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양제거수술로 결손된 여성의 생식기관을 3차원(3D) 기법으로 재건하는 수술법이 개발됐다. 이종원·한현호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성형외과 교수팀은 2012년 4월부터 2013년 12월까지 외음부나 질에 종양이 생겨 회음부가 결손된 여성 환자 9명을 대상으로 3차원 구조에 맞춘 피판을 도안해 회음부를 재건하는 데 성공했다고 4일 밝혔다.
피판이란 몸의 한 조직을 다른 부위에 옮겨 조직재건에 사용하는 방법이다. 상피내암, 편평세포암, 유방외 파젯병 등을 치료하기 위해 종양을 제거하려면 회음부의 광범위한 결손은 필수였다.
이 교수팀이 개발한 신 수술법은 사용된 피판 모양이 갈매기가 날개를 펼친 형상과 비슷해 ‘갈매기날개 피판술’로 명명됐다. 먼저 초음파를 이용해 내음부천공지혈관(동맥에서 나와 피부로 올라오는 미세혈관)을 찾은 뒤 결손 부위 크기에 맞게 도안된 피판에 연결한다. 피판에 혈류를 공급하는 내음부천공지혈관을 보존해야 하므로 피판을 외음부와 질 모양에 맞춰 150~180도 회전하고 셋팅한 뒤 봉합한다.
이 수술을 받은 환자 9명은 현재까지 특별한 합병증이 없을 정도로 수술 결과가 좋다. 수술 후 당겨지는 부위가 없어 수술 당일 가벼운 보행이 가능했고, 2일째부터는 좌욕을 할 수 있어 별도의 소독치료가 필요하지 않았으며, 4~7일째 퇴원했다.
기존엔 종양제거 후 억지로 봉합하거나 허벅지나 엉덩이살을 이용해 피판을 제작했다. 하지만 이 방법은 정상적인 회음부 모양을 만들기 어렵고 심한 변형이 발생했다. 피판시킨 허벅지나 엉덩이에 넓은 수술 흉터가 생겨 회복기간이 길고 거동도 제한돼 만족도가 낮았다.
이 교수는 “새롭게 개발된 수술법은 피판 부위가 사타구니 주름 근처여서 육안상 잘 보이지 않고 속옷이나 수영복으로 완전히 가릴 수 있어 미용 효과가 우수하다”며 “여성 회음부의 3차원적 구조에 맞추어 도톰한 외음부 모양을 만들어주고 질 입구를 감싸면서 가장 자연스러운 여성의 성기 모양을 회복시킨다”고 설명했다. 이어 “새로 만든 외음부가 질 입구를 조요주는 원래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에 수술 후 성관계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새 수술법은 유럽 권위적 학술지 ‘국제창상저널(International Wound Journal)’ 지난 1월 인터넷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