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쁜 싱글족 늘며 직접 식품 골라 보내주는 서브스크립션 서비스 인기 … 반찬, 커피, 이유식까지
한동안 ‘○○박스’ 등 화장품 서브스크립션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매달 잡지를 구독하듯 1개월마다 일정 금액을 지불하면 그 달의 ‘핫한’ 신상 화장품과 샘플을 한 박스에 받아볼 수 있는 서비스는 여심을 사로잡기 충분했다.
서브스크립션 커머스는 ‘정기구독’을 뜻하는 서브스크립션(Subscription)과 ‘상업’을 뜻하는 커머스(Commerce)의 합성어로, 소비자가 정기적으로 서비스업체에 돈을 지급하면 해당 업체가 상품을 알아서 선정해 정기적으로 배달해주는 것을 말한다. 유료 회원으로 등록해 화장품이나 식품 등을 일정 기간마다 집에서 배달 받아보는 신개념 유통 서비스다.
사실 서브스크립션 커머스는 우유배달이나 신문배달 등의 형태로 아주 오래전부터 시작됐다. 근래 정착된 서브스크립션 커머스는 2010년 하버드대 MBA 출신 케이샤 보샴과 헤일리 바나가 ‘버치박스’(birchbox.com)를 최초로 선보이며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뷰티쪽 서브스크립션은 한풀 꺾였지만 오히려 생활 면에서는 틈새시장을 노린 아이템이 뜨고 있다.
상품이 다양해지면서 소비자의 선택의 폭은 넓어지고, 어떤 제품을 사야 하나 갈팡질팡하는 소비자들에게 알아서 골라주는 편리한 서비스가 각광받기 시작했다.
이 같은 장점 덕분에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서브스크립션커머스는 소셜커머스를 이어 온라인 유통업계의 새로운 ‘먹을거리’로 주목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서브스크립션커머스 규모가 600억 원대로 성장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데 시장이 커질수록 다루는 상품도 다양화되고 있다.
최근엔 싱글가구가 늘면서 엄선한 먹거리를 한데 모아주고, 정기적으로 배송해주는 서비스가 인기다. 소비자의 편리함은 물론 친환경, 로컬푸드, 공정무역과 상생 등을 통해 ‘좋은 먹거리’를 나누려는 노력도 함께 담았다.
식품 쪽에서는 무게가 많이 나가는 과일 등을 정기적으로 받아보는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글로벌 청과회사 돌(dole)의 한국 지사인 돌코리아는 지난해 12월 배달을 뜻하는 ‘딜리버리’를 회사명에 합친 ‘돌리버리’ 서비스를 시작했다. 프리미엄 과일 전문 배송 서비스답게 파인애플과 용과, 망고 등 각종 고품질 수입과일만 상자에 담아 소비자 집으로 전해 준다.
소비자는 인터넷으로 원하는 과일을 직접 선택한 뒤 싱글박스(1~2인용)나 더블박스(2~3인용), 패밀리박스(4인 이상) 가운데 크기를 정해배달 받는다. 특히 과일을 제때 챙겨먹기 어려운 싱글족들이 소량의 수입과일을 정기적으로 배달 받는 빈도가 높다. 돌리버리는 돌의 여러 지사 가운데 오직 한국 돌코리아에서만 실시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인터넷·모바일 쇼핑에 유독 익숙한 한국 소비자들이 음식 정기 배달 서비스에도 높은 호응을 보이고 있어서다.
농산물도 주요 배달 대상이다. 제주 무릉리 지역 농부들이 직접 기른 작물을 꾸러미 형태로 보내주는 ‘무릉외갓집’은 매달 5~7가지 농산물로 한 박스를 구성한다. 암반수가 풍부한 토질을 바탕으로 제주만의 풍광 아래에서 재배한 신선 작물을 보내주기 때문에 소비자들 반응이 좋은 편이다.
집에서 해먹기 힘든 고급 레시피 요리를 직접 만들어 보거나 아예 배달해주는 서비스도 있다. 유명 셰프의 요리,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음식, 커피, 차, 샐러드, 다이어트 도시락, 이유식 등을 받아볼 수 있다.
커피 애호가 사이에서 입소문이 퍼진 ‘빈브라더스’의 경우 매달 3가지 맛의 원두를 소비자에게 제공한다. 소비자가 용량과 분쇄도를 결정하면 3명의 커피 전문가가 추천한 신선한 원두를 정해진 날짜에 배달하는 형태다.
대체로 판매 품목의 전문가들이 물품을 고르기 때문에 품질에 대한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는 평이다. 특히 어떻게 결정할지 몰라 한없이 망설이는 사람들에게 서브스크립션커머스가 고민을 한 번에 덜어준다. 판매자 입장에서도 정기고객을 확보하는 만큼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게 큰 이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