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천대 길병원이 20일 국민검진센터 건물 7층에 가천유전체의과학연구소를 개소하고 한국인 유전체에 대한 통합 정보기술개발에 나섰다. 연구소는 한국인의 특징적인 유전체 정보를 활용해 질병의 예방·진단·치료를 위한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산업화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하게 된다.
가천유전체의과학연구소 소장은 미국 워싱턴대 의대 유전체연구소장으로 재직 중인 한시훈 교수가 맡았다. 한 교수는 2006년부터 미국 워싱턴대 의대에서 소아과 및 내과 교수, 대사유전과 주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미국 내에서도 700만달러의 펀딩을 받아 유전체 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권위자다. 지난해 2월부터 가천대 길병원 초빙교수로 재직 중이며, 유전체의과학이 국내에 체계적으로 정립될 수 있도록 파이프라인을 구축할 예정이다.
가천대는 앞서 국내 의대 중 최초로 유전체의과학과를 설립하고 현재 5~7명의 교수를 충원하고 있다. 유전체의과학과는 가천유전체의과학연구소와 연계해 교육·연구·산업간 통합환경을 구축한다.
한시훈 교수는 “유전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한국 의학의 미래는 어려움에 직면할 것”이라며 가천대와 길병원이 미래의학를 선도하는 기관으로 자리잡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전체(지놈, Genome)는 유전자(Gene)와 염색체(Chromosome)의 합성어로 한 생물이 갖는 모든 종류의 유전 정보를 통칭한다. 인체에는 약 30억쌍의 염기서열 정보와 1000만개 정도의 특이 돌연변이가 존재한다.
유전체정보에 대한 연구는 암 표적치료 등 맞춤의료의 원천기술 개발로 이어질 수 있다. 유전체의학이 전세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이유다. 연구 분야 중 하나다.
유전체정보가 축적되면서 관련 정보를 분석하는 기술도 획기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이를 통해 질병의 발생 유무·성격·예후 등에 대한 맞춤의료 기술도 한층 업그레이되고 있다. 암 표적치료 등 일부 분야에서는 유전체의학을 이용한 치료가 실용화 단계에 접어들었다.
국내 유전체의학 연구 인프라는 미국 등 선진국에 비해 열악한 상황이다. 특히 유전체를 분석할 수 있는 시설이 제약사 등 상업을 목적으로 한 연구기관을 중심으로 구축돼 대학을 중심으로 연구교육 기반을 조성할 수 기회가 없었다. 이로 인해 유전체의학을 접목한 임상적 적용 사례는 미미하다.
길병원은 연구소 개소를 시작으로 유전체의학 연구에서 2020년까지 글로벌 톱(TOP)5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길여암당뇨연구원은 2008년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국가생물자원정보관리센터와 함께 한국인 유전체 서열을 해석하는 데 성공했다.
이날 열린 개소식에는 이근 길병원장, 정명희 가천의생명융합연구원장, 한시훈 가천유전체의과학연구소장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