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적 치료가 불가능하다고 알려진 전이된 4기 암도 수술 후 항암치료를 병행하면 생존기간이 4개월 가량 늘어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백승혁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는 2006년 1월부터 2010년 12월까지 근치적 절제가 불가능한 전이성 대장암 환자 324명을 수술치료 병행군과 항암치료만 받은 군으로 나눈 뒤 생존율을 추적 비교한 결과를 10일 발표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저명한 국제학술지인 ‘외과종양학회지(JSO, Journal of Surgical Oncology ; IF 2.843)’ 최근호에 게재됐다.
‘근치적 절제가 불가능한 전이성 대장암 환자에서 원발암 절제의 임상 양상(Clinical Significance of Primary Tumor Resection in Colorectal Cancer Patients With Synchronous Unresectable Metastasis)‘ 제목의 이번 논문은 4기 대장암은 수술치료를 하지 않는다는 상식을 깨고 수술을 포함한 적극적인 치료가 도움된다는 것을 증명했다.
연구 대상자인 대장암 4기 환자 485명은 암세포가 혈액을 타고 간, 폐, 척추 등으로 원격전이된 상태였다. 이들 중 원발암인 대장의 악성종양을 수술로 절제한 뒤 항암치료를 받은 72명의 평균 생존 기간은 17.2개월로, 원발암 수술을 받지 않고 항암치료만 받은 252명의 13.6개월보다 길었으며 48개월 이상 생존한 환자도 있었다.
또 수술받지 않은 환자군은 원발암 관련 합병증 빈도가 34%에 달했지만 수술받은 환자군은 13%에 불과했다.
지난해 국제학술지 ‘수술연보(Annals of Sugery)’에 ‘3만7793명의 전이성 대장암 환자에서 원발암 절제의 역할(Prognostic Relevance of Palliative Primary Tumor Removal in 37,793 Metastatic Colorectal Cancer Patients)’이라는 제목의 논문이 발표됐듯이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 의학계는 전이성 대장암 환자의 원발암 절제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 연구에서 1998~2009년 미국 국립암연구소가 3만7793명의 전이성 대장암 환자 중 원발암 절제술을 받은 2만3004명과 받지 않은 1만4789명을 성향점수매칭 기법을 활용해 생존율을 비교 분석한 결과 원발암 절제술군이 높게 나타났다. 이는 백 교수팀의 연구결과와 같은 맥락이다.
백 교수는 “이번 연구는 후향적 연구로서 치료 원칙을 최종 확립하는 데에는 근원적 한계가 있고, 반대의 결과를 나타내는 연구결과가 보고되기도 했다”며 “이에 독일 등 유럽 선진국은 물론 국내에서도 원발암 절제에 대한 전향적 다기관 연구가 시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