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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넘은 도라지는 어설픈 인삼보다 낫다’ … 호흡기질환 치료에 탁월
  • 정종우 기자
  • 등록 2015-09-14 00:20:28
  • 수정 2020-09-14 12:3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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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포닌 함유했지만 인삼과 달라 … 돼지고기·굴과 궁합 안맞아, 소음인은 과다복용 금물
예부터 쌉싸름한 맛과 각종 영양소를 함유한 뿌리채소인 도라지, 더덕 등은 독특하고 상쾌한 향을 가져 입맛을 돋우는 데 제격이다. 섬유질이 풍부해 대장의 불순물을 제거하는 대표적인 해독식품이다.

‘일 인삼, 이 더덕, 삼 도라지’란 말이 있다. 셋 모두 웰빙식품으로 몸에 좋다 알려진 사포닌이 들어 있다. 인삼은 예부터 만병통치약으로 불렸으며 더덕은 독특한 맛과 향을 지녀 다양한 요리의 재료로 쓰인다.

도라지는 선조들이 귀천을 가리지 않고 즐겨 먹은 채소다. 수명은 3년이다. 한 장소에서 3년이 지나면 뿌리썩음병이란 바이러스가 퍼져 괴사한다. 인삼이 6년, 장뇌삼이 12~18년인 것에 비하면 단명하는 셈이다. 이는 도라지가 단기간에 더 많은 영양분을 땅에서 흡수한다는 의미로도 풀이된다. 

도라지는 초롱꽃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이다. 화상모(和尙帽), 명엽채(明葉菜), 도랍기(道拉基) 등으로 칭하며 생약명으로는 길경(桔梗)이라고도 부른다. 한국, 일본, 중국 등 동아시아권에서 흔히 자라며 추운 지방에서 자주 볼 수 있다. 국내에서는 뿌리를 나물이나 약재로 사용한다. 생으로 도라지 뿌리를 먹으면 쌉쌀하지만 씹히는 질감이 좋다. 말리면 쓴맛이 강하게 난다.

도라지는 옛문헌에도 각종 요리법이 소개됐을 정도로 서민들에게 가까운 채소다. ‘산림경제’에서는 양념을 발라 굽는법과 삶은 후 꿀을 섞어 약한 불에 졸인 뒤 말려 먹는 법 등이 소개돼 있다. ‘시의전서’에서는 도라지를 이용한 나물 조리법이 실려 있다. 조선시대 궁중연회 때 도라지가 이용됐고, 도라지로 장을 담갔다는 기록도 있다. 흉년에 구황작물로도 활용됐다.

꽃 색깔에 따라 백도라지, 청도라지, 흑도라지 등으로 나뉜다. 봄과 가을에 캐 생으로 먹거나 나물로 만들어 먹는다. 어린잎과 줄기도 데쳐 먹을 수 있다. 소금을 뿌려서 물에 담가 놓으면 쓴맛이 사라진다.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 보관하는 게 좋다.

도라지의 뿌리에는 사포닌(saponin)이 들어있다. 10년 넘은 도라지는 어설픈 인삼보다 낫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도라지 속 사포닌은 효능이 인정된다. 사포닌은 기관지의 분비기능을 항진시켜 가래를 삭이고 목 아플 때에 효과적이다. 도라지의 사포닌은 용혈작용이 있어서 주사제로는 사용하면 안된다. 경구투여하면 소화기관에서 가수분해돼 응고 및 지혈을 어렵게 하는 용혈작용(적혈구 세포막이 파괴돼 뭉친 피가 터져 녹아내림)이 사라지게 된다. 달여서 먹는 게 가장 안전하고 효과적인 방법이다.

사포닌은 화학적으로 배당체라 부르는 화합물의 일종이다. 도라지, 인삼, 더덕 외에도 콩, 시호, 원지 등 약 750여종의 식물에 함유돼 있다. 사포닌 수용액은 흔들면 비누처럼 거품을 내는 성질을 갖고 있다. 비누를 의미하는 사포(sapo, 비누)에서 사포닌이 유래됐다. 생삼을 씻거나 인삼차를 탈 때 거품이 나는 것은 사포닌 때문이다.

인삼에 풍부하다 알려진 사포닌은 도라지의 것과 다르다. 인삼에 들어 있는 사포닌은 진세노사이드로 불리며 트리테르페노이드계 담마란(dammarane) 계열 사포닌으로 다른 식물에서는 발견되지 않은 독특한 화학구조를 갖고 있다. 도라지의 사포닌은 트리테르페노이드계의 올레아난(oleanane) 계열 사포닌으로 화학 구조가 인삼 사포닌과 다르다. 도라지 등 일반적인 사포닌은 용혈작용이나 어독성(魚毒性)을 가지고 있다. 반면 인삼 사포닌은 이 작용이 거의 일어나지 않다.

사포닌은 종류에 따라 비슷한 작용을 하거나 상반되는 효능을 보이기도 한다. 예컨대 중추신경계를 활성화시키는 작용을 가진 사포닌도 있으며, 반대로 진정시키는 것도 존재한다. 서로 상반되게 작용해도 효과는 상쇄되지 않으면서 필요에 따라 불균형 상태를 개선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한다. 

도라지는 껍질을 벗기지 않은 게 효능이 강하다. 보라색꽃이 핀 도라지가 흰색꽃이 핀 것보다 좋다. 오래된 도라지의 약효가 강하다고 볼 수는 없다. 1~2년 키운 여린 도라지를 나물, 정과, 도라지청 등으로 만들어 먹는 게 효과적이다.

도라지는 폐와 기관지 기능을 강화시켜 기침이나 가래를 치료하는 효능을 갖고 있다. 도라지의 쓴맛 성분은 알칼로이드류와 배당체류로서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기관지평활근을 활성화시켜 염증을 가라앉히고 가래 배출을 원활하게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예부터 한방에서도 급만성 편도선염·기관지염, 화농성 기관지염, 인후염 등에 사용했다. 감초와 함께 사용하는 ‘감길탕’은 더욱 효과적이다. 

혈압과 혈당을 낮춰줘 체중이 많이 나가는 고혈압환자나 당뇨병환자가 먹으면 유익하다. 체내 스테로이드와 갈릭산(galic acid)의 분비를 증강시켜 콜레스테롤 감소를 유도해 고지혈증환자가 먹으면 도움이 된다. 부작용도 거의 없어 큰 걱정없이 복용해도 좋다. 이밖에 여러 연구결과 도라지에는 진정, 진통, 해열, 소염, 항아나필락시스 등의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최근 중국에서 표백제를 듬뿍 넣은 도라지가 국내에서 대량으로 수입되고 있다. 눈에 띄게 희고 깨끗한 중국산 도라지는 의심할 만하다. 돼지고기나 굴과는 궁합이 좋지 않다. 소화력이 약한 소음인 체질에게 과다한 용량의 도라지를 투여하면 소화기능이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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