에 그칠 것이란 게 업계의 공통된 분석이다.

국내 시리얼 시장이 급격하게 위축된 것은 2014년 불거진 ‘대장균 시리얼’의 영향이 컸다. 당시 검찰은 국내 1위 시리얼 제조회사 동서식품을 대장균이 검출된 시리얼을 재사용했다는 혐의로 기소하면서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2014년 상반기 시장점유율 50%를 기록했지만 사건이 일어난 이후 30%로 뚝 떨어졌다. 게다가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외국 시리얼 제품이 대거 들어오면서 국내 업체들의 입지는 좁아지고 있다.

미국도 사정이 비슷하다. 미국 시리얼 시장은 10년 새 극심한 매출 감소를 겪고 있다. 시장점유율 30%를 차지하는 켈로그의 2013년 매출은 전년 대비 10% 이상 줄었다. 2014년 4분기 2억9300억달러 손실을 입어 적자 전환했다. 이에 켈로그는 2017년 말까지 직원의 7%를 구조조정하고 과잉생산 공장을 폐쇄하는 등 감축 경영에 들어갔다. 이미 미국 조지아주와 노스캐롤라이나주에 위치한 공장은 문을 닫았다.

시리얼은 옥수수, 밀, 쌀 등 곡류를 주원료로 비타민과 무기질을 첨가한 가공식품이다. 필요에 따라 채소, 과일, 견과류 등을 넣어 맛과 향을 증진시킬 수 있다. 로마 신화에 나오는 추수의 신 ‘케레스’(ceres)의 이름에서 유래했다.

시리얼은 19세기 말 활동한 채식운동가 제임스 케일렙 잭슨(James Caleb Jackson)에 의해 처음 만들어졌다. 그는 평소 채식과 물에 강한 치유능력이 있다고 믿었다. 이를 바탕으로 1863년 섬유소가 듬뿍 함유된 통밀가루를 물에 반죽해 굳힌 ‘그래눌라’(granula)를 개발했다. 초창기 그래눌라는 그가 운영하던 요양원에 공급하기 위해 생산됐다. 당시 그라눌라는 밤새 우유에 적셔놓아도 물러지지 않을 정도로 딱딱했지만 새로운 형태의 식품 등장에 사람들은 큰 관심을 보였다. 이후 그는 1877년 시리얼 전문기업 아워홈그래눌라컴퍼니(Our Home Granula Company)를 세웠다.

시리얼의 대중화를 이끈 주역은 존 하비 켈로그(John Harvey Kellogg)다. 그는 제임스 케일렙 잭슨과 마찬자지로 채식주의 신념이 강했다. 그의 머릿 속엔 항상 어떤 음식을 먹어야 소화가 잘 될까라는 생각 뿐이었다. 그는 밀, 오트밀, 옥수수 등을 섞은 ‘그래놀라’(granola)를 선보였다. 그의 동생 윌 키스 켈로그(Will Keith Kellogg)는 뛰어난 마케팅 수완을 발휘해 형이 만든 시리얼을 전국적인 히트상품으로 만들었다. 한국에는 1980년에 진출했다.

일부에서는 시리얼을 매일 아침 밥 대신 먹으면 건강에 좋지 않다고 지적한다. 설탕 함량이 높고 단백질과 필수지방산이 낮아 불균형한 영양섭취를 조장할 수 있다는 논리다. 성장기 아이들은 설탕 함량이 높은 식품을 자주 먹을 경우 단맛에 길들여져 편식 등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시리얼에 함유된 탄수화물은 과다섭취 시 당뇨병, 알레르기질환 등을 유발하는 원인이 된다. 심지어 성격에도 나쁜 영향을 줄 수 있으며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의 발생 요인이 되기도 한다.

김범택 아주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체중을 조절하기 위해 체중 조절용 시리얼을 먹으면 일반 시리얼을 먹을 때보다 단백질은 많이 섭취하지만 체중 감량에 직접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체중 조절용 식품 대부분은 필수 영양소인 탄수화물·단백질·지방·무기질·비타민이 일반적인 식사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게 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이같은 식품을 식사로 대체하면 영양 불균형을 초래하고 과식이나 폭식을 유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우려가 제기되자 각 시리얼 제조기업에서는 건강한 시리얼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근 기업에서 전략 품목으로 내세우고 있는 통곡물 시리얼은 당분이 적고 미네랄과 식이섬유는 풍부하다. 미네랄은 혈압을 낮춰주고, 식이섬유는 식후 혈당이 급격하게 상승하는 것을 막아 준다. 심장병과 당뇨병 예방 및 완화에 도움을 준다. 바삭거리는 시리얼을 씹으면 중추신경이 자극돼 포만감이 빨리 느껴 다이어트에도 좋다.

정진은 안산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논문을 통해 “통밀, 현미 등 통곡(whole grain)이 주재료인 시리얼에 함유된 엽산·마그네슘·칼륨·식이섬유 등은 고혈압 위험을 낮추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아직 한국인은 통곡물 시리얼을 덜 먹는데 건강한 시리얼은 질병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통곡물 시리얼은 대부분 탄수화물로 구성돼 빨리 소화된다. 문제점을 해결하려면 시리얼을 먹을 때 우유, 무지방 요구르트, 두유 등 단백질 음식을 곁들이면 좋다. 단백질은 탄수화물보다 소화가 느려 배부른 상태를 비교적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다. 식사 후에는 약간의 견과류와 과일로 지방과 비타민을 섭취해주면 영향 균형이 잡힌 훌륭한 아침식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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