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째 경영위기 설이 돌았던 가톨릭대 여의도성모병원이 서울성모병원과의 통합운영체제를 통해 재도약에 나선다. 여의도성모병원장을 겸직하게 된 승기배 서울성모병원장은 국내 최초로 원내 의료전달체계, 이른바 ‘One Hospital System’을 구축해 의료비 절감 및 의료비스의 질 향상을 이루겠다는 목표다.
서울성모병원은 2009년 개원 후 비약적인 성장을 이뤄왔지만 ‘빅5’로 대표되는 다른 상급종합병원에 비해 병상 수가 적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실제로 이 병원의 병상 수는 1355병상으로 다른 대형병원에 비해 다소 적다. 하지만 여의도성모병원(414병상)과 통합진료체계를 구축하면 병상수가 1769병상으로 늘어 병상 부족에 대한 우려를 종식시킬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병원 측은 서울성모병원은 3차병원으로서 고난도 중증질환, 여의도성모병원은 2차병원으로서 경증질환·호스피스완화의료 등에 집중함으로써 환자 이탈 및 진료 중복을 막고 진료 효율성을 극대화할 계획이다. 승 병원장은 “서울성모병원은 제1분원으로 첨단기능을 바탕으로 한 고난도 중증질환 치료에 주력할 것”이라며 “여의도성모병원은 제2분원으로 모체·태아·신생아 등 출산 전후를 포함하는 주산기질환, 호스피스완화의료센터 등 가톨릭 영성을 구현하는 진료에 집중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두 병원 의료진이 환자를 교차진료하고 필요한 경우 전원하는 원내 의료전달체계도 구축한다. 이는 장기적인 의료시장 패러다임 변화를 고려한 전략의 하나다. 승 병원장은 “국민건강보험 예산 및 환자의료비 절감을 위해 1차의료기관으로의 환자 전원 등 의료전달체계의 활성화가 정부의 당면 과제가 되고 있다”며 “환자와 가족 입장에선 의료비 부담 감소는 반길 일이지만 전원하게 되는 하위 의료기관이 어느 정도의 역량을 보유하고 있는지 판단하기 어렵고, 의료진이 바뀌면서 치료계획의 연속성이 단절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성모병원이 국내 최초로 시도하는 원내 의료전달체계는 이같은 문제에 대한 해답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두 병원 의료진은 유닛(unit) 개념으로 구성돼 필요에 따라 교차진료를 실시한다. 이 시스템은 의료진의 수준을 보장하고 일관된 치료계획에 따라 환자를 치료할 수 있게 돕는다.
진료시스템을 통합 및 연계하면 각 임상과 협진이 수월해지고, 환자는 진료기록 등 검사기록을 별도로 지참할 필요가 없어진다. 처방내역 및 가족력 등 건강정보 전반을 공유할 수 있어 재검사로 인한 환자의 경제적·시간적 부담이 줄 것으로 기대된다.
승 병원장은 “서울성모병원장 취임 당시엔 어려운 의료환경 속에서 변화에 잘 적응해 살아남아야 한다는 마음으로 병원을 경영했다면, 이제는 세계 속의 최고 의료기관으로 거듭나겠다는 마음으로 두 병원 구성원과 함께 병원을 이끌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