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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시절 받은 치아교정, 성인돼 다시 삐뚤빼뚤 … ‘재교정’의 모든 것
  • 정희원 기자
  • 등록 2015-01-02 15:47:55
  • 수정 2015-01-06 19: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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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정된 치열 평생 유지되는 것 아니다 … 교정장치 제거시 원래 자리로 돌아가려는 회귀성 보여

학생 때 교정받은 치열 등이 다시 틀어지는 것의 90%는 유지관리 소홀, 다음은 성장의 영향으로 볼 수 있다. 미국 abc 드라마 ‘어글리베티’ 방송 캡처

12년 전 고교 시절 교정치료를 받은 박모 씨(30·여)는 시간이 흐를수록 앞니가 점점 튀어나온 듯한 느낌을 받고 있다. 2년을 투자해 고생스럽게 교정치료를 받았는데 ‘부질없는 일이었나’ 하는 생각까지 든다. 돈이 아깝지만 재교정받아야 할지 고민이다.
이처럼 유아기의 조기교정, 중·고교 사춘기 무렵의 교정치료를 통해 부정교합을 바로 잡았지만 성인이 된 후 치열이 다시 예전처럼 돌아가 재교정을 고려하는 사람이 늘어나는 추세다. 교정치료 후 치열이 비뚤어지는 원인 및 재교정치료 방법에 대해 김형순 포항 예치과 원장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중·고교 시절 교정 후 틀어지는 건 대부분 ‘유지관리 소홀’ 탓

치아교정 뒤 재교정 상담을 받는 사람은 대략 5%다. 치아교정 기간은 개인차가 있지만 보통 1~3년 정도 걸린다. 교정기를 부착해 2년 정도 불편하게 지내다가 이를 제거하면 날아갈 듯 마음이 시원해진다. 하지만 진정한 교정치료의 마무리는 ‘유지장치’를 제거할 때다. ‘교정이 끝났다’는 홀가분한 마음에 유지장치 관리에 소홀하면 치료 전 만큼은 아니더라도 치열뿐만 아니라 턱 모양도 틀어질 우려가 있다.

유지장치는 교정기를 제거한 직후 치아에 장착하는 것으로 크게 가철식·고정식 등 두 종류로 나뉘며, 최소 1년 이상 사용해야 한다. 고정식은 치아에 부착된 형태로 장치를 잃어버릴 위험이 없지만, 장치 주변에 치태·치석이 발생하기 쉬워 관리에 더욱 신경써야 한다. 가철식 유지장치는 자유롭게 꼈다 뺄 수 있는 게 장점이지만 자주 탈착하면 교정 효과가 반감될 수 있는 게 단점이다.

김 원장은 “치아이동은 교정장치를 제거한 뒤 6~12개월 사이에 가장 활발하므로 교정기를 제거한 뒤 고정식·가철성 유지장치를 활용해 치료 결과를 지속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중·고교 시절 교정치료를 마치고 성인이 돼 재교정을 받는 것은 대부분 유지장치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아서다. 김 원장은 “치아교정이 끝났다고 해서 교정된 치열이 평생 유지되는 것은 아니다”며 “치아교정장치를 제거하면 치아들은 다시 원래의 자리로 움직이려는 회귀성을 띤다”고 설명했다. 마치 체중감량에 성공한 뒤 관리소홀로 다시 살이 찌는 요요현상과 같은 이치다.

그는 학생 때 교정한 치열이 다시 돌아오는 현상의 90%는 유지관리 소홀이라고 설명했다. 다음으로 비중을 많이 차지하는 게 얼굴뼈나 턱뼈의 ‘잔여성장’이다. 이들 뼈는 고교 무렵까지도 조금씩 성장할 수 있는데 교정 직후 치아가 예쁘게 물렸어도 차후에 성장이 일어나면 잘 된 교정이 틀어질 수 있다. 또 치아가 제대로 자리잡지 못했는데도 섣불리 치료를 종료하거나, 치과의사가 치료계획을 면밀하게 세우지 못하면 치료결과가 불안정해질 수 있다.

어린 시절 받았던 조기교정, 변수는 ‘성장 과정’

주로 초등학교 4~5학년 이전에 교정받는 게 ‘조기교정’이다. 이 치료법의 목표는 크게 턱뼈 등 골격적인 부분을 개선, 다 자라서 양악수술을 받게 될 우려를 최소화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영구치가 제대로 올라올만한 공간이 부족하거나, 턱뼈가 주걱턱처럼 돌출되거나, 하악이 무턱 형태로 더디게 성장할 기미를 보일 때 정상적인 성장을 유도한다.

