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난소암이라도 위치에 따라 암을 유발하는 유전자 돌연변이가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송용상·이정윤·윤정기 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교수팀과 방두희 연세대 화학과 교수팀은 여성암 중 사망률과 재발률이 가장 높은 난소암의 전이 특징을 최신 유전자(DNA) 분석기법을 통해 규명했다고 10일 밝혔다.
연구팀은 난소암 3기 환자에서 원발 부위인 난소와 전이 부위인 대망 및 복막을 포함한 11곳에서 떼어낸 암조직과 정상조직을 유전체 검사법인 전체 엑솜 염기서열분석법(Whole Exome Sequencing, WES)을 이용해 비교 분석했다.
11곳의 암조직에서 공통으로 발현되는 유전자 돌연변이는 6%에 그쳤다. 즉 같은 암이라도 발병 부위에 따라 유전자 돌연변이의 형태가 달랐다.
또 난소암의 전이 부위는 원발 부위에 비해 유전자 돌연변이의 축적이 크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난소암 전이는 대부분 복막 안에서 파종 형태로 이뤄지기 때문에 폐암이나 뼈암 같은 혈행성 전이와 다른 형태로 진행될 수 있다.
송용상 교수는 “차세대 유전체검사법을 이용한 종양내 다양성 연구는 다른 암종에서 이미 시행돼왔다”며 “이번 연구는 상피성 난소암에서 여러 곳의 원발 및 전이 부위의 샘플을 사용해 종양내 다양성 및 전이 과정을 분석한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종양 위치 등 미세환경과의 상호작용 관련 연구가 추가적으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영국 의학전문지 ‘바이오메드센트럴암(BMC cancer)’ 최신호에 게재됐다.
암은 세포 속 유전자가 돌연변이를 일으켜 생기는 유전자질환이다. 표적치료제는 특정 암세포에만 발현되는 특정 표적인자(유전자 돌연변이)를 찾아내 선택적으로 차단함으로써 암치료 효과를 높이고 정상세포의 손상을 최소화한다.
하지만 난소암은 위치에 따라 다양한 유전자 돌연변이를 가져 같은 표적치료제라도 어떤 부위에서는 약효가 있는 반면 내성을 가진 부위에서는 약효가 없을 수 있다. 이는 최신 암치료 기법인 표적치료제가 실패하는 가장 중요한 원인이다.
난소암은 대부분 복막파종, 즉 복막에 암세포들이 씨앗처럼 뿌려진 상태로 발견되며 암세포 부피가 비교적 큰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