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상비의약품 중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리는 한국얀센의 ‘타이레놀’(성분명 아세트아미노펜, acetaminophen)이 언론의 집중포화를 맞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2014년 완제의약품 유통통계집’에 따르면 지난해 안전상비의약품의 총공급액은 199억27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1%(44억8800만원) 급증했다. 이 중 한국얀센의 진통제 ‘타이레놀정500㎎’이 69억6700만원으로 1위를 기록했다. 이는 2013년에 비해 31.9%(16억8400만원) 증가한 액수다.
2011년부터 2015년 6월까지 전문의약품의 부작용 보고는 52만건, 일반의약품은 4만건에 달했다. 이 중 안전상비약은 1023건의 부작용이 보고됐고 타이레놀이 659건으로 가장 많았다.
어린이 타이레놀 현탁액, 어린이용 타이레놀정 80㎎, 타이레놀정 160㎎, 타이레놀정 500㎎ 등이 부작용이 접수된 안전상비약이다.
타이레놀의 대표적인 부작용은 두드러기, 오심, 구토, 어지러움 등이다. 안전상비의약품 중 부작용 1위의 불명예를 안게 된 이 약품은 공교롭게 2013년에도 함량 초과 우려로 어린이용 시럽이 리콜당한 적이 있다.
현재 복지부 고시에는 ‘안전상비의약품은 약사 또는 의사 , 공익대표 등의 의견을 들어 지정 또는 지정을 변경하도록 하고 위해 발생 또는 우려 시에는 지정을 취소할 수 있도록 한다’는 내용이 기재돼 있어 안전상비약 잔존 여부에 대한 논란의 여지가 크다. 현재 편의점 점주에 대한 약사회 4시간 온라인 교육만으로는 실제 상비약을 판매하고 있는 아르바이트생에 대한 약물판매 기본 안전수칙과 부작용 발생 시 행동절차를 교육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
하지만 타이레놀의 논란은 2012년 11월 15일부터 편의점에서 판매되기 이전에도 드러났다. 2011년 국정감사에서 양승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민주당 의원은 당시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06년부터 2011년 7월까지 일반의약품 중 가장 많은 부작용이 보고된 품목은 ‘타이레놀ER서방정’으로 1275건이었다고 밝혔다. 약국에서도 복약지도를 통해 타이레놀의 부적절한 부작용을 막는 노력이 여전히 부실함을 보여주는 것이다.
아세트아미노펜 부작용 중 가장 큰 문제는 과량 복용이다. 특히 음주 후 아세트아미노펜의 복용은 간에 무리를 줄 수 있어 복용이 금지돼 있지만 숙취 등 알코올로 인한 두통에 먹으면 안 된다는 홍보가 미흡한 데다 어린이시럽의 경우 ㎖와 ㎎ 표기가 같이 있어 일부 환아의 부모가 과다 용량을 먹이기도 한다. 어린이 타이레놀 현탁액의 경우 1㎖가 32㎎에 해당하는데 이를 혼동해 과량 섭취하는 경우가 흔하다. 특히 약품설명서를 보고 연령과 체중을 감안한 복용량을 설정해야 하는데 이에 둔감하거나 모르고 지나치는 경우도 적잖다.
서울 서초구의 주부 김모 씨(40)는 “남편이 용량을 제대로 모르고 아이에게 기본 용량보다 6배를 먹여 응급실에 간 적이 있다”며 “의사나 약사들은 당연한 것으로 알겠지만 일반인들이 볼 때는 뚜껑에 달린 컵으로 몇 번 먹이면 된다는 쉬운 표기가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이는 간의 조직과 기능이 성인에 비해 훨씬 떨어져 아세트아미노펜에 의한 간 부작용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그는 이어 “약국에서 살 때 설명을 들었더라도 자주 복용하는 약이 아니라면 쉽게 잊혀지지 않겠느냐”며 “깨알 같은 설명서보다 포장지에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표기하는 게 소비자에겐 더 필요하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