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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천시 흉물된 우정병원 … 이해 당사자 다툼에 주민들만 몸살
  • 박정환 기자
  • 등록 2015-05-18 01:26:24
  • 수정 2020-09-14 13:0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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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500병상 규모 설립 추진, 1997년 시공사 부도로 공사 중단 … 과천시·거붕의료재단 등 소유권 다툼
과천시 갈현동에 18년째 흉물스럽게 방치되고 있는 우정병원18년째 흉물스럽게 방치돼왔던 과천 우정병원의 재건립이 이해 당사자들간 의견다툼으로 지지부진한 상태에 빠졌다. 세월호 사건 후 검찰 수사과정에서 변사체로 발견된 구원파 대부 유병언 씨가 설립을 추진했던 이 병원은 과천 시민들의 애물단지가 된지 오래다. 으스스한 외관에 세월호 사건 및 유 씨의 사망 등 사건사고가 겹치면서 전보다 더 음산한 기분이 들게 하고 있다.

현재 9118㎡에 달하는 병원 부지는 1982년 도시계획에 따라 의료용지로 결정됐으며, 1991년  유 씨가 설립 인가를 받아 공사에 들어갔다.
당시 유 씨는 “노인들이 천국처럼 살 수 있는 병원을 짓겠다”며 구원파 신도 및 금융기관에서 공사비 700억원을 포함한 총 1000억원 상당의 자금을 끌어들였다. 지하 5층, 지상 12층, 500병상 규모로 개원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웠지만 1997년 시공을 맡았던 세모그룹이 부도 처리되면서 공사가 전면 중단됐다.

당시 공정률은 70% 정도로, 건물 외관만 만들어진 상태다. 이후 우정병원은 거붕의료재단, 한솔스포렉스, 상원에이케이피(AKP) 등 여러 기관으로 소유권이 넘어갔지만 공사에 진척은 없었다.
거붕은 공사가 중지된 이후 정상화를 위한 대안을 모색해 왔지만 자금난을 해결하지 못해 2003년 소유권을 한솔스포렉스로 넘겼다. 하지만 이 회사도 병원 정상화에 실패했다.

이후 재단은 자금난 등으로 건물과 토지에 대한 소유권을 320억원에 상원AKP에 넘겼다. 하지만 상원AKP는 계약 체결 이후 자금난에 직면하면서 공사 재개는 커녕 소유권 이전에 따른 중도금 및 잔금도 납부치 못했다.
이에 재단은 2008년 대법원에 우정병원 건물에 대한 건축주 명의변경절차이행청구소송을 제기, 올초 건축주 명의를 상원AKP에서 거붕의료재단으로 변경할 것을 명하는 확정판결을 받았다. 
현재 병원 건물에 대한 소유권은 거붕의료재단, 토지 소유권은 다른 부동산 신탁회사가 보유하고 있다.

공사 중단 이후 우정병원 건립으로 인한 부채는 629억원에 달한 상태다. 또 공사를 재개할 경우 완공에 12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돼 자금 조달이 여의치 않은 상태다. 과천시 관계자는 “우정병원은 그동안 소유권이 이전되면서 금융 부채가 엄청나게 늘어 정상화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며 “의료재단과 일부에서는 용도변경을 요구하고 있지만 특혜 등을 이유로 용도변경을 불허하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철거도 쉽지 않다. 정밀 안전진단 비용만 2억원, 철거 비용은 2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최근엔 이 곳에서 청소년 범죄가 빈번하게 발생해 과천 시민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 지역 정치인들도 선거철이면 매번 우정병원 문제 해결을 공약으로 내걸었지만 특별한 변화는 없다. 이 지역 시민 A 씨는 “주택가 바로 인근에 공사가 중지된 건물이 16년 동안 흉물로 방치돼 있다”며 “병원 정상화가 어려우면 건축허가를 취소하고 건물을 철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과천 지역민의 의료 접근성이 열악한 점을 감안할 때 기존 병원계에서 우정병원을 인수, 정상화 시키는게 이상적이지만 소유권 등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 병원계 인사는 “입지조건만 보면 괜찮은 조건이지만 1000억원이 넘는 비용과 각종 세금 체납, 채무 등의 문제 때문에 직접 인수는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홍천 과천시의회 의원은 “과천과 가까운 안양엔 한림대 성심병원, 서울 남부지역엔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삼성서울병원, 분당엔 분당서울대병원 등이 자리잡고 있어 우정병원을 정상화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차라리 노인전문병원이나 치매 전문병원 등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시가 직접 운영하는 공공병원 설립에도 부정적인 의견이 많다. 과천시 관계자는 “교통시설이 잘 발달한 과천은 인근 지역으로 이동이 쉬워 딱히 의료취약지라고 부를 만한 이유가 없다”며 “원래 계획대로 종합병원으로 개원하면 좋겠지만 한해 수억원씩 적자가 날 게 불 보듯 뻔해 투자가 꺼려지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과천 지역 시민단체 관계자는 “과천시는 경기도내 다른 지역보다 소득이나 의료시설에 대한 욕구가 매우 높지만 400병상 이상 의료기관이나 인구 대비 의료 종사자 수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특히 제대로 된 응급시설이 없는 것은 주민 건강에 치명적인 문제가 된다”고 우려했다. 이어 “현재 과천에서 응급실을 갖춘 적정 규모의 병원이 들어올 수 있는 부지는 현재 우정병원 자리뿐”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병원 시설에 대한 안전검사 결과가 긍정적으로 나오면서 병원 정상화 노력이 탄력을 받게 됐다. 과천시는 지난달 29일 우정병원 건물의 안전상태를 전문기관에 의뢰해 점검한 결과 안전에는 이상이 없음을 의미하는 C등급을 받았다고 밝혔다.
안전진단 결과 부재단면 시공 및 콘크리트 압축강도, 철근 및 구조체 강도 등 건물 상태가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일부 철근부식 등의 결함이 관찰돼 내구성 저하방지 차원에서 보수가 필요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권태균 과천시 건축팀장은 “건축주와 토지주가 종전과 달리 강한 해결 의지를 보이고 있다”며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바라는 과천시민의 오랜 숙원을 해결하기 위해 모두가 ‘윈윈’하는 합리적인 방안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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