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피세포서 얻은 준만능줄기세포, ‘FGF4’ 들어간 배지에서 배양 … 네이처 자매지에 게재
도정태 건국대 동물생명공학과 교수(왼쪽)와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의 한스쉘러 분자생의학연구소장
도정태 건국대 동물생명공학과 교수팀은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의 한스쉘러 분자생의학연구소장(건국대 석학교수)팀과 공동으로 모든 체세포로 분화할 수 있지만 유일하게 생식세포로는 분화되지 않는 ‘준만능줄기세포’를 만드는 방법을 개발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농림부 차세대바이오그린21사업의 지원으로 이뤄졌으며, 네이처(Nature Publishing Group)에서 발행하는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rots, 인용지수 5.078) 최근호(12월17일자)에 발표됐다.
다양한 조직세포로 분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만능줄기세포는 완전만능줄기세포(naive pluripotent stem cells)와 준만능줄기세포(primed pluripotent stem cells)로 나뉜다.
대표적인 완전만능줄기세포로는 수정란이 여러 개의 세포로 분열한 상태로 착상 전 마지막 단계에 해당하는 ‘배반포’(blastocyst)가 꼽힌다. 준만능줄기세포는 배반포가 자궁에 착상된 뒤 분열한 ‘배반엽 상피세포’(epiblast cells)를 배양해 얻는다.
즉 착상 전 배반포에서 형성된 배아줄기세포를 완전만능줄기세포, 착상 후 배반엽 상피세포에서 형성된 배반엽 상피줄기세포를 준만능줄기세포로 부른다.
완전만능줄기세포는 배반포에 인위적으로 배아줄기세포를 주입하면 둘이 서로 섞여 각각의 유전 형질을 지닌 개체가 태어나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준만능줄기세포는 배반포와 섞이지 않아 앞에 ‘준’이라는 말을 붙인다. 두 세포는 배양할 때도 서로 다른 물질이 섞인 배지에서 키워야 모든 세포로 분화하는 만능성을 유지한다.
연구팀은 배반엽상피세포에서 얻은 준만능줄기세포를 ‘섬유아세포 성장인자(FGF4)’가 들어간 배지에서 키우는 방식을 통해 완전만능줄기세포처럼 만드는 데 성공했다.
이렇게 만든 줄기세포를 배반포에 주입한 결과 둘이 잘 섞이면서 완전만능줄기세포의 특징이 나타났다. 다만 이 줄기세포는 생식세포로는 분화하지 않고 체세포로만 분화하는 특성을 보였다.
또 이번 연구에서는 배반엽상피줄기세포가 완전만능성 상태로 변하지 않으면서 서로 다른 유전 형질을 가진 개체인 ‘키메라’의 형성률을 높은 상태로 유지하는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 교수는 “특이한 것은 배반엽 상피줄기세포가 생식세포로의 분화는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오직 체세포로만 분화하는 새로운 타입의 만능줄기세포를 처음으로 만들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용어설명
배반엽상피세포(낭배외피세포, epiblast cells): 정자와 난자가 수정되어 수정란을 형성하면, 이 수정란은 분할하여 2 세포기, 4 세포기, 상실배를 거쳐 배반포를 형성한다. 배반포는 내부세포덩어리와 영양막세포로 이루어져 있다. 배만포가 자궁에 착상하면 내부세포덩어리는 우리 몸을 이루는 조직 세포로 분화하고, 영양막세포는 태반을 형성하게된다. 따라서 우리 몸을 이루는 모든 세포는 배반포의 내부세포덩어리에서 유래된 세포이다. 내부세포덩어리는 착상후 배반엽상피세포로 분화한다. 따라서, 내부세포덩어리가 자궁에 착상 후 형성된 세포들이 배반엽상피세포이다. 이 배반엽상피세포를 체외에서 배양하여 얻어진 줄기세포가 배반엽상피줄기세포이다.
키메라: 두 가지 이상의 서로 다른 유전형질의 세포로 이루어진 개체를 의미한다. 예컨대 배반포에 완전만능줄기세포인 배아줄기세포를 주입하면 배아줄기세포는 내부세포괴와 혼합되는데, 이렇게 만들어진 배반포를 착상시키면 배반포 유래의 세포와 배아줄기세포 유래의 세포의 서로 다른 유전 형질을 가지고 있는 개체가 태어나는데, 이를 키메라라고 한다.