조기치료는 당장 치료 결과가 좋더라도 이후 변수가 많은 게 단점이다. 유아·청소년기에는 교정치료 종료 후에도 키나 악골의 성장이 지속될 확률이 높아 이를 감안해 교정해도 성인이 된 후에도 치료결과가 유지된다고 장담하긴 어렵다. 무사히 교정치료를 마쳤더라도 지속적인 관찰과 관리를 소홀히 하면 안면·골격의 성장발육으로 다시 부정교합, 돌출형얼굴, 주걱턱 등을 초래할 수 있다. 특히 주걱턱처럼 아래턱뼈가 비정상적으로 자라나는 유형이라면 재발 확률이 더 높아진다.

아이들의 ‘치료 협조’도 중요하다. 얼굴뼈를 교정할 경우 입속에 보철장치를 끼는 대신 턱이나 머리에 착용하는 헤드기어·리버스헤드기어 등을 쓰게 된다. 이 때 아이들이 귀찮아하거나 ‘친구들이 놀린다’는 이유로 착용을 거부하면 만족스러운 치료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김형순 원장은 “조기교정은 성공률을 100% 장담할 수 없는 게 단점”이라며 “다만 성인이 된 후 양악수술을 받아야 할 가능성을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거나, 부모님이 발치교정을 싫어하는 가치관을 가진 경우에 적합하다”고 말했다. 그는 치과의사의 경험을 바탕으로 환자와 가족들과 충분히 인터뷰해본 뒤 적합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게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치과의사와 환자 및 부모와의 궁합도 치료결과에 영향을 미친다. 무작정 교정치료를 시행하는 게 아니라 면밀한 진단으로 턱뼈 성장의 각도, 패턴 등을 파악한 뒤 치료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재교정, 어떻게 이뤄지나

치아재교정은 기존 교정치료와 방법면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고 치료기간에서 차이가 난다. 본래 상태보다 부정교합이 덜 심각한 경우가 대부분이라 단기간 치료하면 충분히 개선된다. 치아뿌리·잇몸뼈 상태가 양호할수록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앞니가 틀어진 경우는 앞니부분교정, 입이 나와 있는 경우에는 돌출입교정, 아래턱이 나와 있는 경우엔 주걱턱교정 치료를 시행하는 등 처음 교정했을 때처럼 상황에 맞는 치료법을 택한다.

치아가 심하게 틀어진 상태가 아니라면 전면적인 치아교정을 받을 필요는 없다. 부분교정이나 투명교정으로 해결할 수 있다. 부분교정은 교정이 필요한 부분의 치아에만 교정장치를 부착, 치아를 가지런하게 되돌리며 대개 3~6개월 내에 반듯한 치아로 돌아온다. 투명교정은 투명한 치아틀을 치아에 꼈다 뺐다하는 장치로 티가 나지 않아 심미성이 우수하고, 발음·이물감 등 불편함이 없다. 개인차가 있지만 6개월 안으로 마무리된다. 예치과에서는 치과에서 직접 교정틀을 제작하고 있다.

아예 치아 상태가 원상복귀됐다면 다시 교정하는 방법밖에 없다. 요즘엔 인비절라인, 자가결찰타입의 데이몬클리어·클리피씨 등 다양한 치료법이 나와 있다. 병원에서는 아무래도 고가의 ‘최신 치료’를 권유하는 곳이 많다.

김형순 원장은 “사실 교정치료에서 브라켓이 어마어마하게 중요한 것은 아니다”며 “자가결찰이든 레일이든 상관없이 목표를 어떻게 세워서 이동시키느냐가 치료결과를 가른다”고 강조했다. 이어 “자가결찰 타입의 브라켓은 치아에 가해지는 마찰력이 작고, 심미성이 강하며, 내원 빈도가 적고 교정치료 속도가 빠른 것은 사실이지만 기존 레일 치료(메탈 교정장치)를 시행한다고 해서 결과가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브라켓 종류가 치료결과를 좌우한다고 강조하는 데에는 마케팅적 요소를 배제할 수 없다. 김 원장은 “교정 결과는 장치의 종류에 따라 달라지기보다는 치과의사가 환자 상태를 파악해 체계적인 치료계획을 세우고 실행하는 과정에서 더 큰 영향을 받는다”며 “이를 실현시켜줄 수 있는 교정 방식을 선택하는 게 우선이며, 재교정 후에도 꾸준한 유지장치 착용과 정기적인 치과검진은 필수”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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