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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분이면 요리가 끝 … 대세로 떠오른 가정식 대체식품
  • 정종우 기자
  • 등록 2015-09-07 00:05:53
  • 수정 2020-09-14 12:3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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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성진출 활발한 나라일수록 시장규모 커 … 가격보다 품질 우선, 국내 시장규모 1조7000억원 예상
여행을 다니며 자연을 즐기는 캠핑인구 200만시대를 맞으면서 요리도 트렌드에 맞게 진화하고 있다. 예전에는 고기를 구워먹거나 라면을 끓이는 게 캠핑요리의 전부였지만 최근에는 드레싱과 함께 포장된 샐러드 채소나 가정식 대체식품(HMR, Home Meal Replacement) 등이 캠핑족들의 지갑을 열고 있다. 특히 가정식 대체식품은 특별한 조리없이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편의성이 큰 장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반조리식품은 ‘가정음식을 대체할 만한 음식’을 말한다. 핵가족, 싱글족 등 서구화된 라이프스타일이 퍼지면서 재료 손질부터 요리까지 준비된 식품으로 요리를 준비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HMR은 ‘요리가 필요 없는 음식’인 RTE(ready to eat),‘바로 데워서 먹을 수 있는 음식’인 RTH(ready to heat), ‘요리해서 바로 먹을 수 음식’인 RTC(ready to cook)로 나뉜다.

이중 손질된 재료와 양념이 함께 포장돼 구입 후 집에서 바로 요리할 수 있는 RTC 제품이 가장 인기가 많다. 다른 것보다 집에서 직접 요리해 먹는다는 기분이 들고 양념이나 재료를 기호에 맞춰 첨가할 수 있어 주부들 사이에서 인기다. 

성장세에 주목해 식품업체들은 관련 시장을 블루오션으로 판단하고 속속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최근 집에서 간단히 조리할 수 있는 ‘햇반 컵반’을 출시했다. 햇반에 컵밥에 들어가는 반찬이 곁들여져 있다. 이 회사는 즉석밥 업계 1위 제품인 햇반을 앞세워 ‘밥’으로 HMR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서올해 15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겠다는 계획이다. 

대상, 오뚜기 등 식품업체들은 지난해부터 다양한 간편식 제품을 내놓으며 시장에 안착하고 있다. 지난해 4월 ‘청정원 전통 컵국밥’을 내놓은 대상은 제품 출시 첫달 매출 5억원을 달성했다. 지난해 대상의 컵국밥 매출은 약 80억원에 이르며 올해는 100억원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3분 카레’ 등 국내 간편식의 시초 업체인 오뚜기는 다양한 제품군을 보강해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2월에는 찜요리 2종, 파스타 등 신제품을 출시하고 제품 용량도 기존 3~4인용에서 1~2인용을 줄이며 간편식 시장 공략에 적극적이다. 이외에도 아워홈, 풀무원 등 식품기업을 비롯해 대형마트와 편의점 업체들도 PB상품 위주로 간편식 상품을 내놓고 있다. 

HMR 시장이 발달된 나라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먼저 소득수준이 높고 여성의 사회진출이 활발하다. 영국, 프랑스, 미국, 일본 등 상대적으로 경제력이 높은 나라들은 소득 증가에 따라 여성의 교육 기회가 넓어지고 고학력 여성의 일자리가 많아졌다. 이같은 이유로 여성들이 주부로서 식사 준비에 대한 역할은 점점 줄었고, 자연스럽게 HMR이 발달했다. 저소득 국가들이 모인 동남아지역에도 태국, 베트남 등 신흥개발국을 중심으로 관련 시장이 커지고 있다. 이들 나라는 모계 전통이 강해 여성의 사회적 활동이나 경제행위에 대한 성차별이 비교적 적다. 따라서 여성들의 사회진출이 많아 식사를 사먹는 문화가 일반화됐다.

두번째는 가전제품의 보급률이 높다. 대부분 HMR은 보관을 위해 냉장고나 냉동고가 필요하다. 빠르게 조리하기 위해서는 전자렌지가 요구된다. 이런 특성 때문에 가전제품 보급률이 높은 나라일수록 HMR이 빠르게 확산되기 마련이다. 실제로 미국 가정에서는 대부분 냉동고를 갖추고 있다. 냉동식품을 대량으로 보관하다가 먹고 싶을 때 해동시켜 먹는 게 보편적이다. 한국도 가전제품의 보급률이 높아 반조리식품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높다. 이미 시장 확대를 위한 물리적 기반은 형성돼 있다.

세번째는 식품제조 기업의 기술력이 상당하다. HMR은 가정 식사를 대신하기 때문에 첨가물을 최대한 배제하고 신선함과 안전함을 유지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유통기한을 늘리는 기술이 필요하다. 한국은 선진국에 비해 제조 인프라와 기술적 노하우가 빈약하다. 특히 유통기한을 연장하는 기술이 뒤떨어진다. 일본의 반조리식품 시장이 급성장하는 이유 중 하나가 기술력 향상이다. 태국도 HMR의 품질과 생산시설 능력이 선진국에 버금갈 정도로 발전해 있다. 태국의 CPF는 대표적인 아시아 식품회사로 널리 알려져 있다. 

국내 식품 브랜드들은 주로 미국·유럽·캐나다의 시장을 보며 HMR 제품을 개발했다. 특히 영국은 유럽에서 HMR 시장이 가장 발달한 나라다. 직업을 가진 여성이 많고 외식비용이 높아 집에서 간단하면서도 저렴하게 요리할 수 있는 상품이 필요한 소비자가 많다. 사이드 메뉴, 메인, 디저트, 와인 등 코스를 짜 판매하기도 한다. 제품 패키지에는 오븐의 온도, 시간 등 정확한 요리법과 세팅을 위한 플레이팅법까지 친절하게 알려준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1인 가구의 소비지출은 2010년 약 60조원에서 2020년 약 120조원으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1인 가구의 소비지출 규모가 전체 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0년 약 11.1%에서 2020년 약 15.9%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지출 항목의 경우 4인 가구 이상은 교육비 지출 비중이 크지만 1인 가구는 음식·숙박 항목이 높은 비율을 차지한다. 이같은 추세를 반영해 국내 HMR 시장 규모는 2009년 약 7170억원에서 지난해 1조7000억원으로 성장했으며 올해에는 지난해보다 15~20%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최근 1주일 내 HMR을 자주 이용한다는 응답에 약 39%가 그렇다고 대답했다. 기혼(33%)보다 미혼(63%)이, 고연령(60세 이상 23%)보다 저연령(20대 64%)이 애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별로는 남성(46%)이 여성(35%)보다 반조리식품을 자주 먹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갤럽은 “50대 이상 장년층에서는 남성이 여성보다 파는 반찬이나 HMR을 많이 애용했지만 40대 이하에서는 남녀 이용률 차이가 크지 않았다”며 “젊은 세대일수록 요리 솜씨와는 관계없이 편의성을 우선시했으며, HMR 수요가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HMR 시장은 가격보다 품질이 우선시된다. 영국의 대형마트에서는 ‘어린이 메뉴’(kids meal)’, ‘건강식’(healthy meal) 등 별도의 코너를 마련할 만큼 맞춤식이 발달했다. 어린이 메뉴의 경우 인공감미료, 착향, 착색 등을 절대 넣지 않는다. 건강식 코너에서는 저칼로리 메뉴와 글루텐 프리, 저염식, 채식주의자 식품 등 특별식을 맛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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